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함, 최따미의 김기덕 감독론 기대하세요
문화 소믈리에 최따미, 책보다 더 좋은 멘토가 있나
돌이켜 보면 환경 영향이 큽니다. 아버지가 글쓰기를 좋아했고 집에 책도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영화를 좋아해 매주 토요명화를 빼놓지 않고 봤고요. 이런 환경에서 자랐고 대학에서는 영상을 공부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많이 읽고 봐야 하더군요. 책은 멘토잖아요. 책보다 더 좋은 멘트가 있을까요?
독자와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채널예스가 찾아갑니다!
‘독자와 만나다’는 채널예스를 평소에 즐겨 읽는 독자가 주인공인 코너입니다. chyes@yes24.com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최다함은 어떤 사람인가요?
문화활동을 좋아합니다. 너무 짧은가요?
괜찮습니다. 블로그 이야기를 해 보죠. 지금 운영하는 블로그(//dahamida.blog.me/)를 방문하는 사람이 하루에 3천 명이 넘더라고요. 맛집이나 IT 쪽이 아니라, 책 영화 등 문화 쪽 콘텐츠가 주력인 블로그에 이렇게 방문자수가 많은 건 흔하지 않은데요. 블로그를 어떻게 시작했나요.
대학에서 전공이 영화, 영상이었습니다. 공부하려면 자료가 필요하잖아요. 처음에는 자료를 모으려고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2005년부터 포스팅했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점점 찾는 사람도 늘더라고요. 댓글도 남기고요. 그렇게 블로그가 커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요.
작성하는 글 수가 적지 않던데요. 하루에도 여러 편 올리잖아요. 블로그 운영에 쓰는 시간도 만만치 않을 텐데, 하루 일과가 궁금하네요.
지금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일찍 퇴근하려고 하죠. 평일에 영화나 공연 보기 어렵지만, 일찍 업무가 끝나면 영화 시사회에 가든지 대학로로 연극을 보러 갑니다. 일주일에 2~3번은 평일 관람을 하고, 주말에는 조조영화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해도 많이 쓰려고 합니다. 평일에도 쓰고 주말에도 씁니다. 최근에는 사진도 많이 찍는데요. 글이든 사진이든 삶을 기록하는 도구잖아요. 가능하면 많이 기록하려 해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다 최근에는 예스24 블로그(//blog.yes24.com/dahamida)도 시작하셨는데요.
네, 원래 개설은 했는데 본격적으로 운영한 건 최근입니다. 예스24에서 ‘파워문화블로거’라는 제도가 있더라고요. 원래부터 책, 영화 리뷰를 많이 썼던지라 관심이 갔습니다. 파워문화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6개월간 활동이 중요해서 열심히 쓰는 중입니다.
블로그 이름이 ‘문화소믈리에, 최따미’입니다. 이와 관련해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따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제 이름이 다함입니다. 친구가 다함아. 다함아 부르다 따마 따마로 바뀌고 그게 따미 따미로 이어집니다. 신기하게도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사람들 대부분이 저를 따미라고 부르더라고요. '문화 소믈리에’라는 말에도 특별할 게 없습니다. 소믈리에가 와인을 추천해주는 사람이잖아요. 문화 소믈리에니까 저는 영화, 연극, 책을 추천합니다. 지인이 책이나 영화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데요. 추천하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블로그도 그런 방향으로 운영하고, 글도 더 진지하게 쓰고 있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 영화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자기계발 쪽 책을 보다 최근에 인문학 책에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흐름 출판에서 나온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입니다. 저자인 마크 네포가 암을 두 번 이겨내고 쓴 책인데요. 우울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힐링이 대세인데, 그 중에서도 이 책은 특별합니다. 친구들에게도 선물한 책이죠. 다소 허영심이 있는 여성에게는 영화 「언 에듀케이션」을 추천하고 싶고요. 가족끼리 본다면 소극장 공연 「당신만이」를 권합니다.
책, 영화를 많이 보다 보면 직접 만들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습니까.
영상 만드는 게 전공이라, 영화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시나리오 쓰고 영상을 만들었으나 이쪽에 재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기계치기도 하고요. 제작자와 소비자가 있으면 그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영역이 좋습니다. 사람에 따라 비평이라 불리기도 하고, 마케팅이라 불리기도 하는 영역이요.
문화생활을 좋아한 계기가 있었나요.
돌이켜 보면 집안 환경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어요. 아버지가 글쓰기를 좋아했고 집에 책도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영화를 좋아해 매주 토요명화를 빼놓지 않고 봤고요. 이런 환경에서 자랐고 대학에서는 영상을 공부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많이 읽고 봐야 하더군요. 명절에 만나서 고스톱 치는 가족도 있는데, 저희 가족은 영화 보러 갑니다. (웃음) 독서 인구가 준다고는 해도, 책읽기가 좋고 책을 읽으려고 노력도 많이 합니다. 책은 멘토잖아요. 책보다 더 좋은 멘트가 있을까요?
