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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꿈이 많은 나이, 십대… 포스트잇으로 사랑을 전달해보세요.
진실된 마음은 서로 통한다.
자식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부모는 세상에 없다. 그리고 아이가 가진 꿈이 클수록, 그 꿈이 현실에 가깝게 느껴질수록 부모의 마음은 기쁘다. 이는 꿈이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자녀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항상 학생회장선거에 나가는 것과 같은 말이다.
꿈을 맞히는 점쟁이는 없다
“요즘 잘 되어가니?”
“아직 좀 서투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반에서는 항상 칭찬 받고 있어요.”
“와, 정말이야? 조만간 솜씨 한번 발휘해봐. 기대되는 걸?”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러잖아도 엄마 생신만 기다리고 있다고요.”
제빵사가 되겠다는 둘째 아들은 재수를 하는 누나가 혹시 심적으로 힘들까 봐 마들렌이나 쿠키를 만들어와 기쁘게 해주곤 한다. 나는 녀석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제빵 학원에 나가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기특했다. 무언가에 관심을 쏟고, 집중하고, 도전하려고 하는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나에게 케이크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하는 아들의 말에 나는 진심으로 기뻤다. 그리고 내심, 나는 참 재미난 생각들이 들었다.
물론 작은 가게에서 빵을 만들고, 오는 손님들마다 재미난 농담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게 하는 아들의 모습도 상상하면 기분이 좋지만, 저렇게 성실하고, 자신이 한 번 정한 목표를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는 아들의 모습에서 ‘뭐가 돼도 될 것 같다’는 묘한 기대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부모는 세상에 없다. 그리고 아이가 가진 꿈이 클수록, 그 꿈이 현실에 가깝게 느껴질수록 부모의 마음은 기쁘다. 이는 꿈이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자녀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항상 학생회장선거에 나가는 것과 같은 말이다.
아이가 자신이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 꿈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거기에 대해 당장 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어른들 또한 어릴 때 이야기했던 모습대로 살고 있지는 않지 않은가. 이 세상에 꿈을 맞히는 점쟁이는 없다. 꿈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고, 어른은 자녀들이 꿈을 제대로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지자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 꿈은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부모가 제대로만 도와준다면, 그 꿈은 훨씬 더 좋은 쪽으로 발전되고 변화해나갈 거라 믿는다.
자식이 잘 되어서 자식 덕 좀 보고 살겠다는 자신들의 꿈부터 바꾼다면, 부모는 자녀의 꿈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잇 사랑’, 해보셨나요?
나는 나와 상담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십대 자녀를 둔 부모에게 “아이와 하루에 몇 분이나 대화를 나눕니까?” 하고 꼭 물어보는데, 맞벌이를 하는 부모의 경우 “글쎄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거나, 맞벌이가 아닐 경우라도 “밥 먹을 때 일과에 대해 종종 이야기하지만 요즘에는 그것도 드물어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혹은 “부부가 모두 너무 바빠서 애하고 제대로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요.”라고 말한다.
나는 속으로 ‘그것은 모두 핑계네요.’라고 대답한다. 나도 일을 하고 있고 빡빡한 하루 스케줄을 쳐내다 보면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 무거울 때가 많다. 하지만 자녀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만큼은 악착같이 욕심을 내려고 한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 중 ‘포스트잇 사랑’이라는 게 있다. 미안한 마음에, 잘 못 해준 죄책감에, 혹은 늦었지만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 건네는 다른 어떤 커다란 선물이나 표현보다도,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의 작은 마음들을 진심을 담아 지속적으로 표현하는 것. 그것보다 효과가 좋은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포스트잇 사랑을 권하곤 한다. 하루에 한 장, 혹은 일주일에 한 장씩이라도 마음을 담아 아이에게 건네는 것이다. 도시락 속에, 책상 위에, 컴퓨터 앞에.
그 작은 표현에 아이의 마음이 녹아 동굴 밖으로 문을 열고 나오는 경우를, 나는 수도 없이 보았다. 진심을 전달하려는 부모의 노력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가 닿은 것이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미사여구를 써서 이야기를 해도 마음이 움직이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식의 마음이 돌아서듯이, 아이의 마음에 진실이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십대에게 그런 것이 통할까?’ 하고 생각한다면, 내가 바로 그 증인이라고 말해줄 수 있다.
이 책은 이미 너무 많이 가버린 그들과의 화해가 도저히 힘들 거라고 이야기하는 부모들에게, 이 책은 화해의 열쇠를 알려준다. 현장에서 경험한 수많은 상담사례는 일탈을 일삼는 아이들뿐 아니라 멀쩡한 모범생들까지 그 속에 가지고 있는 상처들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풀어놓은 적 없는 감동적 실화들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들려줌으로써, 그동안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왔던 모습들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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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석사 과정으로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지금 서울기독대학교에서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과정에 있다. 마음이 상한 영혼들과 만나 책을 통해 공감하고 아픔을 나누면서 심리상담의 한 영역으로 독서치료를 자리매김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독서로 치유하는 내 안의 그림자' 인문학 강의 등 수십 개의 특별 강좌 및 초청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독서치료 지도교수, 영남 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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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모도 처음부터 부모는 아니었다, 내 자녀들의 심리를 편안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아이가 상담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학교에서는 문제아, 집에서는 이미 거의 포기하다시피 한 열여섯 사내 녀석. 하지만 그 아이는 문을 열자마자 배가 고프다며 선생님과 함께 우동을 먹으러 나간다. 저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