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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홍순도 등저 | 서교출판사 |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가지 - 중국 문화를 알면 중국 경제가 보인다! 전ㆍ현직 베이징 특파원이 발로 써낸 책인 만큼 현지에서 직접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중국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술술 넘길 정도로 쉽지만, 준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독파할 정도로 가볍고 만만한 책도 아니다. 흙먼지 휘날리는 중국 대륙 곳곳에서 건져 올린 특파원들의 오랜 경험이 농축된 만큼 객관적 설득력을 갖는 최신 중국의 문화코드와 묵직한 울림까지 담겨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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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중국은 세계 최고 식도락 천국이다. 브라질 사람들이 놀고 마시고 춤추는 것에 목숨을 걸듯 중국인들은 먹는 것에 인생을 건다. 우리는 의식주라는 말을 쓰지만 중국에서는 식의주라고 할 정도다.
『사기』를 보면 유방(劉邦)이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를 건국하는 데 힘을 보태는 역이기(?食其)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당시 유방은 형양(滎陽)에서 항우에게 포위를 당한다. 그러자 유방은 곡창 지대인 형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철수를 하려고 한다. 이에 역이기는
“형양은 곡창 지대입니다. 군량미 수송의 요충지이기도 합니다. 이런 요충지를 빼앗기면 천하를 잃습니다.”라고 진언한다. 이어 그는
“임금은 백성을 하늘처럼 생각하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먹는 문제를 무시하면 절대로 항우를 이기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예기(禮記)』도
“음식과 남녀(식욕과 성욕)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욕망이다.”라는 공자의 말을 빌려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먹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는 유독 먹는다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는 유행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선 츠푸무(吃父母)라는 말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부모를 먹는다는 의미로 패륜아를 뜻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부모에게 용돈이나 생활비를 얻어 쓰는 백수를 의미한다. 말하자면 새끼 캥거루쯤 될 듯하다.
부드러운 밥을 먹는다는 의미인 츠루안판(吃軟飯)은 아내가 버는 돈으로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한국말로는 셔터 맨 정도의 신세를 의미한다. 공짜 밥을 먹는다는 뜻인 츠바이판(吃白飯)은 속된 말로 하면 빈대를 붙는다는 얘기이다.
사업이나 협상 때는 생선 요리, 잉어요리가 좋아주지하다시피 중국 문화는 범위가 엄청나다. 평생을 공부한 전문가라고 해도 다 안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해하려고 맘만 먹으면 크게 어렵지 않다. 중국인들이 하늘처럼 여기는 음식 문화를 대략 알면 된다.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씩 알아보자.
중국에서 식사를 할 때는 둥근 원형의 식탁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사각형이 대세인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원탁은 끈끈한 화목과 단합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소수 민족이 55개나 되고 분열의 역사가 전체 역사의 절반인 중국으로서는 이것보다 좋은 의미를 담은 유형의 식탁이 있을 수 없다. 물론 가운데 부분을 회전시키는 편리함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미도 없지는 않다.
음식을 먹을 때 앉는 자리에도 각별한 의미는 있다. 집에서라면 손님이 안쪽, 주인이 입구에 앉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로는 주인과 손님이 옆 좌석에 나란히 앉기도 한다. 초대를 받았을 경우에는 자리를 안내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예의다. 초대했을 경우에는 앞에서 말한 원칙에 따라 자리를 권한다. 음식점에서 격식을 갖춘 비즈니스 접대를 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호스트가 출입구를 마주보는 가장 안쪽에 앉는다. 또 호스트의 오른쪽에 주빈, 왼쪽에 그 다음 서열의 주빈이 자리를 잡게 한다. 요리가 나오면 손님이 먼저 맛을 보도록 그 앞에 놓는다. 또 생선 요리는 머리가 좌중의 최고령자나 신분이 가장 높은 손님에게 향하도록 놓는다.
중국 요리는 대체로 예쁜 모양으로 장식이 된 채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새의 형상으로 조각을 하거나 산수를 그려놓은 모양으로 식탁에 오른다. 이 경우 모양을 심하게 훼손시키지 않도록 가장자리나 밑에서부터 조금씩 덜어서 담는 것이 예법이다. 자신이 호스트라면 손님의 개인 접시에 음식을 덜어주면서 권하는 것이 좋다. 초대를 받았을 경우에는 호스트가 자신에게 술이나 차를 따라 줄 때 고맙다는 표시를 말로 할 수 있으나 둘째와 셋째 손가락을 모아 식탁을 가볍게 두세 번 두드릴 수도 있다.
