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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한 편의 단순하고 위대한 우화
[어린 왕자 탄생 70주년 특집] 어린이와 어른
『어린 왕자』에는 어린 시절에서 성년의 세계로의 불가피한 이행으로 인하여 어린 시절의 숭고함이 파괴되는 데 대한 회한의 흔적이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인간의 대지』의 마지막 몇 페이지의 일화는 1935년 『파리 수아르』에 기고한 글의 내용을 손질하여 붙인 것으로 어린이의 그 순수하고 숭고한 자질이 생텍쥐페리에게 있어서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감동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생텍쥐페리가 어린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을 몹시 좋아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막내 여동생 가브리엘의 아이들인 아게 성의 조카들과 여러 시간 동안을 즐겁게 보내곤 했다. 재미나는 이야기를 해주거나 자장가를 불러서 그들을 재우곤 했고 카드 마술이나 서양장기 놀이로 그들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결혼식 때 들러리 역할을 했던 조카딸 미레이유 다게는, 그녀가 넘어져 다쳤을 때 그가 얼마나 정답게 자기를 품에 안고 애무하며 달래주었는지를 오래 기억했다. 그는 아게 성에서 파푸라는 별명으로 어린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스위스 프리부르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생 프랑수아의 죽음은 어린 시절에 입은 깊은 내상으로 생텍스의 허무적이고 운명론적인 기질의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누이동생 가브리엘의 아이인 멜쉬오르의 죽음 또한 그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남방 우편기』와 『야간비행』에는 어린아이의 치명적인 병에 대한 긴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는 대상과의 관계가 간접화되는 어른의 세계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린 왕자』에는 어린 시절에서 성년의 세계로의 불가피한 이행으로 인하여 어린 시절의 숭고함이 파괴되는 데 대한 회한의 흔적이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인간의 대지』의 마지막 몇 페이지의 일화는 1935년 『파리 수아르』에 기고한 글의 내용을 손질하여 붙인 것으로 어린이의 그 순수하고 숭고한 자질이 생텍쥐페리에게 있어서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감동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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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1942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뛰어난 안목과 유려한 문체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 왔으며,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에서 3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정치한 문장과 깊이 있는 분석으로 탁월한 평론을 선보인 전 방위 문학인으로,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된 바 있다.
저서로는 『지중해, 내 푸른 영혼』 『문학 상상력의 연구―알베르 카뮈의 문학세계』 『프로베르여 안녕』 『예술의 성』 『프랑스문학 산책』 『공간에 관한 노트』 『바람을 담는 집』 『소설의 꽃과 뿌리』 『발자크와 플로베르』 『행복의 충격』 『미당 서정주 시선집』 『예감』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흔적』 『알제리 기행』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알베르 카뮈 전집(전20권)』『알베르 카뮈를 찾아서』 『프랑스 현대시사』 『섬』 『청춘시절』 『프랑스 현대비평의 이해』 『오늘의 프랑스 철학사상』 『노란 곱추』 『침묵』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팔월의 일요일들』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짧은 글 긴 침묵』 『마담 보바리』 『예찬』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최초의 인간』 『물거울』 『걷기예찬』 『뒷모습』 『내가 사랑했던 개, 율리시즈』 『이별잦은 시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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