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쇼핑을 좋아하는가? 이젠 취미 중 하나로 ‘인터넷 쇼핑’ 을 써도 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온라인 쇼핑의 매력에 열광한다. 즐겨찾기 목록에 있는 사이트는 세 군데 이상이 기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쇼핑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이 유는 무엇일까? 조금은 진지하게 다가서 봤다.
한때 인터넷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한 무렵만 해도 ‘저렴하다’가 인터넷 숍의 중요한 장점으로 손꼽혔다. 오프라인 매장의 임대료 및 부대비용이 나가지 않으니 오프라인 보세 매장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소비자들도 만만치 않다. 싸다고 무조건 구매버튼을 누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쇼핑몰들은 ‘옷 잘 입는 사람’이 아니라 ‘옷 못 입는 사람’을 타깃으로 삼는다. 솔직히 상의와 하의를 매치하는 것조차 복잡해하는 사람에게 피팅도 못하고 정확한 사이즈도 알 길 없는 인터넷 쇼핑은 위험부담이 크다. 옷 못 입는 사람들은 매장의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을 싹 걷어내서 구입한다고 하지 않나. 클릭질마저도 귀찮은 이들을 위해 잘 나가는 쇼핑몰들이 추가한 건 바로 ‘세트 쇼핑’ 기능이다.
SPA 브랜드가 다양성을 무기로 삼은 반면, 인터넷 쇼핑몰은 반대다. 아무 스타일이나 되는 대로 파는 건 좋지 않다. 럭셔리한 섹시 스타일, 페미닌한 구제 스타일… 쇼핑몰이 미는 특정 스타일이 있다. 요즘은 패션 피플들의 수도 많고 그들이 한 가지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상복으로 입기 난감한 스타일만 아니라면 대중적인 마니아들이 몰리면서 쇼핑몰이 뜨는 것. ‘스타일 난다‘가 대표적인 예다. 다른 유형의 쇼핑몰로 아이스타일24와 같은 트렌디 의류를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거대 규모의 쇼핑몰도 있다. 굳이 일일이 검색을 통해 즐겨찾기를 해놓지 않는다 해도 이처럼 한 사이트에만 접속해 무한대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장점이 돋보이는 쇼핑공간이 생긴 것이다. 빠른 배송은 물론 사이즈까지 친절히 나와 있으니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온라인 쇼핑몰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자들의 격렬한(?) 후기가 등장하면서 쇼핑몰 운영자들의 고민도 커졌다. 불만족스럽다는 내용을 지우면 지워진 고객이 분노하고, 후기 게시판이 칭찬 일색이라면 뭔가 의심스럽다. 그래서 괜찮은 쇼핑몰들은 단점을 얘기하는 후기도 가만히 두고, ‘착한’ 댓글을 다는 방법으로 현명하게 대처한다. 오히려 단점들이 군데군데 있을 때 칭찬들이 진실로 보이는 법이다.
사실 온라인 쇼핑몰들이 ‘저렴이’라는 장점이자 단점인 특징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소비자들은 그것이 온라인 쇼핑몰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면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이렇게 말하며 돌아선다.
“뭔가 고급스럽지 않아서 별로.” 그래서 이들은 이중 전략을 취한다. 자체 제작(브랜드 디자인 카피가 아니라 쇼핑몰 내부 디자이너의 디자인 및 자체 생산) 제품은 약간 비싸게(그래도 백화점 브랜드보다는 저렴하다!) 팔고, 기본 아이템을 싸게 팔아치우는 것이다. 또한 잘 나가는 쇼핑몰일수록 기대 이상의 좋은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는 부익부 빈익빈이다. 매출이 높아야 대량 판매가 가능하고 그래야 좋은 소재를 떼와 박리다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SPA 브랜드가 매장 내에서 손님을 ‘방목’한다면 온라인 쇼핑몰은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점도 남다르다. 매출이 높은 쇼?몰들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보이는데 바로 홈페이지가 마치 ‘블로그’같다는 것! 외국의 감성적인 패션 블로그 형태를 곧잘 차용해 홈페이지를 만들고, 카탈로그 촬영 후기, 주인장의 다이어리 등 여러 가지를 공개하며 단골 방문자들을 ‘팬’으로 만든다. 게시판에 댓글을 다는 운영자조차 판매자가 아닌 블로거를 연상케 한다. 그들에겐 특유의 말투가 있다. 예를 들면
“언니는 말이야 이런 옷을 입는단다~”, 반대로
“이쁜 언냐들은 요 새콤달콤한 블라우스를 택하면 좋아요.” 식이다. 오프라인 옷가게에서의 ‘언니’ 호칭이 변화된 격이다.
글| 안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