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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병: 공부도 건강도 초등3학년에 결정된다 조형준 저 | 지식채널 |
건강했던 아이도 초등 3학년이 되면 온갖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학교에 적응하는 시기인 초등 1~2학년과는 달리 갑자기 늘어난 수업량과 학력평가 등의 시험스트레스, 그리고 이에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체력적인 스트레스도 심각하다. 아이들은 오랜 학교생활로 인해 체력이 저하되며, 면역력도 떨어지기 쉽다. 집에 돌아와서도 쉴 틈 없이 숙제를 하고 학원을 다니다 보면 제대로 체력을 회복하기 힘들다. 피곤이 계속 쌓이면서 아이는 면역력이 저하되어 잦은 감기나 이로 인한 비염, 축농증에 자주 걸리고,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에 시달린다. 또한 수업시간에도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부진의 원인이 된다. 이렇듯 초등 3학년의 생활환경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질병들을 ‘초3병’ ‘초3증후군’이라고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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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안 먹어 한의원을 찾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다. 공부하느라 힘든 아이를 위해 엄마는 고칼로리, 고단백 식단으로 하루 세 끼를 챙겨준다.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영양소 또한 섭취해야 한다며 식간에 과일도 준다. 하교하는 길, 아이들은 길거리 간식이나 과자, 빙과류, 청량음료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늦은 저녁에는 온 가족이 TV를 보며 야식으로 치킨 한 마리, 피자 한 판을 거뜬히 해치운다.
과잉 학습과 인터넷 사용 덕분에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아이들이 칼로리만 많이 섭취하게 되면 결국 남는 영양소는 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살이 찌는 것이다. 예전에는 ‘밥이 보약’이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결코 많이 먹는 것이 보약이 될 수 없다.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은 이미 세계보건기구에서 질환으로 분류되었으며, 각종 성인병 및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성인비만뿐 아니라 소아비만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2009학년도 학교 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비만율은 평균 13.2퍼센트로, 2008년보다 2퍼센트가 증가했다. 학생들의 전체 비만율뿐만 아니라 고도 비만의 학생 비율 또한 2009년에 처음으로 1퍼센트를 넘어섰다. 표준 체중의 50퍼센트를 초과하는 고도비만이 2006~2008년 0.8퍼센트에서 2009년 1.1퍼센트로 늘어난 것이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까지 이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정상아에 비해 비만인 아이들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상태 위험도가 3세 이전 비만아는 1.77배, 7세에는 4배 높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10~13세에 소아비만일 경우에는 70퍼센트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성인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것이지만,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라서 성인이 된 후에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조금만 방심하면 쉽게 살이 찌게 된다.
비만은 건강 문제나 외모의 문제를 벗어나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뚱뚱한 아이는 미련해 보인다고 놀림을 받으며 왕따에 노출된 확률이 높다. 미시간 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10~12세 아이들의 왕따 경험과 체중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별, 인종, 소득비율, 학업성적과 무관하게 비만 아동들이 왕따를 당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아이들이 우상으로 삼는 아이돌 스타는 하나같이 작은 얼굴에 큰 키,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다. 서서히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초등시기에 아이가 뚱뚱하다면 사회생활에 적극적인 자세를 갖기 힘들며 성격 또한 소극적으로 변하기 쉽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자신의 신체적인 불만으로 인해 모든 것에서 의욕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소아비만은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행복과 관련된 문제가 되어버렸다. 먹고 싶은 것을 평생 참아내는 고통을 받고 살아야 할지, 좋은 습관을 통해 비만에서 탈출한 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지는 초3시기에 신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 이때 조금 고생이 되더라도 아이의 몸을 정상 상태로 되돌려놓는 것이 이후 편안하고 행복한 삶의 기초가 될 것이다.
비만이 문제인 또 다른 이유는 대표적인 소아병들이 거의 소아비만으로 인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소아비만인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다 써버리는 통에 면역력도 키우기 힘들고 성장도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몸이 갖고 있는 엔진은 소형차인데 덩치가 중형차이다 보니 엔진에 하중을 받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피곤하고 에너지 소비도 또래에 비해 더 많이 해야 한다. 키는 몸속에 충분한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어야 자랄 수 있다. 아이의 키는 밤에 많이 자란다. 낮 동안에는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친구와 노는 활동으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낮보다는 휴식을 취하는 밤에 남는 에너지로 키가 자라는 것이다. 반면 비만인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이미 에너지를 써버려 키를 키울 에너지가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