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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하고 싶어서 회사를 차린다?

과시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네 가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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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은 나의 실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이며 실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모든 인정의 기본이 된다. 일단 윗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을 데리고 다니기를 원한다. 제대로 하는 것은 없으면서 주위에서 알짱대면 시간만 빼앗긴다고 생각하며 피하게 되고 동료도 일에 방해가 되는 이는 기피한다. 또한 후배들도 함께 있으면 힘이 되거나 배울 것이 있는 선배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 결국…

2. 인정욕구와 과시


흔히 사장이나 이사, 하다못해 부장은 되어야지 감투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그 수가 얼마냐의 문제일 뿐 조직에 있다 보면 자신이 관리하는 사람이 최소한 한두 명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디에 소속이 되었든 일한다는 것 자체가 감투이다. 내 이름 석 자를 아는 이는 거의 없지만 내 직장이 그 지역 사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면 그 직장에 속해있다는 것만으로도 인정받는 것 같다. 현직에서 물러나는 순간 회사의 이름을 등에 업고 받아온 사람들의 인정은 덧없이 사라진다.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일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던 이들은 무명의 한 인간으로 돌아가는 이 순간 기력이 쇠한다.

조직 생활에서 사람을 통해 받는 인정은 위로부터의 인정, 동료의 인정, 아랫사람으로부터의 인정이 있다. 직장인으로서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그다음에는 대인관계가 좋아야 한다.

직장은 나의 실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이며 실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모든 인정의 기본이 된다. 일단 윗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을 데리고 다니기를 원한다. 제대로 하는 것은 없으면서 주위에서 알짱대면 시간만 빼앗긴다고 생각하며 피하게 되고 동료도 일에 방해가 되는 이는 기피한다. 또한 후배들도 함께 있으면 힘이 되거나 배울 것이 있는 선배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 결국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력이 있으니까 취직을 하고, 실력이 있으니까 윗사람의 칭찬을 받고, 실력이 있으니까 아랫사람의 인정을 받고, 실력이 있으니까 월급을 많이 받는 것이다.

집, 친구, 사회생활 등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여 생기는 열등감을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으로 보상받으려고 하는 이도 있다. 윗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것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실력을 키우는 것은 등한시하고 아부만 하거나 윗사람이 뭐라고 한 마디하면 무시를 당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랫사람에게 막 대하면서 자신의 권위를 확인하려 들거나 인기를 얻으려고 지나치게 너그러운 일도 있다. 열등감이 밑에 깔려 있어 사소한 일에도 무시당했다면서 발끈한다면 동료와의 관계가 원만할 수가 없다.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성도 어느 정도는 좋아야 한다.


[출처] 플리커의 ume-y

만약에 현재 직장에서 지나치게 윗사람, 동료, 아랫사람의 인정에 목을 매고 있다면 자신의 가정과 친구 관계, 개인적인 모임 같은 사생활이 적절한지 한번 살펴봐야 한다. 필자가 일을 하는 부여는 지역 사회이다 보니까 동문회, 지역 모임, 직장 모임, 계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얼기설기 얽혀있다. 한 사람이 몇 개의 모임에 가입이 되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모임에서도 반드시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다. 모임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금전적이나 시간적으로 모임에 헌신적이어야 한다. 기여도가 높고 헌신적인 사람이 모임에서 존중받는다. 집과 직장만 오가면서 살다 보면 내가 존중받을 곳, 나름대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그때 사람을 통해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적인 모임이 있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좋은 친구는 있어야 한다.

직장인은 급여와 같은 보상을 통해서도 인정을 받는다. 직장인들은 모이기만 하면 자신의 월급을 다른 이와 비교하고, 월급이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인정받는지에 대한 지표라고 여긴다. 같은 일을 한다면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 싶고 보상의 규모를 통해서 내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월급이 올라가는 것은 자신은 일을 잘하고 있으며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일을 하지만 이런 판단이 역으로 작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월급을 받지 못하면 자신의 능력이 변변치 못한 증거라는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혀 의욕이 사라진다.

