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불후의 칼럼 > 이동진의 빨간책방 > 소리 나는 책 & 에디터 통신
나를 고요케 하는 중국 최고 명시 읽기
『시의 격려』
한밤중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가 멍하니 앉아 있었던 적은 없었던가요? 삶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게 느껴지며 매일이 무의미한 일상의 반복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나요? 지나온 생을 돌아보며 만감이 교차한 적은 없었나요? 옛 시인들은 이러한 삶의 고통과 고뇌를 어떻게 시를 통해 극복해냈을까요?
한밤중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가 멍하니 앉아 있었던 적은 없었던가요? 삶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게 느껴지며 매일이 무의미한 일상의 반복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나요? 지나온 생을 돌아보며 만감이 교차한 적은 없었나요? 옛 시인들은 이러한 삶의 고통과 고뇌를 어떻게 시를 통해 극복해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소개할 책 『시의 격려』를 편집한 윤서진입니다. 『시의 격려』는 이백, 도연명, 두보, 굴원, 신기질, 소식…
중국을 빛낸 이 여섯 명의 시인들의 뜨거운 생애와 함께 수천 년이 지나도 감동을 주는 불멸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오늘은 여섯 명의 시인들 중에서도 호탕한 기백으로 삶을 격려했던 시인, 이백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이백의 인생길은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순조롭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불우와 좌절이 끝까지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그는 낙심하지 않았고 자책하지도 않았습니다.
「행로난」이란 작품에는 그가 품었던 진짜 생각을 온전히 엿볼 수 있는데요. 거기에 나온 시를 짧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 항아리 맑은 술 /한 말 가득하고 金樽淸酒斗十千
옥 소반 진수성찬 /값지기도 하건마는, 玉盤珍羞直萬錢
잔과 젓가락 /내려놓은 채 /먹지를 못하고 停杯投筋不能食
칼 빼 들고 /사방 둘러보니 /망연키만 하구나. 拔劍四顧心茫然
황하를 건너려 하나 얼음이 앞길 막고 欲渡黃河?塞川
태항산에 오르려니 /온 산엔 눈만 가득, 하늘은 어둡네. 將登太行雪暗天
한가하게 푸른 물에 /낚시 드리우고 閒來垂釣碧溪上
홀연히 다시 배에 올라 /해 뜨는 곳, 장안 가는 꿈 꾸네. 忽復乘舟夢日邊
가는 길 어렵구나. 行路難
가는 길 어렵구나. 行路難
갈림길도 많거니와 多岐路
지금 어드메인가. 今安在
긴 바람에 파도 일면 長風破浪會有時
즉시 돛 올려/ 푸른 바다 건너가리. 直?雲帆濟滄海
이 시에 표현된 것처럼 맛 좋은 술과 진수성찬 앞에서도 그가 도무지 맛을 보지 못하는 것은 인생의 갈림길이 많지만 하나같이 평탄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황하는 얼음이 얼었고 태항산도 눈에 덮여 뱃길과 육지의 길이 모두 막혔으니, 시인은 “가는 길 어렵구나!”라고 소리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홀연 마음을 바꿉니다. 자신의 인생에도 반드시 바람 타고 물결을 깨트릴 만한 결전의 하루가 분명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여기서 이백의 시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을 세우고 무언가를 이루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수많은 역경이 걸림돌처럼 우리를 넘어뜨려도 반드시 자신의 신념은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뜻과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되며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백의 시는 우리를 전진케 하는 영원한 격려시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백을 비롯한 시인들의 ‘시와 삶’에 대한 이야기는 신념과 감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박하고 단순한 일상의 아름다움, 미래를 위한 가치 추구, 삶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책에 담긴 수많은 명시들을 통해, 살아갈 날들에 대한 위대한 격려와 인생의 지침을 얻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행상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웨이터가 쫓아버리면 또 다른 사람들이 왔다. 우리는 결국 그들이 바라던 대로 그들의 간청에 굴복했다. 윌리는 30센트라는 헐값에 색깔 있는 손수건을 열두 장 샀고, 첫 번째 손수건을 사용한 후 코가 녹색으로 변했다. 우드로우는 행상인이 손에 감추고 잘 보여주지 않던 손목시계를 4달러에 샀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속이 흙으로 채워진 견본품이었다. 우드로우에게 남은 것이라곤 시계의 앞면과 뒷면뿐이었다. 마누는 옷가지를 넣은 여행가방 네 개를 들고 다니는 남자에게서 수영복으로 하나 샀다. 통에 적힌 사이즈를 보고 36사이지를 샀지만 열어보니 안에는 24 사이즈가 들어 있었다. 스트비는 높은 가격에 체스터필드 담배를 한 갑 샀지만, 미국 담배가 보통 해외에서 팔리는 가격에 비하면 싼 가격이었다. 그는 한 개비에 불을 붙여 피우다가 숨이 막혀 캑캑거렸는데, 행상인은 사라진 후였다. 다른 행상인이 해명하기를 이건 '이집트산 체스터필드'라고 했다.
이 모든 일이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일어났다. 행상인들은 물건이 든 가방과 상자를 가지고 우리 테이블 주위에 모여 얼굴 앞에다 실크 팬티를 흔들고 황동 팔찌를 달랑거리다가 수프에 빠뜨리기도 했다.
- 『50년간의 세계일주』 (앨버트 포델/처음북스) 中에서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관련태그: 이동진, 빨간책방, 시의 격려, 모리펑, 두보, 이백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15,120원(10% + 5%)
13,500원(1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