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프다
성대종양이란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목이 아프면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게 되었다.
갈라지고 쉰 소리가 나온다.
강의하는 사람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으니
나쁜 생각과 공포감이 밀려온다.
어떻게 하지…….
학생들이 내 목소리가 이상하단다.
어쩔 수 없이 강의할 때 마이크를 사용했다.
주변 사람들이 감기에 걸렸느냐고
목소리가 왜 그러냐고
한마디씩 한다.
나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았나.
이제 더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치료를 받아야겠다.
병원을 다녀왔다.
최대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치료법이란다.
강의하는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니 참 난감하다.
강의할 때 외에 말을 줄여야겠다.
방학이 시작되었다.
학기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다행이다.
이제 말을 최대한 삼가며 살아야겠다.
목을 살리는 게 급선무다.
거의 한 달 정도 사적인 말은 하지 않고 지냈다.
걱정과는 달리 지낼 만하다.
목이 아파 말하기가 어려워지자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내가 아플까
많고 많은 부위 중에 왜 하필 목일까 하는
원망이 든다.
방학하고 말을 안 하고 지낸 지
벌써 30일쯤 되는 것 같다.
말을 줄이니 불편함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
목도 많이 좋아진 느낌이다.
말을 하지 않는 생활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말을 줄이며 얻는 성찰과 기쁨이 생각보다 크다.
아예 말문을 닫으면 어떨까.
그동안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산 건 아닐까?
진짜 말을 하기 위해서라도
말을 그만해야겠다.
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편석환 저 | 시루
스스로 말문을 닫은 사람이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을 가르치며 ‘말’로 먹고사는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편석환이 그 주인공이다. 산속에서 스님들이나 할 법한 ‘묵언’ 수행을 일상에서 43일을 하면서 생긴 하루하루의 에피소드와 말문을 닫음으로써 깨달은 ‘말’의 본질을 기록하여 《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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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말문을 닫았다 우연히 시작된 ‘묵언’이 변화시킨 43일간의 일상의 기록 말이 넘쳐나는 시대다. 사람들은 말을 유려하게 하지 못하면 남보다 뒤처지고, 사회 적응도 뒤떨어진다고 여긴다. ‘말’이 경쟁력이자 꼭 갖춰야 할 삶의 기술이 된 셈이다. 그래서 너 나 할 것 없이 말을 잘하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