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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신 광산 선택한 ‘막장 인생’ 10대 소년들
가난때문에 학교가 아닌 광산을 선택한 14세 소년들 가난이 그들의 선택권을 앗아갔다 소년 광부들의 터널 속 ‘막장 인생’
야야구아에서 <월드비전> 사람들 덕분에 광산 사정과 그곳에서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그중 차얀타(Chayanta) 프로젝트는 한국 사람들의 기부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월드비전>의 지원을 통해 아이들이 광산이 아닌 학교에 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담배에 술까지, ‘막장’이 되어버린
십대 광부들의 막장 인생
포토시를 떠나 새벽에 도착한 야야구아에선 <월드비전> 윌슨의 도움으로 광산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광산이 생긴 지 400년이 넘는 포토시와 달리, 100년 정도 된 작은 광산들이 산재해 있는 야야구아. 광산 앞에서 만난 어느 경찰은 미성년자가 갱도에서 일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소년 광부는 만날 수 없을 거라며 딱 잘라 말했다. 그때 마침 갱도를 걸어 나오던, 어깨가 쳐져 있는 한 무리의 광부들. 얼룩덜룩 검은 그들의 얼굴에서 앳됨이 느껴졌다. 눈치챈 윌슨은 눈을 찡긋하더니 광부들에게 다가가 직접 말을 걸었다.
“다들 열여덟 살이라고 하는데, 정말일까요”
잠시 뒤 경찰이 없어진 틈을 타 이번엔 내가 나이를 물어보았다. 그때 뒤에 있던 한 녀석이 치고 들어왔다.
“야! 거짓말 하지 마! 얘는 열다섯 살이에요.”
그 광부를 제외하곤 모두 14~15세 소년들이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일은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는 내게 돈을 벌려면 어쩔 수 없다고 무표정하게 대답하던 소년 광부들. 학교에 갈 수 있게 지원해주겠다며 <월드비전> 직원이 말했지만, 그들은 돈이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하다 다시 어두운 갱도로 사라졌다. 외부 사람들이 뭘 알겠어… 라는 표정으로 우릴 바라보던 소년들의 시선.
다른 갱도에서 만난 광부들은 18~19세였다. 하지만 젖살도 빠지지 않은 어린아이들이었다. 멍한 표정으로 줄담배를 피워대던 그들은 작은 플라스틱 병에 든 하얀 액체를 돌아가며 마셔댔다. 한 모금씩 삼킬 때마다 찌푸리는 그들의 표정에서 그 액체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술이었다. 하지만 병원 소독 냄새가 심하게 나던 그 액체는 술이라기 보단 그냥 순수 알코올에 가까웠다. 나도 한 모금을 입 속으로 털어 넣었더니, 목이 타들어가다 못해 온몸에 마비가 올 것 같았다. 목을 붙잡고 켁켁대며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을 보며 그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로만 웃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의 아이들이 150원짜리 알코올에 의지해 그 힘든 일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니….
대학생이 되면 누구나 공식처럼 떠나는 배낭여행이 아닌 자신만의 세계 일주를 기획하던 스물다섯 살 청년, 이동원은 단순히 관광만 하는 여행이 아닌 지구마을 사람들 사이에 스미고 싶은 여행을 위해 전 세계의 NGO 단체에 무차별로 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수많은 NGO 단체에서 자신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사실에 즐거운 마음으로 배낭을 멘다. 그렇게 남들과는 ‘조금 다른’ 7개월간의 전 세계를 향한 청춘 여행이 시작되었다…
관련태그: 볼리비아, 야야구아, 월드비전, 차얀타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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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조금 특별한 스물다섯, 한 청년이 있다. 남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토익 공부할 때 고등학생들을 위한 교육 봉사 활동을 떠나고, 남들 스펙 준비할 때 전 세계 NGO 단체로 여행을 떠난 열정과 패기가 가득한 보기 드문 청년이다. 책과 영화로 만났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서, 지구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직접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