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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크리스 브라운, 더욱 최악이에요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 < Royalty >
이제는 그의 앨범의 특징 중 하나가 되어버린 다양성은 무질서함으로 변질된다. 난잡하게 퍼져버린 곡들에선 앨범으로써 최소한의 응집력조차 찾을 수 없다.
곡보다 주먹을 더 많이 쓸 것 같았던 크리스 브라운의 최근 작업량은 엄청나다. 2014년 말 공개한 여섯 번째 정규 앨범 <X>를 시작으로 작년엔 래퍼 타이가(Tyga)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앨범 <Fan Of A Fan : The Album>과 30곡이 넘는 믹스테이프 <Before The Party>까지, 작년 한 해 동안 두 개의 투어공연을 감안한다면 놀라울 정도로 활발한 행보를 보여 온 그는 일곱 번째 정규 앨범 <Royalty>을 끝으로 알찬 2015년을 마무리한다. 재밌는 점은 앨범 이름인 'Royalty'가 그의 딸 로열티 브라운(Royalty Brown)에서 따왔다는 점, 그리고 그 딸이 연인 관계가 아닌 그저 오래된 친구였던 모델 니아 에이미(Nia Amey) 사이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명불허전 사고뭉치답다.
항상 트렌드의 흐름에 맞추어 온 크리스 브라운의 <Royalty>는 힙합과 EDM 등 다양한 장르들에 알앤비를 접목하며 크리스 브라운식 트랙들을 만들어 온 전작들과 다르지 않다. 정확히는 바로 전작 <X>의 연장선상에 있다. EDM 루프를 섞은 「Fine by me」와 펑키한 리듬기타를 얹은 「Zero」, 디스코 트랙 「No Filter」 등 댄스 팝은 물론이고, 힙합의 최근 동향인 트랩 사운드를 강조한 「Wrist」와 소프트한 알앤비 넘버 「Make Love」 등 총 18트랙 안에 여러 장르가 복합적으로 혼합되어 등장한다.
이제는 그의 앨범의 특징 중 하나가 되어버린 다양성은 무질서함으로 변질된다. 난잡하게 퍼져버린 곡들에선 앨범으로서의 최소한의 응집력조차 찾을 수 없다. 더욱 최악인 건, 싱글으로써의 매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Zero」나 「Little more」을 제외한 트랙의 불투명하고 재미없는 훅 때문이다. 히트곡인 「Run it!」, 「With you」를 비롯하여 최근의 「Ayo」와 비교해봤을 때, <Royalty>의 트랙들은 확실히 훅의 강도가 떨어진다. 게다가 아무 감흥이 없는 과도한 애드리브와 백 보컬의 난무한 사용은 더욱 곡을 불투명하게 한다.
분간하기 힘든 18개의 트랙을 연속적으로 듣고 나면, 기억에 남는 트랙이 전무하다. 심지어 피로하기까지 하다. 비교 불가능한 좋은 목소리를 가졌음에도, 엄청난 작업량을 보유하였음에도 근래 발표한 그의 앨범 중 가장 완성도가 떨어진다. 싱글 단위로 봐도 상업 가수로서의 소구력 또한 잃어버린 듯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6/01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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