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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 인생에 재미 빼면 뭐가 남겠어요

채널예스 독자 인터뷰 3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욕심 내는 게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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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또래를 보면 대부분 대외 활동 한 두개씩은 하고 있고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욕심도 내야죠. 저도 때로는 힘들고 우울해지기도 해요. 역설적으로 이럴 때 아이디어나 에너지가 샘솟기도 하고요. 3포 세대라고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적당히 힘들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독도, 우울도, 시련도 재미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독자와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채널예스가 찾아갑니다!

‘독자와 만나다’는 채널예스를 평소에 즐겨 읽는 독자가 주인공인 코너입니다.
인터뷰를 원하는 분이나 주변에 소개하고 싶은 지인이 있다면

chyes@yes24.com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재미라고 생각하는데요.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정도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재미가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스트레스 받으면 두통이 오거든요. 아직 20대이고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정말 즐겁게 살았습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살고 싶습니다.

 

근황을 이야기해 주세요.

 

방학입니다. 필요한 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 등록해서 영어와 디자인을 배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디자인을 배우지만, 졸업 작품을 위해서는 방학 중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거든요. 그리고 채널예스 객원 기자로 취재를 다닙니다. 문화생활도 즐기고 있고요.

 

방학인데도 바쁘게 사시네요. 욕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주변 또래를 보면 대부분 대외 활동 한 두개씩은 하고 있고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욕심도 내야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려는 건, 사촌 오빠 영향도 큽니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프랑스 학교에서 교수로 있는데요.  『사유의 악보』 저자이기도 해요. 4개 국어를 구사하고 밴드 활동도 합니다. 번역하고 글도 쓰고 자음과모음 편집위원이었기도 해요. 잠을 거의 안 자더라고요. 이런 사촌 오빠를 어릴 때부터 지켜봐서, 저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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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경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섯 살 때부터 아동복 모델과 연기를 시작했어요. 개인사정으로 초등학교 때 잠시 관두기도 했지만 계속 학교와 모델, 방송일을 병행했습니다. 인생의 목표 중 하나인, SBS 슈퍼모델 대회에 나가 본선까지 진출해서 공중파 방송을 타기도 했습니다. 목표를 이루었으니 그 이상의 미련은 없었어요. 패션모델을 계속 하기에는 작은 키기에 제약도 있었고, 연기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러다 대학에 진학하고 보니 '과연 내가 이쪽 길로만 노력하고 나간다고 해서 행복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잡지사에서 하는 모델 대회에 나갔습니다. 거기서 큰 상을 탔어요. 이로써 더이상 모델일을 하지 않아도 미련이 없겠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잡지사에서 주최하는 모델 대회에 나가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에 관심이 생기더군요. 저는 밖으로 많이 돌아다니면서도 글을 쓰거나 어떤 보람찬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바로 '기자'라는 직업이 그랬습니다. 그때부터 기자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죠. 작년에는 라이센스 패션잡지사에서 운 좋게 일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목표와 꿈을 세우고 있습니다. 졸업 후에 어떤 일을 할지는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어요. 학교 졸업 전까지는 가능성을 열어두려고요. 글쓰는 직업도 좋고 방송쪽 일도 생각하고 있어요.

 

채널예스 객원 기자로 했던 활동 중 어떤 게 기억에 남나요?

 

강연회 취재요. 강연회에는 3가지 재미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작가, 청중, 거기서 오가는 대화. 특히 변종모 작가의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북 콘서트가 기억에 남아요. 그런 자리에 주인공으로 서고 싶다는 생각도 늘 합니다. 죽기 전에 책 3권 이상 내는 게 목표인데요. 1권이라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연애에 관한 책이 이미 많이 나왔지만, 연애 관련 책을 내고 싶고요. 제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나머지 1권은 소설. 이렇게 3권입니다. 연애와 저의 이야기를 묶어서 1권으로 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래서 연애를 부지런히 하려고 합니다.(웃음)

 

유치한 질문이긴 한데요. 이상형이 있나요?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제 키가 174라, 어느 정도 키가 크면 좋겠지만 외모는 별로 상관 없어요. 똑똑하면 좋겠습니다. 『하고 싶다, 연애』에도 나왔지만 똑똑한 사람을 만나려면 나 자신이 똑똑해야 합니다. 똑똑해지려고 책도 많이 읽고 새로운 문화 현상은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취향이 잘 맞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취향이 잘 맞아야 연애도 오래 가는 것 같아요. 성격도 중요하죠.

