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를 만드는 비법, 엄마의 정보력
도대체 그 학원은 어떻게 가르치길래…
엄마들이 경험한 정보는 생각만큼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직접 부딪히며 정보를 알아보고 문의도 해가면서 얻은 정보를 점검해봐야 한다. 옆집 아줌마의 ‘~하더라’식 정보는 판단 오류에 큰 영향을 준다.
강남에 살면서 아이가 좀 더 좋은 학원에서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보를 좀 안다는 엄마의 조언으로 학원가를 돌다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수학학원에서는 선행을 어디까지 했는지 묻고 학원 스케줄을 보여주면서 들어갈 만한 반이 있는지 묻는다. 제 학년 진도에서 6개월 정도 선행하는 우리 아이는 들어갈 반이 없다. 성적 좋은 아이들이 다닌다는 유명 학원은 진도가 너무 빨라 정 그 학원을 다니고 싶으면 개인 과외를 해서라도 진도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한숨만 쉬다가 진도를 맞춰서라도 오겠다고 해보지만 다음에 다시 등록하려고 하면 그 학원의 아이들은 더 많은 진도를 나갔기 때문에 또다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아이가 꼭 들어가고 싶다는 각오로 열심히 공부한다 하더라도 원장님이 직접 수업하는 반에 들어가기란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따로 보충수업을 받고 방학 때 서로 다른 수학 진도를 연달아 배우는 묘수를 써도 성공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한 과목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상황인 만큼 더더욱 힘들다.
도대체 그 학원의 그 반에는 어떤 아이들이 다니는지도 궁금하고 언제부터 시작했기에 이 정도로 진도를 나갔는지 화가 나기도 하지만, 미리 이런 정보를 수집하고 준비를 시켜 그 학원에 입학시킨 엄마들의 뛰어난 정보력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결국 수학은 천천히 만회하기로 하고 영어학원이라도 알아봐야겠다며 돌아다니다 보면 이 또한 막막한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영어학원에서는 공인인증점수를 가지고 있는지 묻는다. 그렇지 않다면 학원 입학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얼핏 봐도 합격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은 눈치다.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과학학원, 국어학원에 가봐도 상황은 비슷비슷하다는 걸 깨달을 뿐이다. 이쯤 되면 내가 미리 정보를 챙기지 못해 아이를 좋은 학원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한편 저렇게 앞서 가고 있는 아이들과 벌어지게 될 실력 차이에 걱정도 된다.
그런데 이 학원 저 학원을 ‘순례’하며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만 접하고 마음이 흔들리다 보면 대개 엄마들이 놓치는 것이 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한 발 늦었다면 어떤 것부터 바로 잡아야 하는지, 어디에서 무엇을 교육시켜야 할지 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되는 때가 빠른 때라는 말을 믿고 침착하게 아이의 교육 스케줄을 세워보는 것이 아이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강남엄마의 정보력 1. 조직의 힘을 활용한다!
엄마의 정보력은 ‘네트워크’ 다시 말해 ‘조직’에서 나온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강남엄마들은 억지로 시간을 내서라도 모임에 참석하고 학부모회 활동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굳이 그런 모임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이가 전해주는 학교나 학원의 이야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반모임에 참석해 10분만 앉아 있으면 지난 시험에서 누가 1등을 했고 떠오르는 다크호스는 누구인지 깔끔하게 정리된다. 그래서 나 역시 한 달에 한 번씩 개최되는 이 모임에는 꼭 참석하기 위해 노력한다. 남자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시시콜콜한 학교생활에 대해 얼마나 말을 아끼는지 잘 알 것이다. 육아와 교육 정보가 생명처럼 취급되는 강남에서도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로부터 정보를 듣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얘기만, 그것도 가장 간단하게 전하는 아이에게서 듣기에는 무언가 부족하고 아쉽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아이가 시험을 잘 봤다고 큰소리쳤는데 막상 성적표를 받아보니 점수는 그와 정반대였다. 아이는 선생님이 문제가 쉬웠다며 감점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는 통에 자신이 손해를 봤다고 했고 다른 아이들의 사정도 매한가지라고 했다. 그런데 모임에 나갔더니 당장 딴 세상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선생님은 시험 전에 미리 감점을 받게 될 내용을 공지했고 꼼꼼하게 챙기는 녀석들은 감점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교실에서도 이렇게 다른 얘기가 나온다.
