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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택 관리비가 아파트보다 싸다고?

입주 9개월의 대차대조표 살구나무집으로 이사 후, 내가 발견한 생활의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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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을 짓고 산다”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주거비에 대한 것이다. “난방은 무엇으로 하느냐, 한 달 난방비가 얼마냐, 전기료는?” 그 질문에는 ‘단독주택에 살면 아파트보다 주거비가 많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얼마나 더 드는지 확인해 보자’라는 생각이 깔려 있게 마련이다. 단독주택의 주거비는 사람들이 아파트 떠나기를 걱정하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인 것이다.

윗집

“단독주택을 짓고 산다”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주거비에 대한 것이다. “난방은 무엇으로 하느냐, 한 달 난방비가 얼마냐, 전기료는?” 그 질문에는 ‘단독주택에 살면 아파트보다 주거비가 많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얼마나 더 드는지 확인해 보자’라는 생각이 깔려 있게 마련이다. 단독주택의 주거비는 사람들이 아파트 떠나기를 걱정하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인 것이다.

집짓기를 시작할 때부터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던 겨울에 춥지 않고 여름에 덥지 않은 집도 결국은 주거비가 너무 많이 들지 않는 집을 짓겠다는 것이었으므로, 주거비는 입주 후 우리들의 최우선 관심사 중 하나였다. “아파트보다 많이 드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월평균 50만 원을 넘어선다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생각에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었다. 전에 살던 분당 아파트 47평형은 전용면적이 40평이고 새로 지은 집은 비난방공간인 지하층을 빼면 70평이다. 단순히 난방면적으로 셈한다면 주거비가 1.7배쯤 되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분당 아파트의 관리비가 겨울에는 40만 원, 여름에는 27만 원 안팎으로 월평균 34만 원이었으니 정확히 계산한다면 58만 원이지만 조금 낮추어서 50만 원으로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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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브 잣나무가 보이는 윗집 서재

입주 후 9개월이 지난 지금 윗집의 주거비 상황은 매우 만족스럽다.
2월부터 10월까지 주거비와 분당아파트의 작년 관리비를 월별로 비교한 표를 보면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보안업체 관리비를 합하고도 주거비가 같은 달 아파트 관리비보다 오히려 적다.


아랫집

아랫집은 윗집과는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집의 난방면적이 60평이어서 윗집에 비해 10평이 작다. 그렇지만 전에 살던 아파트에 비해서는 자그마치 25평이나 넓은 집에 사는 셈이다. 태양광 발전설비도 여러 가지 생각 끝에 설치하지 않았다. 최초 태양광 발전설비 업체의 진단을 받아보니 남쪽 경사지붕 한 면만으로는 그 면적이 작아 필요한 집광 패널을 모두 설치할 수 없어 2층 지붕뿐만 아니라 1층 거실 상부에도 일부 패널을 설치해야 한다고 해 구조적 안전과 집의 풍경 등을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물론 10년 이상으로 판단되는 초기투자비 회수기간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머뭇거리게 했다.

전에 살던 집은 서울 중계동의 41평 아파트로 전용면적은 35평이었고, 2010년 1월부터 10월까지 실제 부과된 관리비는 월평균 361,615원 정도였고, 살구나무 아랫집으로 이사한 후 실제 지불한 주거비는 월 9만 원의 보안업체 관리비를 모두 포함하여도 월 평균 356,026원이므로 월 평균 5,500원 정도를 덜 지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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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차를 이용한 지하수를 활용해 꾸민 아랫집 경사마당

그런데 아랫집의 경우는 난방면적 60평 모두가 전용면적이므로 중계동의 아파트 전용면적에 비해 1.7배 이상이지만 아파트에 비해 오히려 월평균 5,500원을 덜 내게 되니 대단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매월 9만 원을 지불하는 보안업체 관리비를 모두 포함한 것이니 단독주택에서의 주거비가 아파트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게 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독주택의 주거비는 당연히 아파트에 비해 많이 든다는 증명되지 않는 주장은 허구라고 할 수 있다.


달라진 풍경과 일상

살구나무집 식구들의 일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아이들의 마당 나들이가 잦아졌고 이른 아침이면 강아지를 데리고 마당으로 혹은 집 앞 길로 나서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거나 동네 풍경의 변화를 둘러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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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서재 마당에 그림자를 드리운 살구나무

내가 스스로 발견한 생활의 변화는 주말 시간의 이용 행태다. 결혼 후 살구나무집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아주 짧은 시간동안 중곡동의 단독주택 전세를 살던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을 아파트에서 살았고, 아파트의 주말시간 대부분은 부끄럽게도 낮잠으로 채워지기 일쑤였다. 텔레비전은 특별하게 즐기지 않았고, 별도로 구획된 나만의 공간을 갖출 형편도 못 되어서인지 집에 머무는 시간의 대부분은 하릴없이 빈둥대거나 침대를 지키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굳이 새로 사야할 물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오후면 가족들과 더불어 가까운 백화점 나들이를 해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혹은 아이들의 청을 못 이기는 척 값이 헐한 티셔츠 정도를 사 준 뒤 푸드코트에서 각자 고른 음식으로 배를 채운 뒤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조금 다르다면 다를 주말의 일상이었다.

이곳으로 이사 온 뒤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아직까지 백화점에 가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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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바꾼 집 박인석,박철수 공저 | 동녘

대학에서 주거건축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문화센터를 비롯한 전문가 혹은 비전문가 대상의 크고 작은 강좌에서 아파트 관련 강의를 하는 박철수ㆍ박인석 교수. 두 사람은 소위 말하는 ‘아파트 전문가’다. 이들이 살던 아파트를 팔고 죽전에 단독주택을 짓고 이사했다. “나만의 작업실을 갖고 싶어서”, “두 딸에게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을 주고 싶어서”와 같은 특별할 것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 책은 박철수ㆍ박인석 두 교수의 단독주택 이주기와 이주 후 1년 동안 지내면서 겪은 생활을 기록한 도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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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인석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한 ‘주택문제에 대한 인식’을 주택연구소에서의 연구와 명지대학교에서의 주거건축 전동 교수활동으로 이어가고 있다. 한국사회를 읽는 주요한 키워드로 ‘아파트공화국’은 ‘단지공화국’으로 교정해야함을 지적하는 일, 공공 공간 환경 개선 없이 사유 단지개발 장려 전략으로 일관하는 정부 도시ㆍ주택정책을 비판하고 바른 정책의 실천을 제안하는 일이 최근의 주된 관심사이다. 주택 수요가 아파트단지에 편중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변화시키려면 경제성ㆍ편리성ㆍ쾌적성에서 아파트단지와 경쟁할만한 주거유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당 딸린 집에서 살고 싶다는 개인적인 동기로 시작한 집짓기에 단지공화국 극복이라는 실천적 의미를 부여하여 《아파트와 바꾼 집》이라는 이름을 책의 제목으로 붙였다.

아파트와 바꾼 집

<박인석>,<박철수> 공저14,400원(10% + 5%)

대학에서 주거건축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문화센터를 비롯한 전문가 혹은 비전문가 대상의 크고 작은 강좌에서 아파트 관련 강의를 하는 박철수ㆍ박인석 교수. 두 사람은 소위 말하는 ‘아파트 전문가’다. 이들이 살던 아파트를 팔고 죽전에 단독주택을 짓고 이사했다. “나만의 작업실을 갖고 싶어서”, “두 딸에게 언제든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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