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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박종호 글,사진 | 김영사 |
예술의 절정을 꽃 피운 오스트리아 빈! 문화여행자 박종호가 전하는 위대한 예술과 인생의 아름다움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음악가 구스타프 말러, 건축가 오토 바그너,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빈에서는 그들이 모두 살을 스치고, 말을 섞으며, 살고 사랑하고 창작하고 있었다. 예술가들의 치열한 정신과 열정으로 유럽 예술의 절정을 이루어낸 도시 빈! 그 아름다운 역사의 현장에서 문화여행자이며 정신과전문의인 박종호 가 위대한 예술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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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광장 북쪽에 있는 것이 빈 대학교다. 빈 대학교지만 그들은 흔히 그냥 ‘대학교’, ‘우니베르지테트’Universita?t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국회나 시청이 있는 빈의 중심에 대학이 있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낯설기도 하지만, 학문을 아끼고 숭상하는 그들의 풍토를 엿볼 수 있다.
원래 그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소 시절부터 친다면, 빈 대학교는 프라하 대학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대학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어쨌든 1364년에 루돌프 공작이 설립한 것이니 45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처음에는 법학, 문학, 의학의 세 학부로 시작했고 나중에 신학부가 추가되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때에 이르러 국립대학교로 승격되었다. 학교가 발전하면서 많은 개혁을 앞장서 추진하기도 했다. 한때는 유럽 최대의 대학으로 명성을 날렸으며, 역대 교수들 중 노벨상 수상자만 10여 명을 헤아린다. 물리학자 도플러, 의학자 빌로트, 수학자 레기오몬타누스, 심리학자 프로이트 등이 모두 이 학교 출신이다. 지금은 학생 수가 2만 명을 넘으며, 특히 로마가톨릭 신학, 프로테스탄트 신학, 사회과학, 경제학, 자연과학, 공학 등의 학과가 유명하다.
이 큰 학교는 빈 시내 전체에 흩어져 있으며, 이중 대학본부는 천장이 높은 2층 르네상스식 건물로 하인리히 페스텔이 설계해 1883년에 완공했다. 공부를 할 것은 아니지만 그?도 안으로 들어가본다. 높은 천장의 넓은 현관과 거대한 열주들이 늘어선 회랑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유명한 천장화는 <암흑 안에서 광채의 승리>로서 학문의 위대함을 웅변한다.
중정中庭 주변을 넓고 긴 회랑이 사각형으로 에워싸고 있다. 이곳이 ‘아카르텐호프’로, 회랑에는 수많은 인물들의 조각상이 빼곡히 놓여 있다. 모두 이 학교 역대 교수들이다. 그들이 은퇴하거나 서거하면 대신 조각상으로 학교에 남는다. 영원히……. 조각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신기한 것은 다들 인물들이 범상치 않다는 점이다. 아주 잘생기거나 아니면 아주 독특해 주변 사람들에게 별나다는 소리깨나 들었음직한 인물이 많다. 학생들도 꽤나 애를 먹지 않았을까……. 조각상들은 각자 무엇을 연구했는지를 말해주기도 한다. 해부학자는 해골을 들고 있고, 약리학자는 천칭을 들고 있다. 조각들의 기단 아래에는 이름, 생몰연대, 그리고 전공이 적혀 있다. 조각들의 인상과 전공을 맞춰보는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학생들이 회랑에 걸터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 날씨가 꽤 추운데도 중정의 노천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노트를 보는 학생도 있다. “춥지 않냐?”고 물으니 “담배 때문에”라고 대답한다. 따뜻한 학생식당이 있지만 실내는 금연이라 담배를 피우기 위해 추위를 무릅쓰고 회랑에 나와 식사하는 것이다. 꼭 담배를 피워야 공부가 되나 보다. 이렇게 추운 겨울이지만, 이미 돌아가신 교수들과 담배를 사랑하는 후배들이 함께 학교를 지키고 있다.
여기는 빈 대학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