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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환도열차> ,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당신에게 묻는다

화제의 연극 <환도열차>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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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억지로 주입시키거나 강요하지 않고, 관객이 자연스럽게 깨닫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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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사랑 받는 단골소재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나, 먼 미래에 가보는 일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만약 불가능한 그 일이 가능하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타임슬립을 할 수만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 후회되는 일을 다시 한 번 저지르지 않을 수도 있고, 미래로 넘어가 경험해 본적 없는 새로운 일을 겪어볼 수도 있다. 어떤 타임슬립을 선택하던 간에 두 가지 모두 짜릿하고 흥미로운 일이라는 건 틀림없다. 이렇듯 타임슬립은 단순한 상상일 뿐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설렘과 흥분을 안겨다 준다. 이 매력적인 요소 때문에 타임슬립은 소설,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특히 연극과 결합하면 극적인 연출이 가능하고, 메시지를 극대화 시키고, 관객의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기에 종종 타입슬립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연극 <환도열차>역시 타임슬립을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거기에 한국적인 색채를 덧입히면서 차별성을 획득하고, 자칫 지루하고 식상할 수 있는 위험성을 벗어난다. <환도열차>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부산에서 서울로 출발한 열차가 50여년이 지난 2014년 타임슬립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미스테리 한 사건 속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은 남편을 찾기 위해 열차에 올라탄 20대 초반의 이지순. 우여곡절 끝에 90대가 된 남편과 만나고, 변해버린 서울을 마주하면서 그녀는 큰 혼돈과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의 비극적인 과거와 절망적인 현재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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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과 협정을 맺고 비밀리에 조사단을 꾸려 그녀를 철저히 조사하기 시작한다. 미국 나사에서 파견 된 책임자는 한국계 미국인 제이슨 양. 제이슨은 한국사람이지만 한국 정부와 한국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인물이다. 때문에 그는 한국과 관련된 그 모든 것에 냉소적이고 비판적이다. 이지순을 연기자라고 여길만큼 그녀를 의심하고, 비웃고, 무시한다. 하지만 좀처럼 의심을 거두지 않고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풀지 않았던 그도 사건을 조사하고 진실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모순으로 가득한 비상식적인 현실을 마주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뀐다. 부당함을 겪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무기력한 과거에서 벗어나 이 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관객들은 연극이 전개 되는 동안 제이슨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게 되고 그를 통해 보다 진중하게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환도열차>에서 제이슨 양의 존재감은 주인공 이지순만큼이나 강력하다. 그의 존재 자체가 바로 이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환도열차>는 2시간여의 짧은 러닝타임 안에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연극은 단순히 50여년만에 부부가 만나게 되는 감동 스토리가 아니라, 50여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역사적인 스토리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환도열차>의 가장 큰 특징은 그러한 사회적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억지로 주입시키거나 강요하지 않고, 관객이 자연스럽게 깨닫게 만든다는 점이다. 부담스럽거나 지나치게 사회적 인식을 드러내지 않고, 연극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을 통해 담담하고 진솔하게 표현한다.

 

<환도열차>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탄탄하게 구성된 훌륭한 작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작품 안에 담고 싶은 연출가의 과욕 때문에 1부의 연출은 다소 산만하고 불친절하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 어색하고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전개된다. 다행히도 2부에서 그 점을 보완해 작품 전체의 중심이 잡히지만, 1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순간이 제법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제이슨 양을 연기한 이주원의 연기는 간혹 몰입을 방해했다. 제이슨 양의 캐릭터가 가진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것 같아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지금 당신은 이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극 <환도열차>는 4월 17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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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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