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과거, 말해야 해? 말아야 해?
현재의 사랑을 위해서 꼭 필요한 가이드라인은…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 마음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고 완벽하게 사랑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과거를 말하려는 상대방이 있다면, 그것을 알아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하라. 대신 당신의 ‘현재’를 알려달라고 말하라.
나의 과거를 들어줘
연인 간에 알아서 좋을 것이 있고 몰라서 좋을 것이 있다. ‘현재’는 알면 알수록 좋다. 가령, 오늘 회의로 바쁘다고 미리 말해주면 불필요한 의심을 차단할 수 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주 표현하면 지금의 관계는 더욱 튼튼해진다.
반면 ‘과거’는 모르는 게 좋다. 알면 피곤해진다. 생각나서 상상하게 되고, 상상하게 돼서 집착하게 된다. 연인의 과거에 관대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겉으로는 웃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정작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을 확률이 높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애정남에서 정한 기준도 있다. 27세 미만은 과거가 ‘없다’고 말하고, 27세 이상은 없다고 말하면 이상하기 때문에 ‘최악의 1명’만 말하자. 자, 딱 정한 거다. 현재의 사랑을 위해서 꼭 필요한 기준이자, 현명한 가이드라인이다.
내 여자친구의 과거
전형적인 교회오빠 규혁 씨. 그는 교회에서 첫눈에 반한 민지 씨를 3년간 줄곧 쫓아다녔다. 민지 씨는 규혁 씨의 한결같음에 ‘나를 이렇게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비록 잘생긴 외모도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었지만, 믿음을 갖게 되었고 고백을 받아주었다.
규혁 씨는 온 세상을 가진 것처럼 기뻐했다.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한 어여쁜 그녀가 고백을 받아줬다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 날아갈 듯이 행복했다. 두 사람은 아무런 문제 없이 만남을 이어갔다. 교제한 지 100일 즈음, 술자리에서 규혁 씨는 민지 씨에게 물었다.
“이렇게 사귈 거면서 왜 3년간 거절했어? 혹시 다른 사람 만나고 있었던 거 아니야?”
일종의 귀여운 투정이었다. 하지만 민지 씨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교회에서 동갑내기 진수 씨와 비밀 연애를 했던 것을 밝혀야 할지 순간 갈등했다. 그러나 갈등도 잠시, 민지 씨는 규혁 씨의 사랑을 믿고 그 사실을 털어놓았다. 규혁 씨는 당황했고 민지 씨는 그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당황했다.
규혁 씨는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교회에서 진수 씨를 볼 때마다 괴로웠다. ‘여자친구의 과거’ 때문에 알 수 없는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민지 씨를 바라보는 눈빛은 사랑스러움에서 원망과 서운함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사실대로 말한 것을 후회했고, 그도 자신이 물어봤던 것을 후회했다.
| |||||||||||||
연애 카운셀러이자, 감정공유자. 온라인 커뮤니티 <사랑연구소>의 연구소장 겸 대표. 그는 인간은 잘 보고, 잘 먹고, 잘 말하지만 정작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부족한 현대인의 슬픔을 감싸고 싶어, 말하지 못했던 연애 문제들과 사랑 이야기를 털어놓는 ‘비밀 쓰레기통’이 되겠다고 자처하며 2006년 <사랑연구소>를 설립했다.
11,520원(10% + 5%)
11,520원(10% + 5%)
13,500원(10% + 5%)
11,700원(1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