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생쥐 두 마리가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다홍빛 바탕의 표지. 『착해지는 책』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착해지는 책
아이들에게 읽힐 ‘착해지는 책’에는 무엇을 담으면 좋을까요? 친구와 싸우지 않는 방법, 심부름 척척 해내는 방법,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칭찬 듣는 방법 등등. 우리 아이가 바르게 자라는 데 필요한 것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이 책이 선택한 건 보다 근본적인 메시지입니다. 두 손 가득 이 책을 들고 읽을 아이들은 물론이고, 이 작은 책을 덥석 들어 쓱쓱 읽혀 줄 엄마 아빠도 함께 ‘착하게’ 만들어줄 이야기지요.
화가 날 때는 무작정 화를 내는 대신 기분을 말해보세요. 친구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세요. 너무 간지럽게는 안돼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곱씹어볼 문장들이 단편적으로 하나 둘 이어집니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반복해서 읽는 것만으로 벌써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된 기분입니다. 읽다 보면 언젠가는 아무 거리낌 없이 내 옆의 사람을 꼭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지요.
이야기를 만드는 이야기
데이비드 에즈라 스테인은 앞서 국내에 소개된
『아빠 더 읽어주세요』,
『주머니 밖으로 폴짝』에서도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그림에 특유의 색채를 입혀 부모와 아이가 교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어서 국내 독자들과 만나는
『착해지는 책』 또한 읽으면서 종이 밖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책입니다. 정의 내리는 대신 편안하게 열어서 보여주고 책 구석구석에는 과하지 않게 유머러스한 장치들을 섞어 재치 있게 풀어냈습니다.
왜 화가 나도 때리면 안돼요? 이 새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노래를 불러주면 친구가 좋아할까요? 포근하게 안아줄 땐? 답답하지 않게요! 어린 시절 엄마 아빠의 무릎 위에서 만났던 그림책 속 세상을 잊지 못한다는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시간들을 어린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무슨 동물인지 알아맞히는 건 덤이지요.
THE NICE BOOK
이 책의 원제는 THE NICE BOOK입니다. 원제에서 또 한번 반짝합니다. 아무렇지 않게(뚝딱 만들어내진 않았겠지만요) 이런 책을 내고 NICE BOOK이라 이름 붙여버리다니. 말 그대로 nice합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같이 웃는 법을 배우고, 친구를 위로해주고 먹을 걸 나눌 수 있게 되면 아이도 엄마도 아빠도 당신도 나도 모두가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있을 겁니다. 그리고, 사랑은 전하는 거예요. 이 책에서 유일하게 두 번 나오는 문장입니다. “잊지 마세요. 사랑은 전하는 거예요” 라고요.
작은 생쥐 두 마리가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고 있습니다.
작은 우리들의 ‘착해지는 책’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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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해지는 책 데이비드 에즈라 스테인 글, 그림/한별 역 | 현북스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랑하는 마음만 앞서 와락, 꽉 껴안는다면 상대가 불편해질 수 있으니, 포근하게 체온이 전해질 정도로 껴안으라고 착해지는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의 손길로 어루만질 때는 어떻게 어루만지는 것이 좋을까요? 장난스럽게 간질일 수도 있겠지만,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이 상대를 더 기분 좋게 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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