전자책도 보시나요?
안 봅니다. 시도는 해 봤는데 안 맞더군요. 글도 컴퓨터보다는 손으로 쓰는 게 아직 좋거든요. 책도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좋아요. 책 읽으면서 메모하고 공유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직 지금의 전자책 단말기나 앱은 그런 기능이 썩 좋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전자책은 소장하는 맛이 없잖아요. 나중에 나만의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싶거든요. 그래서 책을 절대 버리거나 팔지 않습니다.
여행도 좋아하시잖아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지가 얼마 안 됐습니다. 작년에 정동진, 경포대에 갔어요. 수학여행 때 다들 한 번씩은 가죠. 그때 뭘 알겠어요. 특히 저는 고향이 부산이니, 바다 봐서 뭣하나 싶었죠. 좀 크고 나서 다시 갔더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평일에 갔는데, 정동진 끝에서 끝까지 걸었습니다. 해변의 끝에서 경치를 보니, 풍경이 환상적이에요. 최근에 평강 식물원에 갔는데요. 한국 식물원 중 최북단에 위치한 식물원이에요. 부지도 넓고 다양한 식물이 있습니다. 이렇듯 자연과 맞닿은 곳을 좋아하고, 여럿 가는 것보다는 마음 맞는 소수와 가는 여행을 즐깁니다. 때로는 혼자 갈 때도 있고요. 여유 나면 주말에 근처라도 가려고 합니다.
인생 철학이 있다면?
이름이랑 비슷한데요. ‘최선을 다하자’입니다. 덧붙이자면 내 주인은 나다, 나 자신을 믿자, 정도.
주변으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 있나요?
독하다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대학에서 4년 전액 장학금 받았어요. 1학년 때 전공 교수가 나와 안 친하다는 이유로 D 를 준 이후로. 독하게 마음 먹고 공부했거든요. 서울에 올라온 것도 아무 목적 없이 놀려고 왔습니다. 무일푼이 될 때까지 열심히 놀다, 돈이 다 떨어져서 그때 일을 구했습니다. 외모가 강하게 생겨서 그런지 학창시절에는 주변에서 저를 건드리지 않았어요. 선생님 앞에서 할 말은 당당하게 했고요. 겉으로만 보면 친해지기 어려운데 친해지고 나면, 장난도 많이 걸고 다정합니다.
술을 안 마신다면서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옛날에 너무 많이 마셨습니다. 술 마시며 노는 데 질렸어요. 술 먹어서 딱히 좋은지도 모르겠고요. 술자리에서 분위기 맞추기 위해 조금씩 마시기는 하지만, 맨정신으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책 쓰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으나 김기덕 감독론을 써보고 싶긴 합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감독입니다만, 확실한 건 그의 작품에는 일관된 메시지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폭력적, 선정적, 가학적인 표현 뒤에는 인간은 모두 똑같다는 주제가 있죠.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흥행한 「나쁜 남자」를 보자면, 건달인 남자가 여대생을 끌어내립니다. 「파란 대문」에서도 대립되는 두 여성이 하나로 모이죠. 다른 듯 보여도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성욕이 있고, 폭력적인 면이 있다는 점에서요. 이게 현실이고 삶이죠. 완전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고, 선악도 없습니다.
방금 답변과 연결되는데요. 그렇다면 좋은 작품은 현실을 반영해야겠네요.
좋은 작품, 나쁜 작품을 나누기는 쉽지 않은 듯합니다. 직접 영화를 만들면서 느꼈는데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작품은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고요. 그럼에도 제가 좋아하는 작품은 현실적인 영화입니다. 그래서 SF, 판타지물은 별로에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채널예스는 칼럼 쪽을 종종 봅니다. 글쓰기에 능한 필자가 쓴 글이니까요. 칼럼 중에서도 책, 영화 쪽 칼럼을 챙겨 읽고요. 앞으로도 좋은 필자의 훌륭한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
<마크 네포> 저/<박윤정> 역14,400원(10% + 5%)
두 번의 죽음의 문턱에서 얻은 고요함과 삶의 정수! 삶을 만들어가는 건 계속해서 이어지는 나날들이다.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밀물과 썰물마냥 평화와 기쁨, 치유를 고통과 함께 맞물려 경험한다. 기억도 나지 않는 작고 소소한 기적들이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저자..
9,210원(7% + 1%)
16,200원(0%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