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천재들은 사랑하는 방식도 파격적 - ‘사랑의 대가는 거세’
천재들의 사랑은 1%가 다르다 영혼의 지적 대화에서 몸의 대화로 이어져 지적 권위 앞에서 사랑을 불태운 여인들과 뜨거운 사랑에 자극받는 거장들
지성사에 획을 그은 거장들 중에는 그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연애담을 가진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의 사랑은 나이와 인종, 심지어 성별을 뛰어넘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들이 가진 유명세만큼이나 세간의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 중에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 결혼일 것이다.
지성사에 획을 그은 거장들 중에는 그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연애담을 가진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의 사랑은 나이와 인종, 심지어 성별을 뛰어넘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들이 가진 유명세만큼이나 세간의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 중에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 결혼일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전후 세계에서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가장 대중적인 슈퍼스타 철학자였다. 그의 이름은 실존주의와 동의어처럼 취급되어왔으며, 그의 저서인 『존재와 무』는 실존주의의 경전처럼 여겨졌다. 그는 소설가로도 이름을 날렸으며, 노벨문학상을 거부하고 68혁명 등 현실문제에 과감하게 참여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또한 프랑스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의 거장이며, 페미니즘의 대모가 된 여자다. 그녀의 소설 또한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그녀의 대표작 『제2의 성』은 오늘날까지도 페미니즘의 경전으로 손꼽히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철학 교수 자격시험을 치루면서 시작되었다. 키 158㎝의 못생긴 남자 사르트르는 보름 동안 젊고 아름다운 보부아르와 함께 자격시험을 치렀다. 이 시험에서 사르트르는 수석을, 보부아르는 차석이면서 최연소 합격자가 된다.
“당신은 합격했소. 그러니 이제 당신은 나의 것이오.”
교수 자격을 얻은 날 소르본 대학 교정에서 사르트르가 그녀에게 한 말이다. 사르트르는 시험 과정에서 이미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고, 그녀 또한 사르트르를 자신의 이상적인 남자로 생각하게 된다. 사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보부아르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여자이기에 사르트르를 수석으로 선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에게 반한 순간을 ‘뤽상부르공원 분수 앞에서, 세 시간에 걸친 논박이 나의 패배로 끝났을 때’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에게는 지적인 남자가 이상향이었으며, 실제 사르트르는 죽을 때까지 그녀의 사상에 있어서도 근원적 역할을 했다.
사르트르는 군입대 직전 그녀에게 청혼했지만 거절당하고, 이후 계약 결혼을 제안하면서 본격적인 연인 관계로 접어들었다. 그들의 계약 연애는 이제까지 보아왔던 그 어떤 연애와는 다른 것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소유했지만, 동시에 각자의 성생활을 허락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에게 거짓말하거나 속이지 말자고 약속하고 자신의 일이나 경험들은 물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행위까지도 솔직히 터놓자고 약속했다. 그들의 이 이상한 결혼은 사르트르가 죽는 날까지 51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들은 서로를 끊임없이 신뢰하고, 서로의 원고를 모두 검토해주었다. 동시에 각자 다른 많은 연인들을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 특히 사르트르의 연애 행각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으며, 보부아르의 동성 애인인 올가에게도 연정을 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올가의 동생인 완다, 보부아르의 제자인 비앙카, 러시아 출신 나타샤 등과도 관계를 맺었다. 보부아르도 이에 질세라 동성 연애는 물론 사르트르의 제자였던 보스트와 관계를 맺기도 하고, 미국 작가 넬슨 알그렌과 17년 동안 밀회를 즐기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서로를 신뢰하고 허용할 뿐, 질투와 분노의 감정은 없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성을 앞세웠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는 남녀였고, 종종 질투와 위기가 따르곤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두 사람을 튼튼하게 묶어주는 대화와 지적 교감이 있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대화했고 지식을 교환했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에게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을 용인하면서도 ‘그의 지적 반려자’ 자리는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사르트르 또한 보부아르를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귀’라고 생각했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죽음을 ‘다시는 내게 말을 걸지 않는 것’이라 정의했을 정도다.
그들의 지적 교감은 세상을 똑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게도 했다. 다음과 같은 보부아르의 말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들은 같은 도구, 같은 체계, 같은 열쇠를 사용했다. 때때로 한 사람이 시작한 문장을 다른 사람이 끝맺기도 했다. 누군가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우리들은 똑같은 답을 할 때도 있었다.”
그들은 열망도 같았다. 그들은 사회 속에서 스스로를 실험하고자 했다. 자신들이 내세웠던 자유, 존재, 실존의 문제, 페미니즘 등을 끝없이 토론하고 또 경험을 통해 검증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 |||||||||||||
인문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초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그동안의 많은 교양 입문서는 대부분 한 분야의 지식에만 치우치거나, 단순한 용어 설명과 흥밋거리만을 나열하기에 바빴다. 이런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에는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철학, 글로벌 이슈 등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인문 교양의 핵심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소개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인문 지식들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관련태그: 사르트르, 보부아르, 하이데거, 한나 아렌트, 아벨라르두스, 엘로이즈, 지젝
학창 시절에는 실존주의와 니체를, 사회복지 분야를 전공하면서부터는 심리 치료와 사회학에 빠져 주로 시간을 보냈다. 사회학 방법론을 고민하면서 현대 철학에까지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는 눈뜨면 매일 30분 이상 책을 읽었던 시간들이 쌓여 출판기획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인문 분야에서는 『진화론의 유혹』 『뇌, 생각의 한계』 『궁정론』 『중국 지식인들과 정체성』 등을 기획 출판했다. 또 청소년 도서 〈강력추천 세계 교양 지도 시리즈〉를 기획, 그중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지도』는 인문 교양 분야의 베스트셀러가 되어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밖에 기획한 책으로는 『우리 아이의 인생을 위한 첫 번째 수업』 『평범한 아버지들의 위대한 자녀교육』 등이 있다.
10,800원(10% + 5%)
25,200원(10% + 0%)
22,320원(10% + 0%)
13,410원(10% + 5%)
14,400원(10% + 5%)
16,200원(10% + 1%)
14,400원(1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