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다이나믹 듀오,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기 힘들어졌다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 Grand Carnival >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씬의 정상에 오른 그룹다운 실력을 보여주면서도, 틀에 갇혀버린 듯

L.jpg

 

대중은 언제나 다이나믹 듀오의 타이틀곡을 고대해왔다. 아직도 '다듀'하면 떠오르는 「Ring my bell」, 「고백」, 「출첵」과 같은 걸출한 히트곡들을 시작으로 제대 후, 약간은 미지근한 반응을 얻은 「불타는 금요일」과 「BAAAM」까지. 다이다믹 듀오의 행보는 타이틀곡과 함께 기록할 수 있다. 큰 명성과 15년 동안 한 번도 꺼지지 않은 긴 생명력을 가져다주는 등, 여러 방면으로 '효자 노릇'한 곡들은 다음 타이틀곡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를 높이는 동시에 '믿고 듣는 다듀'의 곡을 써야만 하는 부담과 압박으로 돌아왔다.

 

15년 전 모습으로의 회귀를 꿈꾸면서도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안이한 트랙을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한 < Grand Carnival  >은 이러한 부담감에 대한 그들의 대답이지만, 명확한 해답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딥플라이, 피제이, 스웨이 디 등 외부 프로듀서를 기용하며 전작들과의 구별점을 두었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트랙들이 다수이다. 한 두 개의 러프한 곡과, 얄팍한 술수가 보이는 타이틀곡, 이런데 빠질 수 없는 사랑 노래들로 뻔한 구성을 이룬다.

 

전작들에 비해 완성도나 듣는 재미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실망스러운 타이틀 곡 「꿀잼」보다 소구력 있는 감각적인 멜로디의 「요즘 어때?」나 독특한 바이브의 루키 나플라와 함께한 「J.O.T.S」, 각자의 입장을 솔직하게 적은 「타이틀곡」과 같이 그들의 건재함이 보이는 흥미로운 트랙들에 비해 애매한 위치의 「있어줘」나 한없이 늘어지는 「먹고하고자고」는 의미 없이 소모된다. 트랙 간 래핑이 주는 감흥 차이도 크다. 씬의 정상에 오른 그룹다운 실력을 보여주면서도, 틀에 갇혀버린 듯 일정해진 개코의 랩 스타일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고, 최자의 래핑은 여전히 부자연스럽다.

 

어느 순간부터 이들의 앨범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 힘들어졌다. 반복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음에도 나온 앨범이기에 더욱 실망스럽다. 단순한 힙합듀오가 아닌 대중 가수로서의 위치와 책임을 고려하는 것도 분명 필요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스꽝스러운 꿀벌 탈이 아닌 < Grand Carnival >이 과도기였음을 증명하는 재귀, 즉 좋은 앨범이다.

 

2015/12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관련 기사]


- 키스 리처드, 로큰롤의 전설을 만들어 낸 주역

- 카일리 미노그, 친숙하면서도 유니크한 캐럴 앨범
- 거부할 수 없는 네오 소울 사운드, 리앤 라 하바스 
- 개리 클락 주니어, 블루스를 해석해내는 소니 보이의 재능

- 하룻밤 새 팝스타가 된, 칼리 래 젭슨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다이나믹 듀오 (Dynamic Duo) 8집 - Grand Carnival [재발매]

13,400원(19% + 1%)

다이나믹듀오 8집 [GRAND CARNIVAL] 다이나믹듀오의 8집 'GRAND CARNIVAL'은 ‘모두'의 이야기다. 15년째 달려온 그들의 개인사를 다루면서도 모두의 감정을 관통하는 ‘공감’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심오한 인생의 교훈이나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김훈이 담아낸 시대의 눈물과 웃음

우리 시대 문장가 김훈의 신작 산문집. 생로병사의 무게를 실감하며 지나온 그의 치열했던 '허송세월'을 담은 책은 간결하고도 유려한 글맛으로 이 시대의 기쁨과 슬픔을 마주한다. '본래 스스로 그러한 세상'을 파고들어 삶의 비애와 아름다움을 포착한, 김훈 산문의 미학을 만나볼 시간이다.

사라질 직업에 관한 세밀화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신간. 기술 발달로 없어질 확률이 높은 직업과 작업장의 모습을 세밀하게 담았다. 그 대상은 직업 소개소, 콜센터, 택배 상하차, 뷔페식당, 빌딩 청소다. 힘들고 괴로운 노동 현장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건, 한승태 저자의 필력 덕분이다.

우리는 서로를 계속 안아줄 수 있을까?

한국 청소년 문학의 가장 뜨거운 이슈, 이꽃님 작가 신작. 『죽이고 싶은 아이 2』가 이꽃님 월드의 완벽한 결말을 알린다. 서은의 죽음에서 시작된 두 여고생의 진실과 믿음, 그 절망 끝에서 피어난 희망을 그렸다. 아무리 무너져 내린 삶이라도 다시 일으켜 세워야만 하는 것이 삶이므로.

나만의 ETF 투자 전략

국내 최고의 ETF 전문가인 김수정 저자가 ETF 투자를 위한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ETF의 종류부터 투자자가 알아야 할 내용과 투자 전략까지 상세히 다룬다. 안전하고 성공적인 투자는 물론, 나에게 맞는 ETF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최적화된 투자서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