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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병: 공부도 건강도 초등3학년에 결정된다 조형준 저 | 지식채널 |
건강했던 아이도 초등 3학년이 되면 온갖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학교에 적응하는 시기인 초등 1~2학년과는 달리 갑자기 늘어난 수업량과 학력평가 등의 시험스트레스, 그리고 이에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체력적인 스트레스도 심각하다. 아이들은 오랜 학교생활로 인해 체력이 저하되며, 면역력도 떨어지기 쉽다. 집에 돌아와서도 쉴 틈 없이 숙제를 하고 학원을 다니다 보면 제대로 체력을 회복하기 힘들다. 피곤이 계속 쌓이면서 아이는 면역력이 저하되어 잦은 감기나 이로 인한 비염, 축농증에 자주 걸리고,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에 시달린다. 또한 수업시간에도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부진의 원인이 된다. 이렇듯 초등 3학년의 생활환경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질병들을 ‘초3병’ ‘초3증후군’이라고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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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때 보면 코까지 골며 잘 자는데 낮에는 늘 피곤해해요.”초등학교 4학년인 승재(가명)와 한의원을 찾은 엄마가 자리에 앉자마자 한 말이다. 아이는 한눈에 보기에도 얼굴이 창백한 것이 기운이 없어 보였다. 승재는 아침마다 자주 늦잠을 잤고 심지어 코피를 흘리는 일도 잦았다. 주말이면 어디 놀러가자고 보채기는커녕 소파에 앉아 TV를 보다 꾸벅꾸벅 조는 일이 태반이라고 했다. 맛이 없다는 이유로 먹는 양도 적었고 자극적인 입맛의 외식거리들만 먹으려 들었다. 감기에도 자주 걸렸다. 겨울이면 늘 콧물을 훌쩍거리고 기침을 해서 병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승재 엄마는 아이가 워낙 허약하고 기운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승재 엄마처럼 대부분의 엄마들도 아이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허약하기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경을 통해 승재의 콧속을 진찰해본 결과 꽤 오래 앓아왔음직한 비염의 징후가 보였다.
아이들은 코에 문제가 생겨 코막힘이 심하면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그리고 이는 코골이의 원인이 된다.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되면 편도와 기도로 드나드는 공기의 압력으로 인해 목 주변의 편도가 부어 코골이를 하고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게 된다. 뚱뚱한 아이가 콧병을 앓을 경우에도 비대해진 아데노이드 때문에 심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오게 된다. 결국 호흡량이 줄고 적어진 호흡량 때문에 몸속에 산소량이 부족해진다. 산소 공급이 부족하면 수면 단계가 얕아져 깊이 잠들지 못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도 숙면, 즉 양질의 수면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낮에도 늘 피곤해하고 조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콧병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피로는 물론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받아 제 키만큼 크지 못할 수도 있다. 호흡기 면역력이 떨어져 잦은 감기에도 노출될 수 있다. 그리고 반복되는 콧물과 코막힘 때문에 아이의 코 점막은 극도로 예민해진다. 외부 환경이나 약물 등에 의해 코 점막이 바짝 마르게 되면 작은 자극에도 코점막에 상처가 나 코피를 흘리게 된다. 코딱지를 파다가 코피를 내는 것이 바로 그런 경우다.
늘 피곤해하고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이 아이는 워낙 허약한 체질이어서 면역력이 떨어져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조차 힘들 만큼 기력이 없는 상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원인이 되는 숨은 병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병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아이가 좀 더 빨리 기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승재의 경우 선행 질환인 콧병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우선 비강이나 부비동이 염증으로 부어 있는 것을 한약과 비강 스프레이 등으로 안정시켜주고 아이에게 숨쉬기 좋은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숨쉬기 좋은 환경이란, 아이의 코 점막을 자극하는 냄새, 건조함, 미세 먼지,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등을 최대한 없앤 상태를 말한다. 더불어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섭취를 제한하고, 몸속의 열을 식혀주는 채소, 수분 섭취와 함께 코 점막을 촉촉하게 해줄 수 있는 따뜻한 국물을 끼니마다 먹이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코가 막혔을 때 해볼 수 있는 경혈 마사지 요령도 알아두면 좋다.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 증상이 반복되는 횟수를 점차 줄여나가다 보면 점막에 상처가 나는 일도 줄어들고 상처가 아물 기회도 갖게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호흡기 면역력을 강화하는 치료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