중국인들은 음식 중에서도 특히 생선을 좋아한다. 물고기 위(魚)의 발음이 여유롭다는 의미의 위(裕)와 비슷한 탓이다. 특히 새해에는 1년 내내 풍요롭고 여유가 있으라는 기원을 담아 생선을 먹는다. 생선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것은 단연 잉어다. 잉어를 뜻하는 리(鯉)라는 글자가 이익을 의미하는 리(利)와 같기 때문이다. 중국인과 사업이나 협상 문제로 만났을 때 잉어를 대접하면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중국 음식에는 금기 사항도 적지 않다. 예컨대 후이(回)족의 경우 이슬람교도들이 많은 탓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것도 모르고 대접을 한답시고 후이족 출신을 데리고 돼지고기를 먹으러 간다면 아마도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후이족은 돼지고기, 만주족은 개고기 먹지 않아북방 민족인 만주족은 개를 신성시하는 탓에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2010년 여름에 한국 유학생들이 개고기를 먹는 민족이라는 폭언과 함께 중국인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불상사가 있었다. 여러 정황을 감안하면 아마도 범인들은 개를 먹지 않는 만주족이거나 북방 사람이었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식탁에서 술이나 차 주전자의 입이 사람을 향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요즘 들어서는 외국인들에게도 거의 상식이 됐다. 주전자의 입 부분이 사람을 향하면 당사자는 구설수에 오른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생선을 뒤집어 먹지 않는 것도 반드시 지켜야 할 예의다. 생선을 뒤집어 먹을 경우 잘 나가는 인생에 마가 끼어 인생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미신이 아예 문화로 굳어졌다.
계란 요리를 할 때는 두 개를 조리해 한꺼번에 떡하니 내놓아서는 안 된다. 계란 두 개라는 뜻의 얼딴(二蛋)에 얼간이 내지는 멍청이라는 뜻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중국인들은 거의 없다. 배를 쪼개 먹는 것도 금기시돼 있다. 배를 뜻하는 리(梨)와 이별의 리(離)는 주지하다시피 발음이 같다. 그런데 그것조차 쪼개 먹는다는 것은 분명한 메시지를 담게 된다. 결별을 뜻한다. 식사를 같이 하는 상대방이 동업이나 협상을 해야 하는 사람일 경우 이 사실을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혼 피로연 음식을 할 때는 파가 들어가는 요리를 내놓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파를 의미하는 총(蔥)의 발음이 충돌한다고 할 때의 충(?)과 발음이 같아 신혼부부가 자주 충돌해 헤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찬요리, 더운요리, 탕과 밥, 디저트 순으로 시켜야
식탁에서 수저로 밥그릇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중국에서는 큰일 날 일이다. 밥 빌어먹는 거지나 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식사가 다 끝난 후에는 주인이 손님보다 절대로 먼저 일어나지 않는 예절도 중국인들은 철저하게 지킨다. 손님이 가지 않은 상황에서 빈 접시를 치우거나 식탁을 닦는 행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중국 요리는 외부에서 먹을 때도 다 정해진 원칙이 있다. 일반적으로 애피타이저를 시작으로 찬 요리, 더운 요리, 탕과 밥, 디저트 순으로 시킨다. 나오는 순서 역시 똑 같다. 애피타이저인 샤오차이(小菜)는 정식 요리가 시작되기 전에 차를 마시면서 먹는, 이를테면 입맛을 돋궈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보통 삶은 땅콩이나 오이 피클 같은 가벼운 야채 종류가 나온다.
다음에는 차가운 음식인 량차이(凉菜)가 등장한다. 몇 가지 요리가 작은 접시에 나오기도 하고 큰 접시에 인해전술 식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서양 요리의 메인 디쉬에 해당하는 뜨거운 요리인 러차이(熱菜)는 그 다음에 나온다. 사업이나 관시를 위해 손님을 정식으로 우아하게 접대할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생선 요리로 마무리를 한다. 또 주요 요리를 다 먹을 때쯤이면 탕으로 입가심을 한다.
다음은 주식이다. 쌀밥이나 국수, 만두 등을 개인의 입맛에 따라 주문을 받아 가져다준다. 마지막으로 초콜릿과 같은 서양 요리의 디저트에 해당하는 달콤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식도락의 천국에서 요리가 발달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프랑스 요리를 질과 양 면에서 단연 압도한다. 오죽하면 ‘현대 룸펜의 기준은 미국 집에 살고 독일 차를 몰면서 일본과 프랑스 아내와 애인을 둔 중국 음식 애호가’라는 우스갯소리가 서양에서 유행하겠는가.
