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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서 상처인 줄 몰랐던 말들을 바꾸는 시간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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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혹시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오랜만에 아침에 가족이 모두 모여 밥을 먹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갈수록 잔소리와 대꾸로 흘러가는 대화. 결국 “아침부터 꼭 이래야 해?” 하고 집을 나옵니다. 그러나 찜찜한 기분으로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바로 다음과 같이 후회하게 되죠.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런 상황, 공감 가는 분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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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혹시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오랜만에 아침에 가족이 모두 모여 밥을 먹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갈수록 잔소리와 대꾸로 흘러가는 대화. 결국 “아침부터 꼭 이래야 해?” 하고 집을 나옵니다. 그러나 찜찜한 기분으로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바로 다음과 같이 후회하게 되죠.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런 상황, 공감 가는 분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회에 소개해드릴 책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를 만든 편집자 박지수라고 합니다. 사실 가족 간의 갈등은 일상 혹은 습관이 되어버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해해주겠지’ 아니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어물쩍 넘길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작은 상처들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나의 삶 전체를 흔드는 문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는 가족끼리 상처를 주고받는 일상을 더 이상 반복하기 싫은 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가족 문제 관련해서 대부분의 심리서들은 어린 시절 트라우마부터 치유해야 한다거나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얘기해서 내 일상에 바로 접목시키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작은 행동으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말’부터 바꾸는 것입니다. 사실 가족 간의 대화를 들여다보면, 익숙한 패턴이란 게 존재합니다. “제가 알아서 해요” “사랑하니까 하는 말이야” “매번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죠” “무슨 소리니? 입도 벙끗 못 하겠다” 등등. 마치 드라마 속 다음 대사가 뻔히 그려지는 경우처럼 말이죠. 이런 말들을 우선 바꾸다 보면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 조금씩 편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입 밖으로 나온 말의 의미, 곧 ‘메시지’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상대방과의 관계에 대해 말한다고 생각되는 것, 즉 말투, 어휘 등 ‘메타메시지’에도 반응을 합니다. 말하자면 겉뜻과 속뜻이 다를 수 있는데, 이를 구별할 줄 알고 잘 활용하기만 해도 가족의 대화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관계 개선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프레임 재설정’이거든요. 말하는 방식을 바꿔서 대화의 취지를 변경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해석하는 방식을 바꾸면 프레임을 재설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끼리 주고받는 모든 말들은 두 가지 이율배반적 의미, 즉 '친밀함'의 의미와 '통제'의 의미를 지니는데, 모든 갈등은 이 두 가지 의미가 충돌함으로써 빚어집니다. 만약 어떤 말이 나를 통제하려는 시도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이 한편으로 결속을 위한 말은 아닌지 헤아려 보세요. 그리고 내가 어디까지나 결속을 위한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도 그것이 또 한편으로 통제하려는 것으로 비치진 않을지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제가 가족에게 했던 실수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말투나 표정에선 싫은 티가 나면서도 “내가 싫다고 말한 건 아니잖아”라고 했던 것, 가족의 잘못을 목격할 때마다 지적해줄 필요성과 권리가 당연히 있다고 착각했던 것 등 알게 모르게 많더라구요. 


 이 책의 저자 데보라 태넌이 가장 권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족끼리 말하기 습관을 화두로 삼아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말에 대한 말하기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가끔씩이라도 가져보는 것이죠. 여러분도 그토록 원했던 가족 관계를 다시 되찾게 해주는 것은 모두 ‘소소한 말 한 마디’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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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당

텔레비전에 이제 대성당이 하나 나왔다. 그러더니 오랫동안 천천히 또다른 성당을 보여주었다. 마침내 화면은 버팀돌이와 구름에 닿을 듯 치솟은 첨탑이 있는 파리의 그 유명한 대성당으로 바뀌었다.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서 도시에 스카이라인 위로 우뚝 솟은 대성당의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해설하던 영국인이 말을 멈춘 동안 카메라가 대성당들을 굽어보며 그 주위를 비추기도 했다. 또 카메라는 밭에서 소를 모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전원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기도 했다. 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말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뭔가 말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대성당 외부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무기돌. 괴물처럼 만들어서 깎아놓은 조각상들 말이죠. 아마 지금은 이탈리아에 있는 모양이네요. 이탈리아. 맞네요. 이 교회의 벽에는 그림이 있어요."


"프레스코화 말이군. 그렇지?"


그렇게 묻고는 그는 술을 조금 들이켰다. 나는 내 잔을 집었다. 하지만 잔은 비어 있었다. 나는 프레스코화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해 보려고 애썼다.


"저한테 물었던 저게 프레스코화 인가요?"


내가 말했다.


"좋은 질문이군요.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카메라는 리스본 근교에 있는 대성당으로 옮겨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대성당과 비교해서 포르투갈의 대성당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차이는 있었다. 주로 내부 장식들이. 그때 문득 생각이 나서 말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어요. 대성당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 감이 있습니까? 그러니까 어떻게 생긴건지 아시냐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누가 대성당이라고 말하면 그 사람들이 무엇에 대해 말하는지 개념이 잡히냐는 거죠. 말하자면 대성당이 침례교의 건물과 어떻게 다른지 아시느냐는 거죠."


그는 입 밖으로 연기를 조금씩 내뿜었다.


"수백명의 일꾼들이 50년이나 100년 동안 일해야 대성당 하나를 짓는다는 것은 알겠어."


그가 말했다.


"물론 저 남자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은거야. 한 집안이 대대로 대성당 하나에 매달린다는 것도 알겠어. 이것도 방금 저 사람에게 들은거고. 대성당을 짓는데 한평생을 바친 사람들이 그 작업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는군. 그런 식이라면 이보게. 우리도 별반 그들과 다르지 않은게 아닐까."

 

-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문학동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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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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