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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랑으로, 더 많은 자유 원해요 - 한지상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나 좀 봐줘. 나 좀 사랑해줘” 결국은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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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 <수퍼스타>의 반응은 뜨겁다. 관객도 평단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기사나 블로그, SNS를 통해 뮤지컬 <수퍼스타> 후기를 살펴보면, 내로라 하는 배우들의 성대를 겨루는 이 무대에서 유독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한유다’ ‘지상유다’로 불리는 배우 한지상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의 이지나 연출가는 이번 무대에 작품의 향방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 작품이 얼마큼 관객에게 어필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이 작품을 계속 한국에서 올릴 수 있을지 없을지 결정된다는 말이다. 제작진은 이 뮤지컬의 장점을 도드라지게 하려고 음악과 캐스팅에 여느 때보다 신경을 썼다.

뮤지컬 <수퍼스타>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7일 전의 이야기를 유다의 관점에서 새롭게 들려주는 방식도 파격적이지만, 무엇보다 고난도의 강렬한 록음악으로 회자되는 뮤지컬이다.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수퍼스타>의 음악은 내가 쓴 곡 중에 가장 어려운 곡”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드림팀은 이렇게 꾸려졌다. 미국에서 수퍼스타만 400여회 이상 공연한 베테랑 마이클 리, 탁월한 미성을 자랑하는 박은태가 지저스를 맡고,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을 이끌어가는 유다 역으로 16년 만에 <수퍼스타> 무대로 돌아온 윤도현, 몽니의 보컬 김신의, 가창력으로는 록커 못지 않은 기량을 뽐내는 한지상이 캐스팅 되었다.

공연 중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 <수퍼스타>의 반응은 뜨겁다. 관객도 평단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기사나 블로그, SNS를 통해 뮤지컬 <수퍼스타> 후기를 살펴보면, 내로라 하는 배우들의 성대를 겨루는 이 무대에서 유독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한유다’ ‘지상유다’로 불리는 배우 한지상이다.





막이 오르면,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유다가 ‘마음속의 천국’(Heaven On Their Minds)을 열창한다. 이 곡은 유다의 대표 넘버이자, 배우의 기량을 한껏 자랑할 수 있는 고난도의 곡이라, 노래 좀 한다는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내는 곡이다. 한지상 역시 이 곡을 통해 뮤지컬 <수퍼스타>를 만나게 됐다.

<수퍼스타>라는 제목만 알고 있었지, 이 뮤지컬은 잘 몰랐어요. 연극영화과, 뮤지컬 학과 학생들 사이에서 노래 좀 한다는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가 ‘Heaven On Their Minds’와 ‘This is the moment’(뮤지컬 <지킬앤 하이드>OST)였다는 건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유다 역에 도전하게 됐어요.”

당시 <넥스트 투 노멀>의 게이브로 열연하고 있던 그는, ‘마음속의 천국’을 녹음해 데모 테이프를 제작사에 보냈다. 그때, 고음의 노래를 무려 두 키나 높게 불러, 제작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일화가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그건 운이었어요. 데모 테이프도 멋대로 녹음해서, 멋대로 돌린 거였어요. ‘마음속의 천국’ MR 음원을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간신히 아주 옛날 음원을 구했는데, 그게 두 키 높은 MR이었어요. 제가 편집해서 녹음한 게 아니고요. 운이 좋았던 거죠.”

그런 행운에, 그의 탁월한 가창력이 더해져 그는 <수퍼스타>에 합류했다. 그가 열연하는 유다는 단순히 가창력을 뽐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섬세한 연기를 필요로 하는 역할이다. 예수를 그토록 존경하고 사랑하면서도, 그를 배신해야 하는 운명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예수의 행보를 쫓으며 사랑과 원망을 쏟아내는 유다를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게 관건이다.

“공연할 때나 연습할 때, 이지나 연출님과 정해놓은 정도의 수위를 지키려고 노력해요.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수치를 맞출 순 없겠지만, 과장되지 않고, 모자라지 않게 노래하려고 하죠. 그래서 목 상태도 늘 간당간당한 것 같아요.”