 

듣고 보니, 충분히 까다로운데요? (웃음) 똑똑한 사람을 만나려면 자신이 똑똑해야 하듯 성격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자신의 성격도 좋아야 하잖아요. 본인의 성격은 어떤가요.

 

원만하다고 자부합니다. (웃음)

 

대한민국 청춘이 세 가지(취업, 연애, 결혼ㆍ출산)를 포기했다는 의미에서 3포세대라고 불립니다. 요즘 대학생은 어떻게 사나요?

 

모든 대학생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지만, 대부분 바쁘게 삽니다. 주변에 보면 대외활동 한 개 이상씩은 하는 거 같고요. 자격증 준비합니다. 계절학기도 많이 들어요. 3포 세대라는 단어에 의견을 밝히자면, 그 단어가 가리키는 문제 의식에는 동감하지만 '~세대'라는 식의 세대론에는 선뜻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힘들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나요? 저도 때로는 힘들고 우울해지기도 해요. 역설적으로 이럴 때 아이디어나 에너지가 샘솟기도 하고요. 3포 세대라고 해서 우울한 분위기를 잔뜩 풍기면서 남에게까지 피해를 끼친다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독도, 우울도, 시련도 재미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친구 만나는 것도 재미고, 책 읽는 것도 재미죠.

 

추천하고 싶은 책은?

 

누구나 한번쯤 감성 충만할 때가 있는데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미치도록 빠지고 보니 요즘에는 적당히, 그리고 씩씩하고 당찬 내용과 문체로 이루어진 책을 좋아합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은 신경숙 작가의 『풍금이 있던 자리』. 바람 선선하게 부는 테라스에 앉아 감성을 느끼기 좋은 책이죠. 신경숙 작가의 문체에서는 남성성과 씩씩함이 느껴집니다.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과하지 않고 적당하게 감성에 빠질 수 있어 좋습니다. 위의 책보다 조금 더 깊게 감상에 젖고 싶다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추천합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보면 좋을 책은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사마천의 『사기』 속에 나오는 고사성어의 숨은 이야기들을 알 수 있고, 단편으로 이루어져 쑥쑥 읽을 수 있어요. 청춘남녀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하고 싶다, 연애』. 요즘 서로가 너무 재고 따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사랑도, 연애도 비즈니스'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선영 저자가 현실적인 내용으로 채워놓은 책이라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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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친구 중에 책 읽는 사람이 많나요?

 

많지는 않아요. 핑계라면 핑계겠지만 학교 다니면서 수업이다, 과제다 해서 바쁘거든요. 독서로 공감할 사람이 많지 않은 점은 아쉬워요. 요즘 영화는 수백 만 보는 작품도 많고 하니, 서로 영화 이야기는 많이 하잖아요. 영화는 휘발성이 강한 거 같아요. 개봉하고 몇 개월 내, 흥행이 안 되면 한 달도 안 돼 내려가잖아요. 그 뒤에는 잊혀지는 작품이 대부분이고. 책은 영화보다는 진득한 듯합니다. 책도 단기간에 반짝하는 베스트셀러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책은 2~3년 동안 꾸준히 회자되잖아요. 고전은 수천 년 동안 사랑받고요.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를, 스테디셀러보다는 고전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채널예스를 언제 보세요?

 

'명사의 서재'로 채널예스를 처음 알게 됐어요. 이 코너를 좋아합니다. 명사가 추천한 책은 찾아서 읽어요. 제가 본 책 중에 겹치는 게 있으면 즐겁고요. 그 다음에는 인터뷰를 많이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도 강연회에 취재하러 많이 가게 될 텐데, 현장에서 혹시 저를 보고 기억하신다면 언제든 알은 체 해주세요. 누군가와 인사하고 대화나누는 거, 정말 즐거운 일이잖아요. 제 머릿속에 기억해두었다가 독자 인터뷰를 하자고 요청 드릴지도 몰라요. 함께 재미있게 일하고 두 배, 세 배 즐거워지면 더욱 좋겠죠. 앞으로 더욱 생생한 강연회 현장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조용하고 치열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채널예스 많이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모두에게 행운을 빌어요. 굿 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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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김지민의 추천 : 풍금이 있던 자리
신경숙 저 | 문학과지성사
서울예전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85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신경숙씨의 단편 소설집으로 표제 '풍금이 있던 자리'외에 '직녀들' '그 여자의 이미지' 등 모두 9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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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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