중국 요리는 한국이나 일본 요리와는 기본적으로 다른 결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웬만하면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 반드시 기름에 볶거나 튀기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정상 정 볶거나 튀기기가 어려우면 굽거나 삶기라도 한다.
칼질의 예술이라는 사실 역시 눈여겨봐야 할 특징이다. 이 점에서는 일본 요리와 상당히 비슷한 점이 있다. 자르다, 베다, 나누다, 찍다, 벗기다, 돌려 깎는다는 등의 의미를 각각 가진 절(切), 참(斬), 비(批), 감(?), 삭(削), 선(旋) 같은 칼질의 종류만도 무려 100여가지가 넘는다. 불의 세기나 기름 종류 등에 따라 같은 요리가 여러 수 십 가지로 나뉘는 것은 그 어떤 나라의 요리도 흉내 내기 어려운 특징이다. 특히 기삼화칠(技三火七 ? 요리 기술이 30%, 불이 70%)이라는 말에서 보듯 불의 세기는 요리의 종류와 질,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요리는 거시적으로 보면 창강(長江. 양쯔강이라고도 함)을 기준으로 남방과 북방 요리로 나뉜다. 기본 주식은 북방은 국수와 만두, 남방은 밥과 생선이다. 조금 더 범위를 좁히면 동서남북의 4분법에 의해 분류되기도 한다. 상하이, 쓰촨, 광둥, 베이징 및 산둥 요리 등의 4대 요리가 이들이다. 더 세분하면 8대 요리로까지 넓혀진다.
이중 대륙 서부 음식을 대표하는 촨차이(川菜), 즉 쓰촨 요리는 매운 것으로는 세상에 적수가 거의 없다고 해도 좋다. 샤부샤부로도 불리는 쓰쵠식 칭기즈칸 요리 마라훠궈(麻辣火鍋)의 뜻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입이 마비될 정도이니 얼마나 매운지는 미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 매운 맛에 관한 한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 바로 쓰촨성과 인접한 후난성 주민들이다. 자신들의 고향 요리인 상차이(湘菜)가 지구상에서는 가장 맵다는 프라이드를 거의 바이블처럼 믿고 있다. 후난성 출신인 마오쩌둥이
“매운 것을 먹지 않는 사람은 혁명을 말할 수 없다.”라고 한 것을 보면 아마 진짜 그럴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우스갯소리를 통해 비교해보면 아무래도 촨차이와 쓰촨성 주민들의 손을 들어줘야 할 것 같다. 후난성 주민들이
“우리는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의 부파라(不?辣)라는 말을 즐겨 하는데 반해 쓰촨성 주민들은
“맵지 않을까 두렵다.”라는 뜻의 파부라(?不辣)를 입에 달고 다니니 그렇게 판정할 수밖에 없다.
요리 천국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요리가 없다면 그것도 이상할 일이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요리는 푸젠성을 대표하는 포탸오창(佛跳墻)이다. 스님이 담을 넘어가 탐했다는 엉뚱한 의미를 담고 있다.
광둥은 통돼지 구이, 상하이는 민물 게 요리가 유명통돼지 구이 요리는 광둥 요리를 대표한다. 특히 한국어로 애저라 불리는 루주(乳猪)가 그렇다. 광둥 사람들은 식사 초대를 받으면 식탁에 돼지 구이 요리가 올라와 있는지를 먼저 본다고 한다.
통칭 다자셰(大閘蟹)로 불리는 민물 게 요리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강 일원의 4-5억 명 훁민들이 말만 들어도 침을 삼키는 요리로 명성이 자자하다. 시선 이백조차 ‘게 알은 황금 액체’라고 읊었다고 하니 유행한 역사도 상당히 오래인 듯하다. 조리는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할 수 있으나 쪄서 먹는 것이 보통이다. 껍질 채 쪄냈을 경우는 먹기 위한 준비가 다소 복잡하다. 무엇보다 젓가락, 방망이, 받침대, 집게, 대나무 칼 등의 온갖 보조 도구들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준비돼 있으면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껍질을 분해한 다음 곳곳에 갈퀴 같은 홈이 파진 기다란 젓가락으로 열심히 살을 파내서 먹으면 된다. 샅샅이 훑어먹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분 정도는 신나게 파내야 한다. 잘 먹는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성인 주먹 만한 게를 4-5마리씩이나 먹어 치운다고 한다.
