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손석희의 선택은 마지막 승부수?

“고민해왔던 것을 풀어낼 수 있는 여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명쾌하게 답이 안 나오는 몇 가지 질문이 머리를 맴돈다. 종편으로 가고 안 가고가, 공정함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종이인가? 종편으로 회사를 바꾼 손석희에게 유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유감이 손석희에게 정당한 것인가? 저 동네는 나쁜 곳이니, 저 동네로 가면 넌 아웃이야, 라는 시선만큼 폭력적인 것이 또 있을까. “고민해왔던 것을 풀어낼 수 있는 여지”에 손석희는 언론인으로서의 마지막 승부수를 둔 것은 아닐까? 가수든, 배우든, 소설가든, 기자든, 앵커든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은 결국 과거의 명성이 아니라 지금의 결과물로 평가 받는다. 언론인 손석희의 새로운 지금을 차분히 지켜볼 생각이다.



2005년 3월 백지연 앵커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언론인으로서 가장 큰 소망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백지연 앵커는 “내 입을 통해 나오는 뉴스는 믿을 수 있다,라는 신뢰감을 국민에게 주는 거”라고 대답했다. 백지연 앵커의 이 소망을 이미 이룬 대한민국 언론인으로 손석희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를 꼽는데 이견이 있을 사람은 없을 듯 하다. MBC 100분 토론과 MBC 라디오 표준 FM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통해 그가 준 이미지는 바로 공정함, 깨끗함이었으니까. 2004년 본인의 라디오프로그램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제 살리기에 대해 질문하자 박근혜 당시 한나다랑 대표가 “지금 저하고 싸움하시는 거예요?”라고 응대한 일화, 2001년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을 비하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그녀의 논리를 철저하게 반박한 후 “한국인이면 몰라도 프랑스, 미국인이라면 결코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브리지트 바르도의 강변을 통해서 “그녀가 동물애호가라기보다, 차라리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라며 전국민에게 통쾌함을 선물했던 일화가 그의 공정함과 깨끗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문 보다는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이 곳에서 손석희 교수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는 그리고 거의 유일한 믿을 수 있는 언론인이었고 그런 이유로 대중들은 그의 프로그램에게 마치 언론의 성지처럼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싶은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이런 손석희였기 때문에, 13년 동안 진행한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5월 10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하고, 5월 13일부터 JTBC 보도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그의 선택에 대하여 지금 대한민국 여론이 술렁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왜? JTBC는 공영방송이 아니라 중앙일보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종편(종합편성채널)이기 때문. 종편은 뉴스 보도를 비롯하여 드라마ㆍ교양ㆍ오락ㆍ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편성하여 방송할 수 있는 채널을 말한다. 모든 장르를 편성한다는 점에서는 지상파와 차이점이 없으나 케이블TV(유선텔레비전)나 위성TV를 통해서만 송출하기 때문에 여기에 가입한 가구만 시청할 수 있다. 또 하루 19시간으로 방송 시간을 제한 받는 지상파와는 달리 24시간 종일 방송을 할 수 있고, 중간광고도 허용되는 차이점이 있다. 2009년 7월 22일 국회에서 통과된 방송법ㆍ신문법ㆍ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 등 미디어 관련 법에 따라 신문사와 대기업이 종합편성채널의 지분을 30%까지 소유할 수 있고, IPTV는 49%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종편이 왜 문제냐고? 필자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 주인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하는 것에 제약이 있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JTBC의 주인은 삼성이다. 즉 JTBC에서 다루어지는 모든 방송이 누군가의 이익을 향하여 만들어지지는 않겠지만, 또 어떤 방송은 지상파 방송보다 더 재미있고 유익한 것도 있겠지만, 분명히 넘으면 안 되는 선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 깨끗한, 어디에 치우침이 없고, 공정한 이미지의 손석희가 그 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번 선택을 했는가가 궁금한 것이다.

손석희는 5월 10일 마지막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랜 고민 끝에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결론 내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시선집중>도 새로운 출발을 해야할 때다. 그것이 제가 이 시점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의 선택에 반론이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고민해왔던 것을 풀어낼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면 감사하겠다.”

문득 생각해본다. 명쾌하게 답이 안 나오는 몇 가지 질문이 머리를 맴돈다. 종편으로 가고 안 가고가, 공정함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종이인가? 종편으로 회사를 바꾼 손석희에게 유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유감이 손석희에게 정당한 것인가? 저 동네는 나쁜 곳이니, 저 동네로 가면 넌 아웃이야, 라는 시선만큼 폭력적인 것이 또 있을까. “고민해왔던 것을 풀어낼 수 있는 여지”에 손석희는 언론인으로서의 마지막 승부수를 둔 것은 아닐까? 가수든, 배우든, 소설가든, 기자든, 앵커든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은 결국 과거의 명성이 아니라 지금의 결과물로 평가 받는다. 언론인 손석희의 새로운 지금을 차분히 지켜볼 생각이다.



img_book_bot.jpg

손석희 스타일 진희정 저 | 토네이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대학생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 1위, 시민단체와 전문가 그룹이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 대한민국 방송대상 ‘아나운서 대상’ 수상… 우리 시대를 상징하는 가장 매력적인 아이콘, 손석희. 이 책은 손석희라는 인물과 그의 스타일에 대하여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다. 상대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화술, 매너, 패션, 자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철학 등 손석희의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진실하게 전하는 이 책을 통해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삶과 성공의 대원칙들을 점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6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정희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손석희 스타일

<진희정> 저10,800원(10% + 5%)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대학생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 1위, 시민단체와 전문가 그룹이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 대한민국 방송대상 ‘아나운서 대상’ 수상… 우리 시대를 상징하는 가장 매력적인 아이콘, 손석희. 이 책은 20여 년에 걸친 세월 동안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던 손석희라는 인물과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사진으로 복원된 우리 근대사

타이완 출신 쉬충마오 선생이 수집한 조선과 일제강점기 희귀 사진 390여 장. 많은 자료를 비교해 컬러로 복원된 국내 최초 공개되는 희귀 사진으로, 당시 시대상과 문화를 볼 수 있는 소중한 사료이다. 근대사의 여정에서 우리 민족이 겪은 기쁨과 슬픔 역시 생생하게 복원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일단, 달려보세요!

구독자 수 16만 <마라닉 TV> 운영자 해피러너 올레 이재진의 첫 책. 변화를 마주하는 시점에 만난 달리기로 달라진 삶의 여정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속도의 강박을 버리고 나에게 맞는 즐거운 달리기를 권하는 저자는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오늘도 말한다. 일단, 달려보세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번째 작품

발표하자마자 압도적인 걸작이란 호평을 거머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자 5년 만에 선보이는 〈라플라스 시리즈〉 세 번째 작품. 경찰 추리 서사로 시작해, 소년 성장과 SF 세계로 이어지면서 게이고표 소설의 정점을 보여준다. 미스터리를 통해 AI와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하는 소설.

같은 말도 서로에게 더 다정하게

예쁜 말에는 삶의 순간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이 담겨있어요. 그리고 서로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말로 더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말에 담긴 다정한 마음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서로의 관계를 가꾸는 힘을 키워줍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