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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이 다른 사운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화려함이 더 극대화되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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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국내 영화들 사이에서 선전하고 있는 외화가 한 편 있습니다. <아이언맨 >과 < 어벤져스 >의 마블에서 내놓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인데요, 미래적인 배경과 반대되는 음악이 담겨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놀랍게 어울립니다. 스타로드의 믹스 테이프, < Awesome Mix Vol. 1 >이 여기 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오브갤럭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사운드트랙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앨범은 총 41곡이 수록돼 있다. < Guardians Of The Galaxy: Awesome Mix Vol. 1 >은 1960, 70년대의 팝 명곡들을 담아 음악팬들에게 친숙함을 불러일으킨다. < Guardians Of The Galaxy Original Score >는 영화 < 새벽의 저주 >(2004), < 300 >(2007) 등의 사운드트랙을 제작한 작곡가 타일러 베이츠(Tyler Bates)가 쓴 곡들이 영화의 감흥을 소리로 재창출한다. 이처럼 사운드트랙은 연주곡과 익숙한 대중음악이 함께 마련돼 즐거움과 여운을 배가할 것이다. 특히 타일러 베이츠는 영화 < 슬리더 >(2006)에서 제임스 건(James Gunn) 감독과 교류를 맺었던 터라 그의 특징적인 표현이나 영상을 이해하는 곡으로 시각적, 청각적 재미를 다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과 선곡부터 충분히 알차다.

 


히트곡들을 갈무리한 < Awesome Mix Vol. 1 >은 컴필레이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영화에서 피터 퀼이 듣는 믹스테이프로 나오는 이것은 그의 어머니가 죽기 전 그에게 준 선물이다. 때문에 테이프는 어머니와 그가 떠나온 지구를 잇는 유일한 추억의 매개로 기능한다. 코러스 '우가차카 우가우가'로 유명한 블루 스위드(Blue Swede)의 「Hooked on a feeling」을 시작으로 파워 팝의 대표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라즈베리스(Raspberries)의 「Go all the way」, 디스토션 이펙트를 가한 거친 기타와 탬버린의 이채로운 조화, 사이키델릭과 가스펠의 혼합이 많은 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노먼 그린바움(Norman Greenbaum)의 「Spirit in the sky」 등이 19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으로 청취자를 이끈다. 외계에서 온 메시아가 지구를 구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Moonage daydream」은 영화의 스토리와 일맥상통해 복선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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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들은 피터 퀼만 향유하는 과거와의 연결고리만은 아닐 것이다. 애잔하면서도 부드러운 멜로디가 일품인 블루스 기타리스트 엘빈 비숍(Elvin Bishop)의 「Fooled around and fell in love」, 슬픈 사랑 노래의 명곡으로 국내 팝 컴필레이션에 감초처럼 실리는 10cc의 「I'm not in love」, 소울, 팝의 영원한 걸작이라 할 잭슨 파이브(The Jackson 5)의 「I want you back」 등 4, 50대 음악팬들이 젊은 시절에 즐겨 들었을 노래들이 대거 마련돼 옛 기억을 기분 좋게 공유하는 자리도 될 듯하다. 영화 곳곳에서 이 노래들이 나옴으로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특별한 정취를 자아낸다.

가디언즈오브갤럭시

 

스코어 파트는 치밀한 편곡과 잘 짜인 진행을 통해 영화의 판타지 성향, 현란한 액션 등을 부연한다. 「The final battle begins」는 음을 짧게 끊는 스피카토 주법으로 긴장감을 주면서 뒤로 갈수록 소리의 힘과 볼륨을 높여 공격적인 태세를 연출하며, 「Ronan's theme」은 신경질적으로 들리는 연주, 여백과 쉼을 취하는 구성으로 음험한 기운을 내뿜는다.

 

「Sanctuary」는 관악기가 주축이 돼 이루는 사운드의 급작스러운 팽창이 무게감을 형성하고, 「We all got dead people」은 내내 숨죽이다시피 흐르다가 단 몇 초 응집된 폭발로 서스펜스를 전달한다. 곡들은 주인공들의 감정을 부각하는 시퀀스, 액션이 주가 되는 장면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끔 미리 제작됐다. 이는 일전에 제임스 건과 타일러 베이츠가 함께 작업하면서 사운드트랙의 중요성을 통감했기 때문. 이번에는 실제로 촬영장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슛을 준비했고 덕분에 연기자들은 장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슈퍼히어로들의 영화는 늘 과거보다 업그레이드돼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무기의 성능, 기본적인 전투력은 물론 세트의 확장, 컴퓨터그래픽의 방대한 활용 등으로 더 근사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는 주인공들이 우주에서 활약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비해 이미 업그레이드됐다. 사람이 아닌 생명체들이 많이 출현하고 여기저기서 초능력을 동반한 싸움을 행하니 화려함이 더 극대화되는 것이 당연하다. 태생부터 통이 크다. 사운드트랙도 그 크기에 보조한다. 그저 양만 키운 게 아니다. 유명한 고전 팝으로 친밀감을 띠며, 다수의 공상과학, 액션물 영화음악으로 내공과 감각을 기른 타일러 베이츠의 장엄한 연주곡으로 오묘함과 활기를 터트린다. 음악도 올 여름 블록버스터가 될 채비를 마쳤다. 스케일이 다른 영화에, 스케일이 다른 사운드트랙이다.

 

글/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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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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