존경, 갈등, 원망, 후회 등 얼핏 복잡해 보이는 유다의 마음이지만, 지상 유다가 무대 위에 오를 때 품고 있는 마음은 딱 하나다. “사랑” 거기서부터 그는 유다라는 캐릭터를 풀어나간다. “끊임없이 사랑하면 돼요. (예수 역의) 은태 형과 마이클 형을 사랑하고 있다는 전사만 깔려 있으면, 무대 위에서 그들이 주는 대로 받는 거예요. 예수가 저에게 냉정한 눈빛을 날리기도 하고, 자신의 선택 때문에 이런저런 에너지를 던져요.

그런 예수를 보고 있으면, 제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니 슬프고 답답하고, 나 혼자만 그에게서 차단된 것 같은 소외감이 절로 들죠. 예수를 엄청나게 사랑하고 있다는 서브 스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2막 처음에서 예수의 발 밑에 엎드려 한번 그 마음을 터뜨리잖아요. 또 마리아의 노래 ‘이 마음을 어떡하나’를 제가 부를 때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흘러나와요. 그 순간이 유다에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가슴 속에 절절한 사랑은, 예수 역을 맡은 배우 박은태와 마이클 리에게서 찾아 나간다. “그 둘은 객관적으로도 많은 매력을 지닌 사람이에요. 마이클 형과 은태 형은 저와 나이 차이가 크지 않지만, 굉장히 듬직한 형이에요. 제가 아우로서 후배로서 느낄 수 있는 사랑. 그 연장선에 유다의 사랑이 닿아 있어요. 무대 위에서는, ‘오늘 마이클 형이 나를 얼마나 이해해 주나?’ ‘은태 형이 오늘은 나에게 얼마큼 냉정하게 하나?’ 느끼고 리액션하는 거죠.”

유다의 행동이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데는 음악의 역할이 컸다. “음악의 힘이 엄청나요. 반주만 듣고 있어도 유다의 고뇌가 보이고, 코드와 음계에서 외로움과 절박함, 때로는 반항심이 절절히 느껴져요. 음악만 잘 들어도 감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외로움과 절박함, 때로는 반항심. 어떤 이에게는 사랑의 다른 이름. 사랑받지 못하는 이들이 사랑이 빈자리에 취하는 이 감정들이 배우 한지상에게는 낯설지 않다. 그가 연기한 많은 역할이 사랑을 주는 쪽보다, 사랑을 갈구하는 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런 얘기해요. 결핍된 연기를 왜 이렇게 잘하냐.(웃음) 완득이도 그렇고 게이브도 그렇고 사랑이 부족한 캐릭터였죠.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면, 결국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회에서 소외되어 마음 깊숙이 분노를 간직하고 사는 <스위니토드>(2007)의 토비아스, 외로움이 극에 달해,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지낸 <어쌔신>(2009)의 세뮤얼 비크,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함께 사는 가난한 소년 <완득이>(2012), 가족에게 존재를 부정당하는 <넥스트 투 노멀>(2012)의 게이브까지. 극 속에서 연기한 외로운 인물들을 통해, 한지상은 누구에게나 있는 보편적인 아픔을 꺼내려고 했다.

“유다도 그렇고 완득이도 그렇고 ‘나 좀 사랑해줘.’ ‘나 좀 봐줘.’ 얘기하는 거잖아요. ‘당신들이 뭘 알아. 내 아픔을. 이 불쌍한 처지를.' 결국 소통을 원하고 있는데, 다른 작품들도 들여다보면 다 비슷한 거예요. 팬텀도 그렇고, 지킬도 그렇죠. 이해받지 못한다는 고독감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잖아요.

제가 최근에 했던 작품들은 결핍, 소통의 부재가 두드러진 인물들이었는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인물들이 안고 있는 그런 공통점을 안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인물마다 처한 상황, 갈등, 사고방식은 정말 다르죠. 그건 작품마다 연출님을 믿고 따라가는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이지나 연출님이 제시하는 것에 많이 의지하고, 사랑의 결핍을 연출님의 방식으로 풀어나가 보는 거죠. 하지만 궁극적으로 겪는 커다란 아픔과 기쁨은 보편적인 데가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 <넥스트투노멀>(좌), <완득이>의 한 장면

그는 신인 스타들의 등용문이라는 <그리스>(2005)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에게 첫 작품 <그리스>는 절대 녹록하지 않았던 데뷔작이다. “그때 저는 겨우 연극영화과 2년 과정을 밟고 휴학한 연극영화과 학생이었고, 기술적으로 준비가 많이 부족했어요. 곤충으로 치면 애벌레라고 할까요?” 그때 처음 이지나 연출가와 인연을 맺었다. “항상 그 못났던 시절을 기억하면서, 해를 넘길수록 그 때를 벗겨내야겠다. 거듭나야겠다고 생각해요. 그게 이지나 선생님께 보답이 아닐까요?”

