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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에 빠진 여인, 그리고 환호하는 독자들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의 상상력에 불을 지핀 두 명의 여인은? “내 평생 처음 써보는 ‘진정한 소설’에 특별히 마음이 끌린다” ‘맨살이 드러난 여인의 팔꿈치’
환영 속 여인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언제였는지 톨스토이가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가, 1873년 봄 드디어 그 여인의 이야기를 소설로 옮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황혼녘에 톨스토이를 찾아온 ‘환상 속의 그대’가 어느 불운한 간부(姦婦)의 이야기, 《안나 카레니나》로 다시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야스나야 폴 랴나’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러시아어로 ‘빛나는 숲 속의 들녘’을 뜻하는 이 광대한 사유지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출생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날도 톨스토이는 자신이 나고 자란 저택 안의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었다. 초저녁, 비포장도로를 따라 늘어선 자작나무들이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햇빛을 반사하며 희끄무레한 빛을 발했다. 방금 저녁식사를 마친 터였다. 배가 불러서인지 슬금슬금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소파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마침내 까무룩 잠결로 빠져드는 순간, 하나의 환영(幻影)이 불현듯 그의 뇌리를 스쳤다.
‘맨살이 드러난 여인의 팔꿈치.’
도저히 그 환영에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환영은 점점 자라났다. 톨스토이가 홀린 듯 지켜보는 가운데, 여인의 팔꿈치 주위로 번져가던 환영은 이윽고 한 인물의 형체를 이루었다. 어느덧 그의 앞엔 우아한 무도복 차림의 여인이 서 있었다. 참으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인이었다. 화려한 드레스를 떨쳐입고도 애수를 가득 머금은 그 아름다운 얼굴이란. 그 후로도 여인의 환영은 집요하게 톨스토이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마치 한순간의 백일몽 뒤에 숨은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속삭이듯이.
레프 톨스토이 러시아의 작가이자 사상가. 러시아 툴라의 명문 귀족 가정에서 태어났다. 카잔대학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농장일을 시작했지만 실패, 카프카즈의 군대에 입대한다. 1852년 《유년시대》 등을 발표하며 문학성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농민운동과 러시아 민중의 삶에 관심이 많았다. 대표작으로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바보 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이 있다. | ||||
작가들의 문학적 영감에 대해 늘 궁금해하던 편집자 실리어 블루 존슨은 어느 날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소설의 첫 줄이 탄생하기 이전의 일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버지니아 울프가 우아한 사교계 명사를 창조하기 위해 밟았던 과정을 직접 따라가면서, 그녀는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 문학작품을 품은 작가들의 반짝이는 영감을 캐내보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작가들의 공통점은…
관련태그: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푸슈킨, 마리아 하르퉁, 안나 스테파노바 피로고바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영미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출판사 랜덤하우스와 그랜드 센트럴 퍼블리싱에서 편집자로 근무했다. 비영리 문예지 「슬라이스Slice」를 공동 설립, 운영하면서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평소 많은 작가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어떻게 문학적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글로 옮기는지에 관심이 많았던 존슨은 《댈러웨이 부인》, 《오만과 편견》, 《노인과 바다》, 《어린 왕자》 등 위대한 문학작품들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을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에 오롯이 담아냈다. 현재는 유명 작가들의 독특한 글쓰기 기술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실리어 블루 존슨> 저/<신선해> 역12,420원(10% + 5%)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어린 왕자』, 『빨강머리 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 위대한 문학작품들은 과연 어떻게 탄생했을까?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는 50인의 위대한 작가들이 문학적 영감을 떠올린 바로 그 순간을 찾아간다. 작가들의 문학적 영감에 대해 늘 궁금해하던 편집자 실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