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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이야기를 시작하며

웹툰 전성시대, 읽을 만한 웹툰을 골라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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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 인물 아니면 모든 웹툰을 꼼꼼하게 챙겨보는 건 어렵다. 일상을 포기하면 어렵지 않지만, 만화 감상이란 기본적으로 취미, 오락의 영역에 머무른다. 보통은 내 취향에 맞는 것만 몇 편 골라서 편하게 보는 게 정상이다. 매니아 수준으로 파고들지 않고, 가볍게 일상을 영위하며 보고 싶은 만화를 추천하는 곳, 「네모 이야기」에 느긋하게 찾아온 여러분을 환영한다.

웹툰(Webtoon). 알다시피 인터넷에 게재하는, 특히 한국의 만화를 총칭한다.


왜 ‘특히 한국의’라는 말을 붙였냐고? 한국에서는 인터넷 만화믈 모두 웹툰이라 부르지만, 사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웹툰이란 한국의 인터넷 만화에 국한되는 명칭인 경우가 많다. 서구권이나 일본 등에서는 인터넷에 게재하는 만화를 웹코믹(Webcomic, ウェブコミック)이라 부른다. 외국에서는 원래 웹툰이란 인터넷을 통해 게재되는 애니메이션(소위 말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가리키는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에서의 웹툰이라는 단어는 엄밀히 따지면 오용에 가깝다. 그러나 이미 해외에서는 한국 웹코믹을 칭할 때 ‘만화 웹툰(Manhwa Webtoons)’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웹툰이란 단어는 이제는 시들해진 플래시 애니메이션 대신 한국의 웹코믹을 가리키는 단어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최초의 웹코믹은 1985년에 게재되었다. 1969년부터 2009년까지 서비스된, 최초의 상업적 온라인 서비스로 알려져 있는 (쉽게 말하자면, 최초의 PC통신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CompuServe’에 게재한 작품이다. ‘오즈의 마법사’ 패러디 만화인 ‘Witches and Stitches’가 그 주인공인데, 이 만화를 그린 이는 에릭 밀리킨(Eric Millikin)이다. 특이사항이라면, 당시 그는 초등학생이었다는 점 정도?


한국 최초의 웹툰으로 꼽히는 만화는 한희작 (1943~) 화백의 ‘무인도’ 시리즈로 꼽힌다. 1996년 4월, 인터넷으로개최된 국제 전시회인 ‘인터넷 정보 엑스포’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다양한 컨텐츠 중 가장 인기 있었던 컨텐츠였다.  사실 무인도 시리즈는 엑스포를 위해 새로 그린 만화가 아니라 이미 출판된 만화책을 인터넷에 올렸을 뿐이라 웹툰이라고 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지만, 본인이 게재를 허락한 것도 있고 해서, 한희작 선생은 한국 웹툰계의 문을 연 첫 인물로 평가 받는다. 소문에 의하면 조직위원회 측에서 건 전화 한 통에 그 자리에서 “팔리지도 않는 거, 올리든 말든 맘대로 하라”며 게재를 허락했다 한다.


한국의 웹툰 서비스는 외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를 보여준다. 인터넷 만화가 가장 인기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인데, 미국의 웹코믹은 상당수가 짧은 풍자, 4컷 만화 등이다. 이는 신문 만화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하겠다. 또한 비영리적, 말하자면 ‘취미로 그리는’ 만화가 대부분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몇몇 웹코믹 작가는 페이팔 등을 통해 모금을 받기도 한다.

 

일본의 웹코믹은 기업에서 운영한다는 점이 그나마 우리나라와 비슷할지 모르겠으나 차이가 있다. 일본의 만화 시장은 60년대부터 이미 점프, 선데이, 매거진으로 대표되는 3대 소년지 등 주간 잡지 등을 통한 출판만화 중심으로 굳혀져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웹코믹이 비집고 들어갈 수 없다. 이때문에 일본의 웹코믹은 출판만화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운영하는 회사도 대형 만화 출판사다. 아예 대놓고 출판만화의 스핀오프를 웹코믹으로 연재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즉 출판만화의 들러리 내지 팬 서비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한국의 웹툰 서비스가 독특하다 하였다. 사실 한국의 웹툰 서비스뿐만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만화 시장 자체가 특이한 형태다. 출판만화는 마이너리그로 밀려났고, 만화가 지망생들은 웹툰 사이트로 몰린다. 더 이상 기성작가 아래에서 문하생으로 생활하다가 데뷔하는 작가는 거의 없으며, 그 대신 자신의 열의를 담은 만화를 웹툰 사이트에 적극적으로 게재하여, 담당자의 눈에 들어 데뷔한다. 매주 꼬박꼬박 2,000원씩 돈 내고 사는 만화잡지 대신에, 클릭 몇 번이면 공짜로 만화를 볼 수 있다(불법 스캔본을 말하는 게 아니다). 


만화 자체는 무료로 제공되나, 운영 측에서는 만화와 함께 광고 등을 달아놓고 수입을 얻는다. 인기를 끌면 단행본을 출간하고 캐릭터 상품을 내놓는다. 이 모든 이야기는 즉, 2013년 현재 한국 만화업계가 웹툰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다고 요약된다. 일주일에 세기도 귀찮을 정도로 많은 웹툰이 올라온다. 이르면 심야 11시 반, 늦어도 9시. 당신이 잠들고 일어나는 9시간 사이에 30~40여 편이 업데이트된다. 자, 여기서 생각해 보자. 뭘 봐야 할까?


어지간한 인물이 아니면 모든 웹툰을 꼼꼼하게 챙겨보는 건 어렵다. 일상을 포기하면 어렵지 않지만, 만화 감상이란 기본적으로 취미, 오락의 영역에 머무른다. 보통은 내 취향에 맞는 것만 몇 편 골라서 편하게 보는 게 정상이다. 매니아 수준으로 파고들지 않고, 가볍게 일상을 영위하며 보고 싶은 만화를 추천하는 곳, 바로 이곳이다. 「네모 이야기」에 찾아온 여러분을 환영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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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제훈

90년대 서울 출신.
길지 않은 세월 속에 이야기를 모으고 즐기는데 낙을 두고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부지런히 설명하는 것 또한 좋아한다.
그렇기에 이 지면에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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