<밴디트>(2008)에 이어 다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이어가고 있는 이지나 연출가와의 호흡에 대해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되물었다. “믿음보다 더 큰 표현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저한테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서로 말이 필요 없는 사이죠. 그게 믿음이겠죠.”

<알타보이즈> <대장금> <돈주앙> <어쌔신>까지 부지런히 무대를 활보하던 중에 군에 들어갔고, 전역하고 돌아와 2011년 <넥스트 투 노멀>로 멋지게 무대 위로 복귀했다. 지난해 한지상은 대학로에서 창작 뮤지컬 세 편으로 끊임없이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왔다.

이 쉬지 않는 행보의 동력을 물었더니 그는 “은근히 체력이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과연 킥복싱하고 몸까지 만들면서 <완득이>가 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되더라고요. 체력이 저질은 아니었어요.

제가 쉬지 않고 공연해 온 것 같지만, 지난해 많이 삐그덕거렸어요. <서편제> <환상의 커플> <완득이> 세 작품을 했는데, 사랑받지 못한 <환상의 커플>이 엎어지더니, 연이어 <완득이>가 엎어졌어요. 중도하차 한 거죠. 배우로서 말 그대로 백수가 됐어요. 그런 파도를 겪으면서,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게 느껴요.

이렇게 달리지만 앞으로 또 쉴 때도 있겠죠. 강물에 돛단배 같아요. 노를 안 젓고 있으면, 떠내려가는 상황이에요. 지금은 조금 체력이 됐다고, 조금 큰 노를 젓고 있는 거죠. 많은 사례가 보여주잖아요. 아무리 승승장구하더라도 파도를 만나서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아는 거죠.”





10대 시절, 그는 할 줄 아는 게 공부밖에 없는 평범한 인문계 학생이었다. 흰색 정장을 근사하게 빼입고, 무대 위에서 한껏 매력을 발산하는 유다의 ‘수퍼스타’ 무대를 떠올려보면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고등학생 시절 때 그는 선생님이 이름만 불러도 얼굴이 빨개지는 소년이었단다.

“정말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어요. 공부를 곧잘 해서 미학과에 진학하려고 했는데, 연거푸 실패했어요. 더는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그러면 하고 싶은 걸 해보자. 예술을 해보자고, 이론에서 실기로 돌린 거죠. 그때 터닝 포인트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꿨어요.”

그렇게 시작한 연기생활,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21년간 인문계 학생으로 지냈던 그에게 연극영화과 수업은 그야말로 ‘멘붕’을 유발했다. “엄청난 문화충격이었죠. 자기를 꾸미는 거며, 연기 발표하는 일이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해냈는지 모르겠어요.

언젠가 한번, 큰맘 먹고 동기들 앞에서 울어보고, 내 자신을 깨부숴 봤어요. 그동안 공부도 안되고, 목표도 이루지 못해서 쌓였던 것들을 꺼냈는데, 교수님이 그런 제 감정을 인정해주는 거예요. 나도 할 수 있구나. 연기라는 게 쇼맨십이 아니고, 내 솔직함에서 오는 예술 행위구나. 수업 시간에 확인한 거예요. 그저 외향적이어야 하는 게 아니라, 배우 안에 외향, 내향, 빨주노초파남보 다양한 색깔이 필요한 거구나. 그렇게 배우면서 차츰차츰 배우에 다가가게 된 거죠.”


동료 배우에게까지 부러움을 사는, 타고난 성대가 장착된 것도 이전까지는 몰랐다. “제가 좋은 악기가 될 거라는 것도 나중에 연습하면서야 알게 됐어요. 정말 구슬이 서말인 거예요. 보배가 되려면, 연습이 필수인 거죠.”