저장 요리의 대표 주자인 둥포러우(東坡肉)는 이름 때문에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요리다. 이름에서 보듯 송(宋)나라 때의 대문장가 소동파(蘇東坡)가 항저우(杭州) 태수 시절 개발해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돼지의 비계에 파, 생강, 간장 등의 양념을 넣은 다음 진흙 가마와 시루에 두 번 쪄낸 요리다.
엽기적인 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기이한 음식도 많다. 이 요리들은 잔인한 음식이라는 의미에서 찬스(殘食)로도 불린다. 우선 한국에서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정력제로 쓰이는 뱀 고기 요리이다. 역사 역시 무지하게 오래 됐다. 고전
『회남자(淮南子)』에 지금의 광둥 일원 주민들이 뱀 요리를 최고로 쳤다는 기록이 분명하게 나온다. 수프로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싼스겅(三蛇羹)이라는 뱀요리 브랜드는 특정 지역을 가릴 것 없이 전국적으로 통용된다.
그러나 식도락가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는 요리는 고양이와 닭을 함께 넣고 끓인 룽후펑다후이(龍虎鳳大會)이다. 뱀을 용, 고양이를 호랑이, 닭을 봉황에 비유한 발상이 무척이나 재미있다. 하지만 서민들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값이 비싸다.
영화 < 인디아나 존스 >에 나와 수많은 관객들을 오싹하게 만든 원숭이 골 요리는 잔인하다는 점에서 전 세계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는 요리로 꼽힌다. 이 요리는 무엇보다 둥그런 구멍이 뚫린 식탁을 필요로 한다. 살아 있는 원숭이 머리가 겨우 빠져나올 정도의 구멍이 있는 식탁이면 된다. 살아 있는 원숭이를 식탁 아래에 꿇어앉히고는 은으로 만든 망치로 원숭이의 두개골을 부순 다음 은으로 만든 칼로 골을 파서 은 수저로 떠먹는다. 이때 식탁 밑에서는 사지가 묶인 원숭이가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른다. 보통 강심장이 아니면 먹을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은 요리다.
한국 여성들은 기겁하겠지만 중국에서는 쥐도 고급요리에 속한다. 쥐 요리는 태어난 지 이틀이 넘지 않은 새끼 쥐가 단연 최고의 요리 감으로 꼽힌다. 젓가락으로 집어 꿀에 묻힌 다음 먹으면 된다. 대문호 소동파도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에는 들쥐가 새끼 쥐만큼이나 요리 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방방지(棒棒鷄)는 이름 그대로 몽둥이로 닭을 흠씬 두들겨 팬 다음 만드는 요리이다. 닭고기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겠으나 잡는 방법이 잔인해 엽기 요리로 분류된다. 엽기적 요리는 이외에도 곰 발바닥을 비롯해 지네, 주샹(竹象)으로 불리는 바퀴벌레, 구더기 요리, 냄새가 코를 찌르는 처우더우푸(臭豆腐) 등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다.
중국인의 보통 식사량은 한국인의 1.7배 분위기가 이러니 사람의 신체를 이용한 엽기 요리가 없을 까닭이 없다. 젊은 여자의 나체 위에 회나 초밥 등의 각종 요리를 얹어 제공하는 이른바 뉘티성(女體盛)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만드는 것은 방법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 웬만한 연예인 뺨치는 젊고 예쁜 여자가 온탕에서 소금을 잔뜩 바른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식탁 위에 눕기만 하면 된다. 이 위로 미리 준비한 각종 요리들이 올라가는 것이다.
젊은 여자의 모유를 가공한 요리 런루옌(人乳宴)은 뉘티성 뺨칠 만큼 엽기적이다. 공공연하게 파는 음식점은 드물지만 먹어봤다는 변태적 식도락가들은 많다. 전국적으로 100여 가지가 넘는 요리가 개발돼 있다고 한다. 뉘티성과 마찬가지로 맛보다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는 뿌듯함이 요리의 인기 비결로 보여진다.
중국인들은 위장도 커서 평균적으로 먹는 양이 한국인의 1.7배나 된다고 한다. 잘 먹는 여자들은 웬만한 한국 남자 뺨친다. 그러나 이런 대식 습관은 전국의 식당들이나 환경 당국의 골치를 아프게 만든다. 어마어마한 잔반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행정 당국이 한국의 종량제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해 일부 지방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은 다 이런 현실과 관계가 있다. 중국인들은 의식동원(醫食同源. 음식과 의약은 근원이 같다)이라든가 식보(食補. 음식으로 몸을 보한다) 같은 말을 철썩 같이 믿고 있다. 때문에 화려한 요리 문화에 깃들인 이런 폐해는 어쩌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