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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즐기기에는 괜찮은 음반

콜드플레이(Coldplay) < A Head Full Of Drea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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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뉘였던 음울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콜드플레이는 다시 원색의 숲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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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뉘였던 음울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콜드플레이는 다시 원색의 숲으로 들어간다. 음반의 컬러는 무겁고 싸늘했던 전작 < Ghost Stories >보다는 그보다 더 앞선 < Mylo Xyloto >나 <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 >에 연계성을 두고 있다. 폭 넓은 스펙트럼의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풍성한 코러스, 디 에지를 닮은 조니 버클랜드의 딜레이 기타, 널찍하게 공간감을 가져가는 아레나 록 스타일의 사운드 등, 콜드플레이만의 미적 범주를 형성한 예의 특성들이 간만에 전면에 등장했다. 음반에 앞서 발매됐던 싱글 「Adventure of a lifetiem」과 「Everglow」보다는 앨범의 공개와 함께 모습을 비춘 「A head full of dreams」, 「Birds」, 「Army of one」 등에서 위의 경향이 잘 드러난다. 이 중에서도 특히 「Birds」는 < Viva La Vida >에서의 「Lovers in Japan」을 묘하게 연상시키며 「Army of one」는 금방이라도 「Paradise」의 후반부를 이어받을 것만 같다.

 

작품 전반의 분위기는 그 무렵의 작품들과 꽤나 비슷하나, 애석하게도 그 결과물의 질적 수준은 예전만 못하다. 이에 대한 이유는 트랙 리스트 곳곳에서 쉽게 드러난다. < Viva La Vida >< Mylo Xyloto >에서 연달아 보여주었던 독특한 사운드 스타일링과 자신들의 틀을 깨는 이색적인 송라이팅이 음반의 핵심에서 현저히 멀어지고, < Ghost Stories >에서 특히 진하게 드러났던 (동시에, 이 음반의 한계로도 작용했던) 전형적인 팝 구조가 앨범의 기저에 확고히 자리 잡은 탓이다. 음반 전반에 입힌 컬러풀한 외피를 걷어내고 결과물을 감상해보자. 「A Head full of dreams」와 「Adventure of a lifetime」에는 업템포의 댄스 록이, 「Hymn for the weekend」에는 알앤비가 최근 유행하는 모양새로 자리해 있으며 「Everglow」와 「Amazing day」 등의 여러 트랙에는 밴드의 장기인 평범한 팝이 얌전하게 누워있다. 이따금씩 보이는 약간의 신스 팝과 일렉트로니카적 요소들 또한 마찬가지. 내실은 지극히 평범하고 또 그리 신선하지도 않다.

 

한 때는 트렌드의 선두에 있었던, 심지어 앞으로의 팝을 예견한다는 기대까지 모았던 이들은 지금 타인들이 만들어낸 시류에 안전하게 합류한다. 물론 모든 창작자가 매번 특이한 창작을 해야 하거나 늘 변화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짝이는 작품을 쏟아냈던 이들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 A Head Full Of Dreams >는 다소 큰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적어도 멜로디의 단계에서 콜드플레이는 여전히 높은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에 있다. 팝 선율이 부드럽게 러닝 타임을 이끄는 「Amazing day」와 「Everglow」, 멀끔한 리프들이 빛을 발하는 「Adventure of a lifetime」 등이 이 좋은 예에 해당하며 그 외의 여러 곡들 역시 듣기에 좋다. 분명 < A Head Full Of Dreams >는 즐기기에는 괜찮은 음반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음반에서는 찾기 힘들다.

 

 

 

2015/12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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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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