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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영역 - 남자는 ‘몸’, 여자는 ‘마음’

참을 수 없는 질투, 남녀의 차이! 그 남자, 그 여자의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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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질투의 영역은 상대적일 뿐 절대적이지 않다. 남자라고 자신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오빠, 잘생겼어요’라고 말하는 것에 기분이 좋을 리 있겠는가. 또한 여자도 자신의 남자가 다른 여자와 팔짱을 끼는 것에 유쾌할 리 없다. 다만, 그 질투가 치명적일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 여자의 질투

진혁 씨와 효민 씨는 늦은 밤 백사장에 앉아 진실 게임을 했다. 효민 씨는 여태까지 사귀면서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한 적이 없느냐고 질문했다. 진혁 씨는 군 생활 중 선임의 강요로 술을 마시고 집창촌에 간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효민 씨는 선임의 강요라는 핑계가 구차하게 느껴졌고 이해되지도 않았지만, 솔직하게 말한 것에 용서하기로 했다. 일주일간 괴로웠지만, 이내 다시 진혁 씨를 온전히 믿게 되었다.

하지만 우연히 진혁 씨의 휴대폰 메시지를 본 효민 씨는 모든 믿음을 잃게 됐다. 진혁 씨가 다른 여자에게 “보고 싶다. 사랑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이다. 효민 씨는 그 문자를 보고 단칼에 이별을 고했다.

‘마음 없는 섹스’를 한 것은 용서할 수 있었지만, 사랑하고 보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문자’는 용서할 수 없었다. 진혁 씨는 뒤늦게 진심이 아닌 말이었다고 나에게는 너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효민 씨는 “이제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차갑게 말하며 돌아섰다.

그 남자의 질투

영화 <클로저>에서 안나(줄리아 로버츠)는 댄(주드 로)을 위해 남편 래리와 이혼하려고 한다. 하지만 래리는 안나에게 매달리며 한 번만 함께 섹스하면 놓아주겠다고 한다. 안나는 그 제안에 응하고, 래리와 마지막 섹스를 하고 이혼 서류를 받아낸다.

댄은 안나가 이혼 서류를 받아온 것에 기뻐하지만, 그 사실을 눈치채고 상심에 빠진다. 안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위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는 “차라리 그놈과 자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지 그랬냐”라며 안나를 다그친다. 비겁한 짓을 한 것이라고 꾸짖으며, “래리와 뒹구는 것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며 그녀를 몰아붙인다. 설령 그 섹스가 이혼 서류를 받기 위한, 다시 말해 ‘댄을 위한 섹스’였을지라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남자의 질투와 여자의 질투는 다르다
누구를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질투하는지 알아야 한다

몸과 마음, 서로 다른 질투의 영역

2006년 MBC 스페셜 일처일부 전편 <속거나 속이거나>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두 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각자의 배우자가 외도를 저질렀다고 가정하고 맥박의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이었다. 이 실험에서는 두 가지 상상을 요구했다. 첫 번째는 배우자가 다른 이와 ‘성관계’를 맺는다는 상상, 두 번째는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사랑한다는 말과 같은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는 상상.

결과는 흥미로웠다. 남자는 배우자가 다른 이와 ‘성관계’를 맺는다는 첫 번째 상상을 할 때 맥박의 변화가 급격했다. 반면, 여자는 배우자가 다른 이성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같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두 번째 상상을 할 때 맥박이 빨라졌다.

남자는 여자의 ‘성적 외도’에 민감하고, 여자는 남자의 ‘정서적 배신’에 더욱 예민하다는 결과인 셈이다. 실제로 효민 씨는 진혁 씨의 성적 외도는 용서할 수 있었지만, 다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정서적 배신, 즉 마음의 교감은 용서할 수 없었다. 댄은 아무리 자신을 위한 일이라도 안나의 마지막 섹스를 이해하지 못했다. 안나가 몸을 래리에게 바쳤다는 느낌 때문에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

이처럼 남녀는 질투의 영역에도 차이가 있다. 남자는 ‘몸’이 중요하고, 여자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의 연인이 다른 이성과 사소한 스킨십이라도 함께하는 것은 봐줄 수 없다. 반대로 여자는 자신의 연인이 다른 이성과 달콤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참을 수 없다.

물론 어디까지나 질투의 영역은 상대적일 뿐 절대적이지 않다. 남자라고 자신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오빠, 잘생겼어요’라고 말하는 것에 기분이 좋을 리 있겠는가. 또한 여자도 자신의 남자가 다른 여자와 팔짱을 끼는 것에 유쾌할 리 없다. 다만, 그 질투가 치명적일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질투는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인정하기 싫은 보통의 감정

여자는 남자의 질투를 애정의 척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남자가 질투하지 않는 것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가령, 여자가 클럽에 가겠다고 했을 때 구속하는 것보다 더 싫은 것은 ‘클럽에 가든, 안 가든 개의치 않는 것’이다. 질투는 앞서 말한 사랑의 검증에 가장 확실한 지표다.

또한 관심과 구속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아무리 쿨한 성격이라도 가끔은 상대를 구속할 필요가 있다. 단, 구속할 때 중요한 원리가 있는데 바로 상호주의다. 상호주의란 외국인에게 자기 나라의 사람과 똑같은 권리를 줄 것을 조건으로 하는 외교 용어다.

다시 말해, 본인은 클럽에 개의치 않고 가면서 상대방에게만 가지 말라고 한다면 관심이 아니라, 소유를 위한 구속이다. ‘나는 되는데, 너는 안 돼’가 대표적으로 상호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질투가 애정 어린 관심이 이기적인 구속인지 가늠하려면 바로 이 상호주의를 따져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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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팠던 날 심이준 저 | 라이온북스
아픔은 사랑의 크기와 비례한다. 아파보았다면 우리는 다시 사랑할 자격이 있다. 사랑이 아팠던 날은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날을 약속할 것이다. 이 책은 공식화된 연애 지식이 아니라 보다 어른스러운 사랑을 위한 연애 이야기, 그 사람을 오래 지킬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꺼내려 한다. 내 연애는 왜 늘 실패하는지, 왜 그 사람은 나의 짝이 아니었는지, 내 사랑은 무엇이 문제인지 남녀 심리를 이용해 깊이 있게 풀어내고 있다. 먼저 다쳐보고 넘어진 경험과 이야기들이 처방전이 되어 당신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다시 시작될, 당신의 진짜 연애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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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심이준

연애 카운셀러이자, 감정공유자. 온라인 커뮤니티 <사랑연구소>의 연구소장 겸 대표. 그는 인간은 잘 보고, 잘 먹고, 잘 말하지만 정작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부족한 현대인의 슬픔을 감싸고 싶어, 말하지 못했던 연애 문제들과 사랑 이야기를 털어놓는 ‘비밀 쓰레기통’이 되겠다고 자처하며 2006년 <사랑연구소>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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