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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안에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하시모토 기요미 저/김윤경 역 | 비즈니스북스 |
'나보다 부족한 것 같은 친구는 결혼에 성공했는데 왜 나는 아직 혼자일까?. 혹시 내가 결혼 탈락자가 되는 건 아닐까?, 대체 무엇이 결혼하는 여자와 결혼 못하는 여자를 만드는 걸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은 이 시대의 여자들의 현실과 심리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냉철한 해법을 찾아가는 연애, 결혼지침서.일본에서 무려 25년 동안 결혼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차분하면서도 냉철한 어조로 결혼에 대해 비현실적인 환상만 키워왔던 여성들의 심리를 파고든다. 그리고 '미혼남녀의 영원한 화두인 결혼, 과연 결혼을 위해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해 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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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나서 왜 일주일 동안이나 연락이 없을까?
어느 한적한 오후, 잘 지낸다던 아오이 씨(28세)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큼 잘나가는 마케팅 회사의 대리로 근무하는 그녀다.
“한창 일할 시간인데 웬일이에요?” 조금 놀라 물었더니, 힘없이 오늘 하루 휴가를 냈노라고 대답했다. 느낌이 예사롭지 않고 휴가를 낼 만큼 급한 일이 뭘까 싶어 얼굴을 살폈더니 역시나 표정이 어두웠다. 무슨 일인지 서둘러 물었다.
그녀는 4주 전에 소개팅을 통해 꽤 맘에 드는 남자와 만났노라며 운을 뗐다. 첫 만남에서부터 호감을 느낀 그녀는 헤어지는 길에 남자가 건넨
“즐거웠어요. 또 봐요.”라는 말을 듣고 상대도 같은 마음이라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고 했다. ‘바로 이 사람을 만나려고 내가 그동안 혼자였구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남자에게 마음이 끌렸노라고.
“그런데 그 남자에게서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는 거예요.”
“…….”여자가 먼저 연락하면 남자의 호기심이 반감된다는 친구들의 충고에 따라 열흘이 넘도록 기다렸지만 역시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분명히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는 듯했고, 헤어질 때 느낌도 좋았기 때문에 그녀는 생각이 많아졌다.
“이번 주말에 괜찮으시면 영화 함께 볼까요?”
2주가 지나자,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꼭 남자가 먼저 연락하라는 법은 없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라며 용기를 내어 남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번 주말에 괜찮으시면 영화 함께 볼까요?”‘답신이 없으면 어쩌지?’ 생각하며 초조하게 기다릴 즈음, 남자에게서 답문이 왔다.
“네, 좋습니다. 그렇잖아도 연락을 드리려던 참이었어요.”‘그럼 그렇지, 분명 바쁜 일이 있었던 게야.’ 아오이 씨는 뛸 듯이 기뻤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구나 싶어 그동안 우울했던 기분도 한방에 날아가 버렸다. 두 번째 데이트는 첫 번째보다 더 즐거웠다. 영화를 함께 보고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나눌수록 그 남자에게 자석처럼 끌렸다고 했다. 아쉽게 헤어져 집에 도착할 무렵, 남자에게서 ‘잘 들어가셨죠? 오늘 즐거웠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는 먼저 연락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후 그와의 세 번째 데이트를 기다리는 하루하루는 설렘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또 일주일이 지나도록 남자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한 번이야 먼저 연락할 수도 있지만 번번이 자신이 먼저 연락을 해야 하니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계속 신경이 쓰여서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그 남자를 포기해야 할지, 다시 연락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기다림에 지쳤는지 아오이 씨의 얼굴은 다소 침울해보였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속이 상했다. 왜 똑똑하고 속 깊은 그녀가 서른이 훌쩍 넘도록 남자의 심리를 그토록 모를까? 잔인하지만 그녀에게 사실을 말해야 했다.
“아오이 씨, 잘 들으세요. 그 남자는 아오이 씨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을 거에요.”
“네? 왜요? 우린 정말 말도 잘 통했고 즐거웠어요. 그 남자도 분명 제게 호감을 느꼈단 말이에요.” 맞다. 그 남자는 아오이 씨에게 호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연락하면 만나주기는 해도, 먼저 적극적으로 연락을 해서 만날 만큼의 호감은 아니었던 것이다. 딱 그 정도의 호감만 느꼈을 확률이 높다.
남자들은 맘에 드는 여성을 가만두지 않는다. 맘에 드는 여성을 만나면 자신의 처지나 상황도 잊은 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연락하고, 따라다니고, 잘해주고, 곁에 있으려 한다. 그게 남자의 본능이다. ‘조금 소심한 스타일이라’, ‘자신의 처지가 별 볼 일 없어서’, ‘신중하고 사려 깊어서’, ‘지금은 바빠서’ 연락이 늦는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은 여자들 마음이다. 연락이 없거나 늦는다면 그건 맘에 덜 들었거나 뭔가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증거일 뿐이다. 그러니 그 남자의 사정까지 알아서 배려해 이해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
연락 없는 남자를 기다리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누가 먼저 연락하는 게 뭐가 중요해? 내가 연락을 해서라도 자주 만나다 보면 내 매력을 뒤늦게라도 알게 될지 몰라.’라고 헛된 기대를 하지도 말자. 맘에도 없는 남자를 설득하느라 힘과 시간을 빼지 말자. ‘내가 그런 남자에게 차인거야?’라며 괜히 자책하거나 의미부여도 하지 말자.
만난 뒤에 먼저 연락하는 남자, 시간과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당신에게 투자하는 남자, 그 사람이 당신의 인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