나는 모임에 참석해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면 집에 가서 물어볼 말들을 정리해둔다.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반모임에서는 시험 감점 지침이 미리 공지되었다고 하던데 알고 있었는지 체크하고 아이에게 제대로 챙기지 못한 이유를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어떻게 할 것인지 다짐까지 받는 일련의 상황을 아이들이 좋아할 이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엄마들의 모임이 있는 날은 아이들도 아침부터 몸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의 눈치부터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학교에서 잘한 일이 있었다며 일단 엄마의 마음을 좀 풀어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면 핵폭탄급 태풍도 산들바람으로 바꿀 수 있다.
반모임에 참석해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단연 돋보이는 사람은 1등 아이의 엄마다. 아이가 1등이면 엄마도 대개 1등 대우를 받는데 이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아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노고와 정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들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임에서는 1등 엄마의 옆에 앉는 것도 은근한 눈치가 필요하다. 평소에 친한 관계가 아니라 바짝 붙어 앉기가 불편하더라도 최소한 그 엄마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는 자리를 잡아야 한다. 자신의 속내를 너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얻고 싶은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엄마의 능력 중 중요한 덕목이다. 1등 엄마들은 가장 예민한 정보를 제외하고는 대개 개방적으로 공유하는 편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엄마라 하더라도 알려주는 정보가 너무 없으면 금방 인기가 시들해지고 야박하다는 평을 듣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이가 성적만 좋다고 학급 회장이나 전교 회장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보다 리더십이 있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판을 받는 아이들이 더 높게 평가된다. 따라서 아이들도 인심 잃을 일은 하지 않으며 엄마 또한 공유해도 되는 정보는 다른 엄마들에게 흔쾌히 알려준다. 심지어 기본 정보조차 모르는 엄마들도 있어 가벼운 정보에도 고맙다고 생각한다. 엄마들의 모임은 아이들이 등교하고 집안 정리가 끝나는 오전 11시경쯤 시작돼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까지 진행된다. 모임 장소는 집에서 가까운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분위기 좋고 가격도 무난한 근교 음식점이 될 때도 있다. 엄마들의 모임 종류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거의 매일 만나 가정의 대소사까지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절친한 엄마들의 모임, 반모임, 학부모회나 녹색어머니회, 샤프론 같은 학교 봉사활동 학부모 모임, 학원 엄마들의 모임, 아이나 부모 동창들의 모임 등이 있다. 특별히 자주 보는 사이가 아니면 모임의 횟수는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정도이다.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동네 아줌마들이 교육시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가 못마땅할 때는 위로도 해주고 대안도 같이 연구하고, 각자가 최근에 얻은 정보도 공유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엄마들이 모임에서 주고받는 정보 중 공부 이외의 것들은 주로 학급에서 일어난 일이나 학교 행사에 관한 것이다. 학급에서 어떤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는지, 학급 수업 분위기는 어떤지, 과목별 선생님들은 어떤지,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을 잘 관리해주는지, 우리 아이 반의 수준은 다른 반에 비해 나은지 등등에 각자가 알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각자 아이들이 전해준 이야기와 다른 아이들이 한 얘기를 묶어서 정리해보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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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라는 브랜드를 지닌 최고의 에듀 서포터. 성균관대 생물학과와 사회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후 1994년 미디어서비스코리아의 연구원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MBC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담당 연구원으로 커리어우먼의 길을 걷던 그녀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아이의 교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후 함께 공부하는 엄마이자, 교육 상담가로서의 길을 선택했으며 그 결과 전국 엄마들과 교사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교육 컨설턴트로 손꼽히고 있다. 도서관, 관공서, 기업체, 교육기관 등의 요청으로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아이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강남엄마》, 《강남엄마의 영어 교육 바이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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