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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신간] 은을 가진 자가 화폐 전쟁에서 승리한다 - 『화폐전쟁 3』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정치도, 지식도, 군대도 아닌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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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 『화폐 전쟁 3』은 중국과 일본 근대사를 추적한다. 왜 중국은 근대로 원활하게 이행하지 못한 반면 일본은 메이지 유신에 성공하며 강대국이 되었는가.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갖추는 데 일본은 성공했고 중국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쑹홍빙은 중국이 외국 자본을 도와주는 매판 때문에 힘 한 번 못 써보고 화폐 전쟁에서 졌다고 본다.

 
화폐 전쟁 3: 금융 하이 프런티어
쑹훙빙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아편전쟁의 원인, 장제스의 화폐전쟁, 메이지 유신과 양무운동, 황권과 금권의 싸움, 다이쇼 정변의 몰락, 인민폐의 과거와 미래 등 아편전쟁 이후 170년에 걸친 아시아 근현대사를 금융 하이 프런티어란 관점에서 정밀하게 묘사해 보여주는 『화폐전쟁 3』. 국제 화폐전쟁의 포연이 점차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를 오랜 기간 문을 걸어 잠그고 수천 권의 사료와 전기를 연구하며 만든 이 책을 통해 저자는 태평성대에서의 위기의 언어를 통해 답해주고 있다.

교실에서 가장 센 사람은 누구?

교실은 인류 문명의 축소판이다. 그곳에는 담인 선생님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반장, 약간 재수는 없지만 성적은 엄청 좋은 전교 1등 그리고 주먹이 가장 센 학교 짱이 있다. 이중 누가 가장 셀까? 3명 중 1명을 정답으로 꼽은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들보다 센 사람은 따로 있다. 부자 딸 혹은 아들. 현실에서는 돈이 있으면 나머지 세 명을 살 수 있다.

반쯤 장난 섞어서 요약하자면 『화폐 전쟁』의 주제가 바로 저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정치도, 지식도, 군대도 아닌 화폐라는 사실을 저자는 1권과 2권 그리고 3권에서도 주장한다. 전 세계에 '화폐 전쟁'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쑹홍빙. 그는 1권에서는 미국의 화폐 역사를, 2권에서는 유럽 금융의 변화 과정을 각각 다뤘다. 그리고 3권이 번역되어 한국에 나왔다.

부제, '금융 하이 프런티어'는 무슨 뜻인가

3권은 무대를 옮겨 중국이다. 공식적인 역사 뒤에서 치열하게 전개된 자본의 암투를 그리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일반 독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복잡한 이론이나 수식은 배제했다. 동시에 전작에 쏟아진 팩션(faction, 사실에 근거한 허구)이라는 비판을 털어내려는 듯 저자는 인물 위주의 서술보다는 구조적인 설명에 주력한다. 덕분에 경제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나도 시종일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은 '금융 하이 프런티어'다. 종래 '하이 프런티어' 이론에 금융을 덧붙인 용어다. 하이 프런티어는 20세기에 등장한 군사 용어로 영토, 영해, 영공은 물론 우주를 장악해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쑹홍빙은 여기에 금융을 추가하고, 주권 국가가 주권 국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19-20세기 중국은 화폐 전쟁에서 졌다

이러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화폐 전쟁 3』은 중국과 일본 근대사를 추적한다. 왜 중국은 근대로 원활하게 이행하지 못한 반면 일본은 메이지 유신에 성공하며 강대국이 되었는가.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갖추는 데 일본은 성공했고 중국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쑹홍빙은 중국이 외국 자본을 도와주는 매판 때문에 힘 한 번 못 써보고 화폐 전쟁에서 졌다고 본다. 또한 중국은 아편 전쟁과 장제스 통치를 겪으며 제대로 된 화폐 시스템을 만드는 데 줄곧 실패한다고 판단한다.

이에 비해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한 자국민과 과감한 화폐 정책 덕분에 서구의 금융 시스템에 대적할 만한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빠르게 구축했다. 역사의 동력을 금융으로 보고 미래 화폐 전쟁에서 중국이 주역을 담당해야 한다는 이 책의 논지에 사회사, 문화사, 종교사, 사상사를 연구하는 학자와 서구 중심주의를 견지하는 사람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서 비교적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던 금융을 비중 있게 다뤘다는 사실만으로 『화폐 전쟁 3』은 동아시아 근대사에 많은 논쟁거리를 던진다.

21세기, 달러를 대신할 화폐는 은이다.

중국은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엽까지는 화폐만으로 봤을 때, 그리 성공하지 못한 나라였다. 지금은 다르다. 21세기 중국은 미국을 견제할 유일한 강대국으로 손꼽힌다. 13억의 인구, 매년 10%대의 경제성장,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 등 중국을 수식하는 말은 화려하다. 이에 걸맞게 위안화의 위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서브 프라임 부실 사태에서 번진 전세계 금융 위기 때, 중국은 자국의 화폐를 포함한 복수 통화 바스켓 제도를 대안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위안화가 가까운 미래에 달러를 대체할 기축 통화로 바뀔 것이라고는 쑹홍빙도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중국의 금융은 서구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저자는 달러가 지금의 위치를 잃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자리는 은이 대신한다. 금도 아닌, 은이 기축통화가 된다고? 은은 현재 금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고, 미래에 화폐로 쓰일 확실한 근거가 많다. 좀 더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다면 『화폐 전쟁 3』를 펼쳐라. 미래 벌어질 화폐 전쟁 시나리오가 독자를 기다린다.

글 : 드미트리 (//blog.yes24.com/lug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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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전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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