뮤지컬 <환상의 커플>(좌), <완득이>의 한 장면

연기에 있어서 한지상은 스스로에게 엄격한 배우다. 그가 이제껏 해온 인터뷰에서도 그는 늘 ‘인내, 자기관리’가 중요하다고 언급해왔다. 그는 배우의 진짜 자유는 훈련과 노력으로 다듬고 만들어진 데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예술의 정의가 뭔가? 연극 영화과 첫 수업 때 배웠어요. 예술의 반대는 자연이래요. 예술이란 자연에 인위를 가한 거예요. 나무가 있으면 흠을 패턴으로 낸 것, 그 인위가 예술인 거죠.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자유분방은 근거 없는 릴랙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을 공감시킬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자연을 분해하고 인위를 가해야 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저를 봐주지 않아요. 보러 오지 않는다는 거죠. 이지나 연출님이 혼을 내고 엄격하게 훈련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가공이 필요해요. 그냥 내버려두는 것, 편해 보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자연이라고 하죠.”


연기에 대해서라면, 그는 사소한 행동에도 명확한 자기 생각이 있었다. 조명이 비추지 않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연기하고, 본능적인 리액션이 인상적이라는 감상에도 그는 논리적으로 설명해나갔다. “연기는 수동적으로 해야 해요. 나는 다 비우고, 상대가 주는 걸 그대로 받는 거죠. 단 캐릭터는 능동적이어야 해요. 한지상은 수동적으로 버티고, 게이브라는 등장인물은 능동적으로 행동해야죠. 머리가 두 개로 돌아가는 거에요. 배우는 갖춰야 할 것도 많고, 생각해야 할 것도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달변에 내심 감탄하자, 그는 “공부할 때는 잘했다니까요.”라며 웃는다. 수업시간에 배운 연기 이론이라든지, 연출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아하니, 공부할 때만큼은 모범생 과가 틀림없다. 그렇다면 실제 생활에서는 어떨까? “무대 뒤에서는……. 예술보다 자연에 가깝죠.(웃음) 노는 일 앞에서는 며칠 밤도 샐 수 있을 만큼 노는 것 좋아하고, 관심 없는 것에는 게을러요. 자기 관리 하면서 저를 배우로 꽉 붙잡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에요.(웃음)”





그의 무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가 점점 큰 극장에서 연기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어느 무대든 그의 등장이 눈에 띄고, 그의 존재감이 극 속에서 커지고 있다.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게 체감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저는 좀 단순해요. 관객들은 비싼 돈을 내고, 긴 시간을 투자해서 공연을 보러 오잖아요. 그렇다면 정말 돈 아깝다,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고 싶어요. 하루 열심히 일하고 퇴근해서 쉬려고 놀려고 오는 거니까, 이 공연에 투자한 그들의 가치가 아깝지 않게 하고 싶어요. 그러면 얼마나 잘해야 할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정신이 바짝 들어요. 정말 ‘돈 아깝다’는 말 들으면 억장이 무너지죠.”

돈도 시간도 아깝지 않은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그는 기꺼이 인내와 노력에 시간을 쏟는다. 자신을 보러 오는 관객을 위한 일이지만, 동시에 스스로 무대 위에서 누릴 자유를 위해서다.

“어떤 역할이든 제가 자유로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유를 더 원해요. 그래서 이제까지 제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작품 선택을 해왔어요. <완득이>를 정말 좋아했고요. 이지나 연출님도 정말 좋아요. 이지나 연출님은 원하는 게 있으면, 저더러 만들어오라고 해요. 물론 다 받아주진 않지만 어떤 의견들은 작품 속에 반영해주세요. 유다가 부르는 마리아의 노래 ‘이 맘을 어찌하나’(I Don't Know How to Love him)’를 부르잖아요. 그 가사에도 어떤 것들이 표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나눴어요.”

6월 9일까지 잠실 샤롯데 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무대에서 당신은 ‘자유로운’ 배우 한지상을 만날 수 있다. “이제는 놀 줄도 알고 예전보다 더 자유로워졌어요. 앞으로 30년, 40년 후에도 자유로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자유란 물론 “아름답게 디자인된 자유. 장인정신으로 가공된, 약속된 자유”다. 조금 더 넓어질, 그의 다음 무대가 궁금해진다. 자기 안에 다른 도구를 꺼내서 다듬는데 누구보다 부지런히 노력하는 배우니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그는 조금 더 높은 음의 노래를 불렀다. 그의 지상(地上)은 그만큼 더 넓어졌고, 그는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그의 돛단배는 지금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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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연답게 잘, 헤쳐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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