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해야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오직 여자들만을 위한 ‘인생학교’ OPEN!
어디로 가야 목적지가 나올지 고민하며 걷다 넘어지고 일어나 봐야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는 꿈. 어쩌면 청춘은 애초부터 꿈을 꾸는 시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꿈을 꾸기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꿈을 찾기 위해 탐색하고 방황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도대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마음이 자꾸 바뀌거든요. 영화나 TV 드라마를 볼 때마다 바뀌고, 선배나 친구들에게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소개나 정보를 들을 때도 자꾸 귀가 팔랑거려요. 저처럼 하고 싶은 일이 수시로 바뀌는 게 정상인가요?”
조금 더 치열하게 싸우고 높이 비상할 것을 권하는 약육강식의 사회는 점점 더 ‘치열한 꿈’을 강요한다. 비록 지금 당장은 초라하지만 언젠가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꿈, 현재보다 더 근사하고 멋진 내가 되는 꿈, 다른 사람들처럼 제법 괜찮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꿈, 그리고 가슴 떨리는 삶을 살, 그런 꿈을 어서 꾸라고 말이다.
정신까지 몽롱해지는 반복되는 꿈 주문을 듣고 있노라면 인생의 뚜렷한 목표 하나, 어울리는 직업 하나, 가고자 하는 명확한 길 하나도 빨리 결정하지 못한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 그 꿈이란 녀석은 절대 쉽게 만질 수도 찾을 수도 없다. 꿈은 오랜 방황을 통해 비로소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복잡하고 어려운 대상인 까닭이다. 어딘가에 꼭꼭 숨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했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내미는 것이 바로 꿈이다.
부푼 기대감으로 첫발을 내딛은 첫 직장에서 맵디매운 눈물을 한참 흘린 뒤에야,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다 사업을 벌였지만 작은 수확조차 거두지 못한 후에야, 꿈에 그리던 신의 직장에 들어갔건만 알 수 없는 허기를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렴풋이 감을 잡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명 아나운서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손미나 씨. 그녀는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무렵, 어렵사리 들어간 방송국 문을 박차고 나와 오지로 떠났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리만큼 바쁘게 살았지만, 정작 스스로에게 ‘행복하니?’라고 물었을 때 답을 할 수 없어 긴 방황의 여정을 기꺼이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대중에게 정보와 웃음을 선사하는 직업이 천직이라고 믿었는데, 이토록 허기와 갈증이 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더 잘 어울리는 일, 자신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일, 이만하면 됐다 하는데도 더 욕심을 내어 잘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났고, 현재 여행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쳐 ‘소설가 손미나’라는 새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고 있다.
삼십대 중반에 조금 더 어울리는 기회를 스스로에게 선사한 그녀는 참 운이 좋다. 한평생을 바친 뒤에야 비로소 ‘이것이 내 꿈이었구나!’ 싶은 일을 찾은 이들도 적지 않으므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뒤 부슈롱. 그는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한 후 20년 동안 항공 분야에서 책임자로 일했고, 이후에는 에너지 기업에서 석유 및 석탄 제품 구입과 판매 책임자 등을 맡아 일했다. 조직에 매여 정해진 월급을 받으며 예측 가능한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이라고 믿었다. 그러던 그가 무려 일흔여섯 살에 생애 첫 소설인 『짧은 뱀』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당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남몰래 가슴속에 소심하고도 부끄럽게 그러나 강렬하게 품어온 꿈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어디로 가야 목적지가 나올지 고민하며 걷다 넘어지고 일어나 봐야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는 꿈. 어쩌면 청춘은 애초부터 꿈을 꾸는 시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꿈을 꾸기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꿈을 찾기 위해 탐색하고 방황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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