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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플러그드서울2011②] 첫째 날_ “장난 아니야” UV의 개그 & 콘서트, “히트곡 정말 많네!” 자우림 열창

“장난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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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괴성이 들려온다. 사람들이 괴성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그들에 휩쓸려 도착한 무대 위에는, 거창한 레게머리를 얹고(!) 죄수복을 입은 두 사람이 마구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UV였다.

◆ ‘장난 아닌’ UV의 개그 & 콘서트


어디선가 괴성이 들려온다. 사람들이 괴성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그들에 휩쓸려 도착한 무대 위에는, 거창한 레게머리를 얹고(!) 죄수복을 입은 두 사람이 마구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UV였다. “장난 아니죠?” 유세윤이 흘러내린 레게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2010년에 결성된 UV는 작년에도 이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변변한(?) 레퍼토리 없이도 뜨거운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그들이 아닌가. 이날은 ‘UV랜드’라고 이름붙인 밴드와 함께 (최초) 라이브 밴드 세트로 진행했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 「인천대공원」에 이어 「집행유애」 「이태원 프리덤」까지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UV. 최근 종영한 엠넷 케이블 방송 는 마치 가수가 대중매체에 ‘저지를 수 있는’ 최대한의 행위를 실험하는 프로그램 같았다. 그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은퇴에 이어 해체선언까지 했다. 이 다음엔 어떤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까? 무대 앞에 사람들이 빼곡히 모였는데도 유세윤은 고개를 젓는다.

“애석하게도 가장 적은 인원이 모였어요. 가장 작은 무대에 말이죠. 동네 잔치도 아니고……. 여기서 3.6.9 게임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그래도 여기 모인 분들, 저희가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주변에 있던 관객은 이렇게 외쳤다. “완전 개그콘서트 같아!” 정말 그랬다. 물론 UV의 무대도 뜨거웠지만, 유세윤과 뮤지의 어처구니 없되 재치 있는 입담이 관객을 쉴새 없이 들썩이게 했다.


“이번에 들려드릴 노래는, 제 사랑 노래예요. 헤어지자고 약속했는데, 다음날 바로 문자 보냈어요. 계속 그러다 문득, 이게 사랑인가 집착인가 싶더군요. 갑자기 눈물이.” 유세윤의 코믹한 고백에 팬들은 ‘울지마’를 연호한다. “결론은 집착도 사랑이구나, 느꼈어요. 문자 해도 그녀는 받지도 않아요. 카카오톡을 쓰기 때문이죠. 제 슬픔으로 만든 우스운 노래입니다.”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는 이제 떼창이 가능한 레퍼토리가 됐다. 겨우 저녁 어스름이 깔렸는데도 공연장은 뜨겁다. 유세윤은 삼색 슬리퍼를 신은 맨발을 까닥거리며, 건방진 자세로 공연 중에도 결코 개그를 멈추지 않는다.

“사실 오늘 602곡 정도를 준비했어요. 문제는, 지금 약속된 가격대로 다 불렀다는 건데.” 겨우 졸라 듣게 된 앵콜 곡은 「마지막 승부」. 농구공을 들고 나와 무대 위에서 농구 퍼포먼스를 하며 어디서도 보기 힘든 ‘마지막 승부’를 보여주었다. 노래가 끝나자 재빨리 라이더 복장으로 갈아입는다. 한 곡 더 부르나 馭더니, 마치 오토바이를 타듯 부르릉거리며 퇴장한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UV는 항상 굳이 그럴 필요 없는 것들을(혹은 것들만) 열심히 해서 매력적인 그룹이다.

◆ 궁극의 낭만 무대 <류복성 올스타즈>

SUN & EARTH, MOON & SKY, WIND로 꾸려진 다섯 개의 무대 중에 WIND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무대였다. 작은 규모의 WIND 공연장은 천장이 없어 바로 무대 너머로 한강이 잘 보인다. 얼핏 보면 마치 선상 위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기분을 불러 일으킨다.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정말 이 ?대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어 분위기가 좋다. 밤에는 쌀쌀하지만, 어둠 속에서 출렁이는 강물, 그 위로 분위기 있게 흐르는 노래는 쉬이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든다. 앞서 이 무대에 섰던 조정치는 「달려가」를 부르다 음을 놓치기도 했다. “지붕이 없어서 음이 흩어지는 것 같아요.” 그의 솔직한 멘트에 관객들은 모두 웃었다. 어떤 실수도 흠이 되지 않고, 작은 농담에도 관객들은 같은 얼굴로 웃는다. 이건 아무래도 이 무대가 갖고 있는 특수한 환경 탓이 아닐까 싶다. 이 무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풍경이었으니까.

