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하나 먹는데 최소 30분?
기다림을 감수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만큼 순수한 버마인 이야기.
버마에서 생활하는 것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이방인에게는 며칠간의 기다림이지만 이들은 평생 기다린다. 그것이 이 나라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다. 느리고, 불편하고, 어쩔 수 없다. 드디어 물이 끓는다.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곧 이어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기다림이 기니 기쁨도 크다. 인생에 감사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버마에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의 삶이 행운으로 가득 찼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태국과 베트남은 서민이 즐겨 먹는 메뉴를, 가장 와일드한 나라 인도네시아에서는 모험적인 미식 경험을, 가장 불쌍한 나라 버마에서는 변변한 요리 없이 힘겹게 끼니를 이어가는 그곳의 상황을 소재로 인간애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음식은 직접 먹고, 냄새를 맡아야 제맛이지, 그에 대한 글을 읽는 것으로 좀처럼 감동을 얻기는 어렵다는 편견이 『열대식당』에는 통하지 않겠다. 탁월한 에세이스트의 역량은 '상상하게 만드는 문장'에서 정점을 찍는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와 플로리다대학교에서 영화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문학사상》으로 등단하고 소설 『33번째 남자』를 발표했다. 남미와 발리, 아프리카 등 60여 나라를 여행했고 그 기록을 담은 『쉬 트래블스』, 『용을 찾아서』, 『내 지도의 열두 방향』 등을 출간했다. 윌리엄 포크너의 영향을 받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여가 시간에는 존 스타인벡, 조지 오웰 등이 쓴 책들과 요리 서적을 번역하고 바다낚시를 한다. 술 내놓으라는 말을 10여 개 언어로 할 수 있다. 우연히 찾아간 동해안 마을에 반해 그곳에 집을 한 채 직접 짓는 이야기인 『하우스』를 썼다. 현재 그 집에서 3년 넘게 살고 있다.
<박정석> 저12,600원(10% + 5%)
어떤 여행자도 배고프거나 쓸쓸하지 않은 곳, 모든 여행자가 왕이 되는 곳 조용히 내미는 밥 한 그릇의 온기가 때론 먼 바다를 건너게 한다 열대만큼 여행자에게 너그러운 땅도 없다. 돈이 있든 없든, 그곳에 익숙하든 낯설든, 모든 걱정은 무거운 배낭과 함께 내려놓고, 무덥고 조촐한 식당으로 간다. 편견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