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첫 초대 손님을 모셨습니다.
리뷰나 댓글을 통해서 초대 요청을 해 오신 청취자분들도 많으시고요, 저도 오래 전부터 꼭 만나고 싶었던 분입니다. 최근 한국소설에서 개성적인 영역을 가장 단단하게 구축해가고 계신 그런 소설가시죠. 독특한 스타일이나 문체 뿐 아니라, 이야기에서 스며 나오는 정서와 에너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소설가, 황정은 작가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씨의 입문』, 『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_어떤 수식어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황정은 풍’ 소설
1) 책 소개
『파씨의 입문』
2010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큰 주목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소설가 황정은의 두번째 소설집. 시적인 압축이 돋보이는 간결한 언어운용의 미덕이 완성도를 더했고, 폭력적인 세계를 간신히 살아내는 인물들을 감싸안는 소설적 윤리는 더욱 단단해졌다. 문학에 대한 고민과 현실에 대한 고민이 단단히 맞물려 응축된 작품집이다.
한밤에 벌어지는 친지들 간의 갈등을 그린 「야행(夜行)」,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죽은 원령이 주인공인 「대니 드비토」, 아무것도 없는 무한한 시공간 속을 하염없이 낙하하는 중이며, 자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실은 낙하하는지 상승하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화자가 등장하는 「낙하하다」, 일일 바자회에서 양산을 파는 아르바이트에 나선 주인공의 하루를 그린 「양산 펴기」.
어느날 무심코 주워온 항아리가 “서쪽에 다섯 개가 있어”라고 말하는 데서 시작하는 「옹기전(甕器傳)」, 다섯 번 죽고 다섯 번 살아난 길고양이가 들려주는 묘생(猫生)의 일대기 「묘씨생(猫氏生)」, 성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스스로를 유폐시킨 화자가 등장하는 「뼈 도둑」, 결국 이 모든 것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 표제작 「파씨의 입문」 등 모두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의 두번째 장편소설. 2005년 등단한 이후 지난 팔 년간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보낸 황정은. 적합한 수식어를 찾기 어려워 그저 ‘황정은 풍’이라고만 이야기될 수 있을 뿐인, 그 누구보다도 개성적인 소설세계를 구축해온 그다.
두번째 장편소설 『야만적인 앨리스씨』 역시 그렇다. 하지만 마땅한 수식어를 찾기 어려워 그저 ‘황정은 풍’이라고만 간신히 언급할 수 있을 뿐이라는 점에서만 그러하다. 황정은은 불쾌하고 사랑스러운 여장 노숙인 앨리시어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이제까지 그의 소설에서 만나보기 어려웠던 황폐하고 처절한 폭력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앨리시어는 재개발을 앞둔 ‘고모리’에 살고 있다. 앨리시어와 그의 어린 동생은 어머니에게 무지막지한 구타를 당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수시로 벌어지는 이들 모자의 일상 자체다. 앨리시어의 아버지는 이러한 폭력적인 상황에 한없이 무심할 뿐이며 마을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이들은 한 몸처럼 오로지 재개발 이후 치솟을 땅값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앨리시어 형제는 폭력과 그 폭력보다 더욱 폭력적인 무심을 통과하며 성장한다. 마치 성장의 유일한 조건이 폭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쏟아지는 폭력에 온몸을 맡긴 채 버틸 수밖에 없었던 앨리시어는 길어진 자신의 팔다리와 그 안을 채우는 강한 힘을 느끼면서 어머니의 폭력에 맞설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감한다.
2) 저자 : 황정은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마더」 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파씨의 입문』,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 『야만적인 앨리스씨』 가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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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62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시간』 이동진
다음 <빨간책방> ‘책, 임자를 만나다’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인터뷰집을 전해 드립니다. 바로 적임자 이동진 작가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시간』 입니다. 한국 대표 영화감독 박찬욱, 최동훈, 이명세 감독과 나눈 아주 특별한 인터뷰가 담긴 이 책을 아주 특별한 초대 손님 한 분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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