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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버스 여행 2박 3일 추천여행코스

힐링과 느긋함을 주는 알짜배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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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의 버스 여행은 한번 경험해보면 두고두고 기억 날만큼 굉장히 매력적이다. 렌터카만큼 자유분방하진 않지만, 버스여행에서도 그 못지않은 재미를 즐길 수 있다.

날이 차츰 무더워지면서 제주로 떠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제주를 여행할 땐 대부분 차를 렌터 한 후 이동하는 여행을 한다. 면허만 있다면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면허가 없다면? 2차 이동수단으로 스쿠터나 자전거를 타고 조금은 고되더라도 기억에 남을만한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솔직히 어렸을 때는 이런 여행을 많이 동경하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고 한번쯤 해안도로를 달리며 자유를 느끼고 싶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용기가 나지 않는다. 빠르게 달리는 차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달리는 것도 큰 용기임에 분명하다.

면허는 없고, 같이 갈 사람도 마땅치 않아 막막하다면 버스를 타는 건 어떨까. 혼자, 혹은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느리고 소박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버스 노선은 의외로 단순하기 때문에 체계를 조금만 이해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

운전하는 피로도 덜고, 스쿠터나 자전거의 위험도 없는, 더욱 낭만 있고 편한 제주 버스 여행이다.


1일 차 : 사려니숲길-산굼부리-성읍민속마을-표선해수욕장

첫날의 버스 여행은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려니숲길로 가는 코스. 이동은 번영로 버스를 타고 한다. 이 버스를 탈 때 주의할 점은 모두 ‘교래’를 경유하는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 제주도는 같은 버스라도 경유에 따라 조금씩 시간이 달라지는데, 교래 경유는 1시간에 1대꼴이다.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1일차 중 사려니숲길과 산굼부리는 성산항(교래경유) 버스도 이용가능하다.)





11:00 제주공항
11:20 제주시외버스터미널
12:00 사려니숲길 | 물찻오름 정류장

사려니숲길은 중산간에 있는 숲길이다. 바닥에 화산송이가 깔려 있고, 길은 평탄하며 곳곳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편백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등이 숲을 풍성하게 이루고 있는데, 찾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안이 될만한 곳이다. 운이 좋으면 이곳에서 풀을 뜯는 노루를 발견할 수 있다. 늘 꽁무니를 빼고 달아나던 모습과 달리, 이곳의 노루는 숲의 주인장이라도 되는 듯 여행객은 신경 쓰지 않는 여유로움을 가진 모습이다. 2시간정도 숲을 둘러본 후 내렸던 곳에서 다시 버스를 탄다.

14:00 교래손칼국수에서 점심 | 교래보건소 정류장
15:40 산굼부리 | 산굼부리 정류장

식사 후 산굼부리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되지만, 1정거장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2km 남짓 걸으면 산굼부리에 도착한다. 산굼부리는 제주의 기생화산인 오름 중에서 유일하게 사유지며 입장료를 받는 곳이다. 입장료가 조금 야박하다 싶지만, 그만큼 그럴듯한 중산간의 풍경과 오르기 편한 산책로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가을에 이곳이 억새로 뒤덮이는 모습은 가히 '억새 바다'라 칭할만하다.

17:20 성읍민속마을 | 성읍농협앞 정류장
이곳은 번영로 버스로만 이동한다. 제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들여다보기 좋은 곳이다.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집들도 많다.

18:30 표선해수욕장 | 표선민속촌 정류장
제주 어느 곳보다 드넓은 사변과 바다 전망이 있는 곳. 여름에는 이곳에서 축제도 열린다. 이곳에서 바다를 즐긴 후 저녁으로 표선시내에서 춘자멸치국수를 먹은 후 숙소로 이동한다.


2일 차 : 쇠소깍-올레 6코스

여행의 둘째 날은 제주의 숨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올레 걷기가 어떨까. 그 중 사람들이 많이 찾는 6코스는 비교적 평탄해서 걷기에 부담이 적은 코스다. 올레는 꼭 완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중반의 서귀포시내까지만 걸어도 충분하다. 물론 체력이 남는다면 끝 지점인 외돌개까지 걸어도 좋다.




09:00 숙소 출발
10:00 쇠소깍 | 두레빌라 정류장

동일주 버스를 타고 두레빌라 정류장에 내린 후 도보로 1km 남짓 걸으면 쇠소깍이 나온다.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이루는 계곡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곳에서 투명 카약과 테우체험을 즐길 수 있다.

