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모과이(Mogwai), 18년 차 베테랑 밴드의 노련함이 빚어낸 또 다른 새로운 경지!

포스트 록을 넘어선 포스트 록 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한층 부드러워진 사운드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모과이의 앨범, 소개합니다.

모과이(Mogwai) <Rave Tape>

포스트 록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는 음악 팬들에게 모과이(Mogwai)의 음악은 그리 낯선 존재가 아니다. 노이즈 록 포스트 록과 같은 단어를 마주한다면 이들의 이름은 항상 뒤이어 등장하게 될 것이고 그만큼 이 좁고도 깊은 음악 장르에 이들이 미쳐온 영향은 지대했다. 뻔한 수사를 뒤로 하고 이들의 신보 <Rape Tape>을 듣다보면 이들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려온 변화의 궤적을 새삼 느끼게 된다. 변하기도 많이 변했지만 행보만큼은 꾸준하다.


2011년에 발표된 전작 <Hardcore Will Never Die, But You Will>과 직접적으로 비교하자면 곡의 분위기들이 한 층 어두워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전작에서 주목을 받았던 「Rano pano」, 「San pedro」 와 같은 곡들에서 느껴지는 밝은 멜로디나 과장된 드럼 톤이 이번 앨범에서는 다소 무거워지고 깎여나갔다. 최근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Rape Tape>의 수록곡들은 좀 더 낮은 키로 이루어져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는 듯 신스 등의 악기들이 낮은 음역대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최근 모과이의 음악들이 그래왔듯 이번 앨범에서도 초기작이었던 <Young Team>이나 <Come On Die Young>이 가진 파괴적인 노이즈, 그리고 그 노이즈들을 뚫고 엷게 퍼지는 음울한 멜로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Happy Songs Happy People> 이후로 이들은 훨씬 가볍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추구하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면서도 현재의 모과이가 나름대로의 소구력을 가지는 것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쌓아나가는 곡의 구성과 멜로디에 대한 실험성 때문이다. 기타에 리버브를 가해 소리가 명징하게 울리도록 만든 「No medicine for regret」 이나 신스 사운드와의 타협을 보여주는 「Remurdered」 는 이들이 스스로 멜로디라는 문제에 대해 내어놓은 해답으로 보인다. 과거에 「Ex-cowboy」 등의 곡들에서 자주 선보였던 느리고 긴 템포의 접근법을 연상시키는 「Blues hour」 는 모과이만의 내러티브를 재현했다는 측면에서, 더불어 이 곡을 통해 전작들에 대한 소급력을 발산했다는 측면에서 듣는 이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쉽고 유순한 노선을 택하면서 곡들이 차별성을 잃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꿋꿋이 자신들의 길을 나아가고는 있지만 늘어나는 경력에 비해 인상을 남기는 순간은 적어지고 있다. 모과이는 변했다. 실험성과 파격을 내세우다가 공허하게 무너져버린 몇몇 포스트 록 밴드의 노선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들의 행보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여전히 적지 않은 팬들은 과거 모과이의 공격적이고 거친 곡들을 회상하며 그 체취를 현재의 곡들에서 억지로 찾고 있는 것이다. 밴드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들에 대한 기대는 과거의 산물이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관련 기사]

-다크사이드(Darkside), 실험과 시도로 칠해진 음악관
-비단(Vidan), 한국의 보물을 노래하다
-한결 같은 아름다움, 감동의 멜로디 - 트래비스(Travis)
-‘시대의 대변자’를 꿈꾸는 아케이드 파이어
-새로운 시대를 연 로큰롤 황태자 -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나를 살리는 딥마인드

『김미경의 마흔 수업』 김미경 저자의 신작.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절망과 공허함에 빠진 이들에게 스스로를 치유하는 말인 '딥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행복과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는 자신만의 딥마인드 스위치를 켜는 방법을 진솔하게 담았다.

화가들이 전하고 싶었던 사랑 이야기

이창용 도슨트와 함께 엿보는 명화 속 사랑의 이야기. 이중섭, 클림트, 에곤 실레, 뭉크, 프리다 칼로 등 강렬한 사랑의 기억을 남긴 화가 7인의 작품을 통해 이들이 남긴 감정을 살펴본다. 화가의 생애와 숨겨진 뒷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 해석은 작품 감상에 깊이를 더한다.

필사 열풍은 계속된다

2024년은 필사하는 해였다. 전작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에 이어 글쓰기 대가가 남긴 주옥같은 글을 실었다. 이번 편은 특히 표현력, 어휘력에 집중했다. 부록으로 문장에 품격을 더할 어휘 330을 실었으며, 사철제본으로 필사의 편리함을 더했다.

슈뻘맨과 함께 국어 완전 정복!

유쾌 발랄 슈뻘맨과 함께 국어 능력 레벨 업! 좌충우돌 웃음 가득한 일상 에피소드 속에 숨어 있는 어휘, 맞춤법, 사자성어, 속담 등을 찾으며 국어 지식을 배우는 학습 만화입니다. 숨은 국어 상식을 찾아 보는 정보 페이지와 국어 능력 시험을 통해 초등 국어를 재미있게 정복해보세요.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