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서울 부부의 남해 밥상
통영 전복, 우울한 일요일 저녁엔!
전복,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오월의 마지막 일요일에도 그런 경험을 했다. 아내가 길을 지나다 발견했다는 떡볶이집에서 우리는 말 그대로 “낭패스러운 맛”의 떡볶이를 먹고는 잔뜩 기분이 가라앉은 채 차에 올랐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홍대 앞으로 방향을 잡을 수는 없는 노릇. 집에 가던 길에 잠시 중앙시장에 들러 뭔가 입가심할 것을 골라보기로 했다. 그리고 아주 짧은 고민과 함께 그 대상을 선정했다. 전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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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 그리고 절반만 이룬 ‘세계일주’가 오랜 꿈인 프리랜서 여행 작가. 대학에 합격하면 배낭여행을 보내주겠다는 부모님의 약속 덕분에 스무 살 여름이 되던 해 여행의 맛에 눈뜨게 됐다. 그 후 잡지사, 여행사, 기업 홍보 에이전시 등에서 일하며 모은 돈을 북유럽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몇 달 만에 탕진하기도 했다. 그 경험을 살려 여행서 『나는 아프리카에 탐닉한다』를 쓰고, 여행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중남미 여행을 꿈꾸며 프리랜서 작가로 국내 곳곳을 여행하고 맛보는 일을 하던 중 한 여인을 만나 계획을 수정해 우선 서울 탈출을 모의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3년 후 아내가 된 그 여인과 함께 한반도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우연히 통영에서 날아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여행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먼 길도 마다 않는 서울 토박이 부부. 낯선 남해 바닷가 도시 통영에 살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남해의 아름다운 풍경, 정 깊은 사람들, 그리고 신선한 맛에 조금씩 눈뜨고 있다. 서울 살 때는 미처 몰랐던 남해안의 펄떡이는 맛과 멋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 게스트하우스 ‘뽈락하우스’를... 열고, 운영하며 그것들을 여행객들과 나누기 위해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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