12:00 올레6코스 출발
올레리본과 간세를 따라 쇠소깍부터 6코스 올레를 걷는다. 아스팔트길이 아닌 숲의 흙길은 제주의 속살을 걷는 기분마저 안겨준다. 올레 6코스는 중간에 물회가 맛있는 어진이네횟집과 (故)이주일선생의 옛 별장을 개조해 만든 카페 투윅스를 지난다. 중간에 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정방폭포와 이중섭거리를 지나면 서귀포 시내에 도착한다.

17:00 매일올래시장 | 도보 이동
18:00 숙소 이동



3일 차 : 이중섭미술관-천지연폭포-새섬-새연교

셋째 날은 서귀포시내의 여행. 서귀포시내에서는 굳이 버스를 타지 않아도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이 많다. 가까이 바다가 보이고, 주민들의 삶터인 시장이 있고, 문화거리가 공존하는 소도시의 여행이다.




09:00 숙소 출발
09:30 용이식당에서 아침식사
10:30 이중섭거리와 이중섭 미술관 | 도보 이동

서귀포시내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이중섭거리에는 그를 사랑한 흔적들이 넘쳐난다. 보도블록, 가로등 곳곳에 그의 그림이 숨바꼭질 하듯 숨어있다. 거리에서 그를 느끼고, 미술관과 그가 실제 살았던 생가에 들러본다. 거리의 예쁜 카페 중 하나를 골라 잠시 쉬어가도 좋다.

12:00 대우정에서 점심식사
13:00 천지연 폭포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 중 하나인 이곳은, 폭포까지 이르는 길이 평탄하여 산책삼아 걷기에 좋고, 시원한 물줄기에 절로 시원한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살랑대며 마중 오는 흰뺨검둥오리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14:30 뉴경남호텔에서 리무진 버스 탑승
15:30 제주공항 도착



제주도에서의 버스 여행은 한번 경험해보면 두고두고 기억 날만큼 굉장히 매력적이다. 렌터카만큼 자유분방하진 않지만, 버스여행에서도 그 못지않은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산굼부리에서 표선으로 넘어오는 대신 성산으로 갈 수도 있고, 또 다음날 성산에서 섬 위쪽의 유명관광지를 돌아볼 수도 있다. 아예 첫날부터 제주 서쪽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하루쯤 날을 잡아 한라산을 올라도 된다. 계획만 잘 세우면 렌터카 부럽지 않은 버스여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빡빡하게 일정을 넣고, 2박 3일 동안 제주를 모두 돌아볼 듯이 여행하지 않는 것. 제주를 여행하는 것 자체가 도심에서 받는 조급증이나 갑갑함에 대한 해방일 터이니 말이다.

많은 것을 둘러보고 가는 것도 좋지만, 조금만 내려놓고 제주를 즐긴다면 훨씬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제주도의 느긋한 버스를 기다리다보면 절로 따라 느긋해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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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버스 여행 윤성화,박순애 공저 | 나무수
이 책은 제주도의 주요한 시외버스 노선에 따라 파트를 나누었다. 서일주 노선(Part 1), 동일주 노선(Part 2), 516-중문고속 노선(Part 3), 남조로 노선(Part 4), 번영로 노선(Part 5) 등을 타고 가볼 수 있는 곳들을 각각 소개한다. 저자가 그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장소가 아니라 ‘주요 노선’과 ‘정류장’에 따라 가볼 만한 관광지, 음식점, 카페, 숙소 정보를 정리한 것. 따라서 버스 노선만 파악하면 별도의 여행 코스를 짤 필요가 없다. 이 책과 함께 버스에 오르기만 하면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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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성화, 박순애

윤성화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11번가에서 도서 MD로 근무했다. 제주를 처음 버스로 여행할 때는 정보가 부족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그 후 버스 여행의 매력을 점차 알게 되었고, 2년간 제주에 살면서 어느 정도 버스 전문가가 되었다. 터미널 위치나 노선을 몰라 고민하는 여행자들을 보며 관련 정보를 담은 책이 한 권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

박순애
한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1번가 도서 MD로 근무했다. 지금까지 떠난 여행 중 남편과 처음 함께 찾았던 제주도에서의 버스 여행을 제일로 꼽는다. 오래도록 버스를 기다리던 시간과 어깨의 무거운 짐. 조금 헤매기도 하고, 그러다 불쑥 만나게 되는 제주의 예쁜 모습들. 그때의 느린 여행이 기억에 오래 남아있다. 지은 책으로 느린 삶과 소박한 시간들을 담은 제주살이 이야기 『제주로망주의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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