더군다나 자의나 타의로 직장을 그만두고 월급을 받는 곳이 없어졌을 때는 자신은 아무런 능력이 없는 무가치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해서 세상이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것일 뿐 아무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돈을 받는 프로 가수가 되지 않아도 아름다운 노래는 사람을 기쁘게 하고 책을 내서 대가를 지불받지 않더라도 블로그의 글에 수많은 사람이 위로를 받고 댓글을 달아주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만약에 당신이 선하고 올바른 사람이라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주위에 의미가 있다. 내가 베푼 친절과 호의가 남에게 좋은 느낌을 준다면 그것이 돈이 되지 않더라도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자기 사업을 할 때는 과시가 일을 하는 목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조언을 구해오는 이들이 있는데 그때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멘트가 돈 벌려고 사업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돈 벌 생각이 아니면 왜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서 회사를 차리는가? 이보다는 조금 낫지만, 여전히 한심한 말이 있다. “돈을 많이 벌 생각 없습니다”이다. 돈을 벌기 위해 회사 차린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다음에 꼭 하는 말이 있다. “제대로 해보고 싶었습니다”가 그것이다. 남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에 팔려서 제대로 사업을 못하는데 자신은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제대로 사업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아서 제대로 과시를 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 회사일수록 그럴듯한 비전으로 홈페이지가 도배되어 있고 비전이 적힌 액자가 회사 곳곳에 걸려있다. 회사는 우선 생존하고 봐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 회사를 하던 사람은 직원 월급을 못 주게 되면 회사 문을 닫는다. 직원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 자신이 사장감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일단 회사를 정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시를 위해서 창업을 한 사람은 직원 월급도 못 주고 공과금도 못 내지만 압류가 들어오고 경매가 들어올 때까지 버틴다. 제대로 사업을 해보겠다고 창업을 했는데 사업을 접으려니 창피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직원들에게, 은행에, 가족에게 피해만 주면서 질질 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일을 위해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합리화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망할 때도 자신은 지킬 것 다 지키면서 제대로 사업을 하는데 경쟁자들은 수단과 목적을 가리지 않아서 망했다고 남 탓을 한다.

도대체 이러한 사람들은 왜 회사를 차리는 것일까? 바로 과시하고 싶어서다. 내 능력을 과시하고 싶고 사장이 되어 내 회사, 내 가게를 한다고 과시하고 싶다. 나중에는 망할지언정 일단 개업을 하면 무언가 이루어낸 것 같다. 사업을 해서, 장사를 해서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개업식 때 ‘나도 가게 열었다’, ‘나도 회사 열었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창업하는 것이다.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와는 다르지만, 의사 중에서도 오랫동안 봉직의로 일하다가 나이가 들어 밀리듯이 개원을 하는 일이 있다. 눈치가 보여서 더는 병원에 있기가 거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친구들이 모두 원장인데 자신만 원장이 아니니까 창피하다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한테 대접받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미의 과시는 아니지만, 무시 받지 않겠다는 체면 때문에 개원을 하는 것인데 이런 경우 역시 백이면 백 망한다.

과시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우선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두 번째로 과시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 세 번째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 든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쉽게 원망을 살 수 있으며 앞에서는 고개 숙이지만 뒤에서 칼을 겨누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특징은 다른 사람들의 사정에 무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중에는 지나치게 싸늘한 사람이 있다.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탁을 들어주는 온정주의와 파벌주의는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공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고자 ‘왜 쓸데없는 것을 부탁해서 나를 귀찮게 하지’라고 생각하면서 일언지하에 부탁을 거절해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 결과를 불러온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지프 루프트(Joseph Luft)와 해리 잉검(Harry Ingham)은 인간의 마음을 네 가지로 나누었는데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조해리의 창(Johari’s Window)’이라고 한다. ‘조해리의 창’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부분, 나는 알지만 남은 모르는 부분, 남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부분, 남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부분으로 나눈다. 나는 알지만 남은 모르는 부분을 용기 내서 남에게 드러내고, 남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부분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면서 인간은 성숙해진다.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부분은 저절로 인정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나는 알지만 남은 모르는 치부를 감추고, 남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단점을 부정하다 보면 지나친 과시가 일어난다. 따라서 남에게 과시할만한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거나 남에게 과시할 수 있는 집, 차, 명품을 장만하고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한다. 이에 앞서 우리는 과시를 해서 감추고자 하는 나의 마음, 과시를 통해 부정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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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만드는가 최명기 저 | 필로소픽
이 책은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일하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일하는 의미를 깨달으면 일의 지루함과 스트레스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MBA를 공부한 정신과 전문의라는 독특한 이력답게 경영학과 정신의학을 접목한 ‘마음경영’으로 일과 삶을 조망한다. 이 책은 수많은 내담자들과의 심리 상담과 현장 강연, 그리고 인류학, 진화심리학, 사회학 등 실무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탐구한 워크 테라피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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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명기

지은이 최명기는 마음경영 전문의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2003년 듀크 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하고, 내친김에 건강의 통합적 방법을 모색하다 듀크 대학교 Health Sector Management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에 돌아와 부여다사랑병원을 열었다.
경영학을 공부한 정신과 전문의라는 독특한 이력을 살려, 경영학과 정신의학을 통합한 마음경영을 통해 삶의 균형을 찾는 방법을 연구하고 널리 알리고 있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병원경영 강의를 했으며,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의료경영학과 겸직교수를 맡고 있다. 「동아비즈니즈리뷰」에서 마음경영을 주제로 칼럼을 썼고, 의료전문 사이트 ‘메디게이트’에 의료경영 칼럼을 연재 중이다. 한국생산성본부(KPC)에서 CEO 마인드테라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정신분열증을 대처하는 방법』, 『심리학 테라피』, 『병원이 경영을 만나다』, 『마음이 경영을 만나다』, 『트라우마 테라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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