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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존감 정지은,김민태 공저/이영애 감수 | 지식채널 |
창의성, 집중력, 다중지능, 정서지능, 지능지수, 자기주도학습 등 아이의 미래를 위해 부모들이 준비해야 할 자녀교육의 여러 요소들이 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것들이지만 자아존중감은 어떤 것보다 우선되어 내 아이에게 형성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 책에서는 부모들의 잘못된 자녀교육 방식으로 인해 아이들이 느끼는 결핍과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발생한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으로 올바른 자존감 형성을 제안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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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지나 만 3세까지는 ‘자율성’ ‘독립심’ 등이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다. 이 또래의 아이를 둔 엄마는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싫어” “안 해”에 다소 충격을 받기도 한다. 아이의 행동을 엄마에 대한 반항이나 거부로 오해하기도 한다. 사실 3세까지는 아이 인생을 통틀어 모든 영역의 발달이 폭발적으로 이뤄지는 복잡하고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전에는 요구나 불만이 있어도 울음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엄마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해서 움직였다면, 이제는 스스로의 힘으로 움직이고 이동한다. 단순히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무엇인가를 조작하고 만들어낼 수도 있다. 아이는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자 솟아오르는 자신감에
“나에게 힘이 생겼어요” “나도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기 힘을 자랑하고 자기 생각을 자랑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싫어” “안 해”라고 하는 말은 반항이 아니라 아이의 자율성과 독립심이 자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가 독립심과 자율성을 얻게 되면 막상 엄마는 힘들어진다. 아이가 자꾸 사고를 치기 때문이다. 밥도 자기가 먹는다고 고집을 피워서 내버려두면 여기저기 다 흘려놓고, 물도 혼자 따르다가 엎지르기 일쑤다. 또 무엇인가 하자고 하면
“안 해” “싫어”를 입에 달고 사니 엄마의 불만과 걱정, 뒤치다꺼리도 많아진다. 엄마는 이대로 내버려두어야 할지, 아니면 아이의 고집을 잡아야 할지 고민스럽다.
여기서 엄마의 양육 태도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뉘게 된다. 우선 첫 번째는
“하긴 네가 뭘 해!” 하면서 아이의 자율성을 빼앗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래 네 마음대로 해봐라” 하고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의 경우 그 무렵 아이에게 자율성이 형성된다는 것을 알고 하는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방임이 아이의 자율성 발달에 좋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필요한 양육 태도의 핵심은 아이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되,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경계를 명확히 가르쳐주는 ?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이의 자존감과 바로 연결되어지는 중요한 양육 태도이다.
심리학자 쿠퍼스미스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의 부모와 낮은 아이의 부모를 비교하여 설명한 적이 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의 부모의 특성을 보면 첫째, 아이에게 자주 애정 표현을 하며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친구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이들은 높은 기준을 설정해놓고 아이가 이를 달성하도록 엄격히 규제한다. 셋째, 체벌을 하거나 사랑이 없는 벌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훈육이 필요한 경우 아이의 특혜를 제한하거나 고립시키는 방법으로 벌을 주고, 어떤 행동의 좋고 나쁨을 아이와 함께 토론하기도 한다. 넷째, 엄격한 통제를 한다. 이것은 부모 의지대로의 통제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판단에 따라 자아통제를 할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아이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 내리게 한다.
자존감을 키워주는 데 중요하다고 알려진 양육 태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무조건 아이의 뜻을 받아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고 최대한 존중해주지만, 그것이 해서 ‘안 되는 일’에까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은 자기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물건을 만지고, 꺼내고, 열고, 뒤집는다. 물론 이때는 아이가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아이의 인생 시간표에서 탐색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단, 안 되는 것은 아이의 안전이나 생명에 위협이 되는 일이다. 위험한 것은 아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치우고, 아이가 뒤져도 되고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아이 눈높이에 내려서 마음껏 탐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이가 한껏 어지르는 것을 엄마가 절대 못 참는 성격이라면 아예 방 하나를 ‘탐색의 방’으로 지정해놓는 것도 좋다. ‘안 되는 것’은 위험한 것,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 정도로 제한해둔다. 안 되는 것은 아무리 울고 떼를 써도 단호하게
“안 된다”라고 말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