선상 콘서트 같은 분위기의 WIND 무대

작은 체구의 할아버지. 아니, 오빠. 흰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눈에 띄는 류복성 연주자가 무대 위에 올랐다. “자, 시작합시다.” 씨익 웃는 표정이 더없이 천진하게 다가온다. 재즈 1세대 타악기 연주자 류복성이 이끄는 올스타밴드. 「Take 5 6:00」로 무대를 열었다.

이윽고 마음을 흔드는 재즈 음악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강물도 재즈 리듬에 맞추어 몸을 철썩이는 것만 같다. 아, 이 궁극의 낭만이라니! 류복성은 가볍고 자연스러운 몸놀림으로 빠르고 날렵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동시에 힘이 넘친다. 그는 “나 아직 힘이 넘쳐” 하듯이 힘준 주먹을 관객들 앞에 내밀어 보였는데, 그 동작이 그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신청곡 받을 게.” 라는 말이 떨어지자 마자 주옥 같은 곡들의 제목이 객석에서 튀어 오른다. “수사반장이요!” “데낄라” “블루보사” 등등. 이날 채택된 곡은 「Mo’ Better Blues」와 「수사반장(Bongo Fever)」 류복성은 악기뿐만 아니라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두드리며 리듬을 만들어냈다. 재미있고 즐거워 보인다. 그 느낌은 고스란히 무대 아래 관객들에게까지 퍼진다. 탄력 있고 매력적인 재즈 음악이 객석을 단단히 감쌌다.

“담배 피지 말 것. 유산소 운동 할 것. 자기 자신은 자기가 지키는 거야. 알겠어? 방황하지 말고. 아빠, 엄마 말씀 잘 듣고 말이야.” 마지막 곡을 연주하기 전에 류복성 ‘오빠’가 젊은 관객들에게 당부한다. 그래야 당신처럼 오랫동안 건강하게 음악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보다. 여전히 힘이 넘치는 그를 보니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 리듬을 몸에 새기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운동해야겠다.


◆ 열광의 도가니 <국카스텐>


깊어진 밤, SUN & EARTH 무대에 국카스텐이 올랐다. 2008 헬로루키 대상을 거머쥔 국카스텐. ‘중국식만화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이키델릭 록을 선보이는 그들의 음악은 다채로운 감상을 선사한다. 이후에 낸 첫 앨범도 팬들과 평단에 호평을 받았다. 특히 현란하고 짜릿하게 폭발하는 이들의 라이브 무대는 단연 최고였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기타 리프, 호소력 있고 파워풀한 하현우의 보컬은 정말이지 일품이다.

이날, 록팬이 아니었던 지인도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귀에 각인된” 인상적인 무대였다고 회고했다. 말은 줄이고, 음악을 이어갔다.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 국카스텐은 다가오는 7월 9일 단독공연을 갖는다. 2500석의 멜론 악스 홀이다. 국카스텐 팬 커뮤니티에서 “1,000명 이상의 팬들이 원하면 단독공연을 갖겠다”는 약속을 했고, 1,000명 이상의 팬들의 호응을 얻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 그치지 않는 히트곡 <자우림>



밤이 저물었다. 몽니의 무대에 이어 오늘의 헤드라이너 자우림이 무대에 올랐다. 보컬 김윤아는 <위대한 탄생>의 멘토로, 기타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간간히 봤는데, 자우림 밴드의 무대는 간만이다. 다음 앨범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는 그들, 올해에는 자주 음악을 들려주겠단다. 「헤이헤이헤이」 「카니발아무르」 「팬이야」 ‘매직카펫라이드’ ‘일탈’ 등. 자우림의 히트곡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아, 정말 히트곡 많다. 우리 모두의 18번 곡들이 아닌가. 대부분의 곡에 떼창이 이어진다.

첫날이 이렇게 저물어 갔다. 사람들은 지칠 줄 모르고 마지막 무대의 막이 내릴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쓰레기를 줍는 관객들이 눈에 띈다.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는 안도감 때문에, 크게 아쉽기 보다는 피곤함이 먼저 몰려오는 첫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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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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