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그리고 음악 페스티벌“죄송합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그린플러그드’라고 해서…… 초록색 코드 축제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초록색으로 덮인 환경 축제라는 의미였더라고요. 캬. 뜻 좋네요.” 첫 곡부터 분위기를 화려하게 달군 노라조는 이렇게 말했다.‘더 나은 내일을 위한 착한 생각과 작은 실천’을 주제로 한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1’이 지난 5월 14일~5월 15일 양일 간 난지한강공원 5개 무대에서 펼쳐졌다. 2회를 맞은 ‘그린플러그드 서울2011’은 페스티벌과 환경을 접목시키기 위한 나름의 콘셉이 돋보이는 축제였다.
입구에서는 입장객들에게 티켓과 함께 예쁘게 디자인 된 쓰레기 봉투를 하나씩 나누어줬다. 본인의 쓰레기는 스스로 책임지자는 약속을 건네 받는 것 같은 기분. 아티스트들도 공연 중간중간에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그린플러그드’의 의의를 설명하며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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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야외무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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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쓰레기는 내 쓰레기 봉투에! 환경보호를 강조한 페스티벌 | |
양일 총 3만5천여 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드넓은 공원에 큼지막한 무대가 두 개씩 짝을 이루어 세워져 있다. 맑은 날씨와 선선한 바람이 양일간의 페스티벌을 적극 지원해줄 태세다. 흔들리는 한강을 배경으로 공연이 꾸려지는 것도 꽤 근사하다.
다만, 무대와 무대의 거리가 꽤나 멀다. 늘어난 관람객만큼 페스티벌의 면적이 크게 늘어났다. 곳곳에 안내판에는 ‘여기서 다음무대까지 몇 Km’라는 안내와 함께 칼로리 소모량까지 적어두었다. 좀 멀지만, 음악 축제 아니냐, 즐겁게 걸어보자. 얘기하는 것만 같다.
일찌감치 도착해 음악을 즐기고 있던 지인들은, 나를 만나자마자 불만을 터뜨렸다.
“무대 사이는 너무 멀고, 사람은 많고, 화장실 줄은 길고, 공연은 너무 짧고 산만해!” 으레 축제에 가면 들을 수 있는 불만들. 여기도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윽고 해가 저물었고, 분위기는 깊어졌고, 많은 음악이 바람을 타고 우리 곁을 스쳐갔다. 기분은 점점 고조되고, 마음은 한결 너그러워졌다. 여전히 멀고, 많고, 길고 짧았지만, 좋은 음악이 흐르고 있는데, 좋아하는 가수가 바로 앞 무대에서 라이브로 열창하고 있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하루 종일 그치지 않는 라이브 무대
규모가 커진 만큼, 축제장 안에 관객들은 제 각기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음악 팬들만 모여있는 것은 아니었단 얘기. 일찌감치 돗자리를 펴고 음악 소풍을 즐기고 있는 가족 단위에 관객들이 눈에 띄었고, 해가 중천에 있지만, 풀밭을 장판 삼아, 음악을 이불 삼아 잠들어 있는 사람들.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축제장을 누비고 있었다. 어디서든 음악이 들린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음악이, 음표가 곳곳에 공기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그린플러그드 서울2011’은 아마 국내 음악축제 가운데 가장 많은 뮤지션이 참가하는 축제다. 올해는 양일간 무려 116개의 팀이 참여한다. 자우림, 부활, 노브레인, 국카스텐, UV, 김창완밴드, YB, 10cm, 문샤이너스 등등의 팀들을 이곳,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나란히 붙어있는 두 개의 무대는 번갈아 가면서 30~40분간의 무대가 마련되고, 떨어져있는 무대와는 시간이 겹치기도 하므로 보고 싶은 공연을 놓치지 않으려면 시간표를 잘 짜야 했다.
다양한 뮤지션이 참여하는 만큼 곡의 장르도 다양하다. 록, 힙합, 재즈, 대중가요, 팝까지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 각자 나름의 라인업으로 공연을 즐길 테니, 결국 모두가 다른 색깔의 축제를 즐기게 되는 셈이다. 물론 여기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축제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관객을 만나야 하는 팀은 너무나도 많다. 가수당 4~6곡으로 시간 제약이 불가피했다. 무대에 젖어들 즈음, 달아오를 즈음 막이 내린다는 것. 마치 갈라 콘서트처럼 말이다.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이 때, TV에서는 <나는 가수다>가 한참 방영되었을 것이다. 최근 <나는 가수다>는 과히 열풍이라고 할 만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의 긴장감이 녹아있는 라이브 무대의 매력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거친 호흡과 예상치 못한 상황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살아있는 라이브 현장이란. 음악과 별개로 상황 자체가 주는 쾌감과 즐거움이 보장되어 있다.
때문에 무대 위에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면 더없이 좋고, 행여 이 무대에서 처음 만나는 가수가 올라와도 우리는 이내 함께 즐길 수 있게 된다. 이곳은 끊이지 않고 라이브 무대가 줄을 잇는 곳. 라이브 천국이다. 어떻게 시간표를 짜고, 라인업을 꾸려도 싱싱한 무대가 끊이지 않고 마련되는 이곳에서는 음악의 다채로운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인상 깊었던 몇 가지 맛을 꼽아 소개한다.
☞첫째 날, 공연 보러 바로 가기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1과 함께 한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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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는 현장에서 다양한 부스를 설치해 관객들과 만났다 | | 그린플러그드 서울2011 단독 예매처였던 YES24는, 축제 당일날 현장에서 부스를 세워 관객들과 함께했다. 입구 바로 왼편에 위치한 YES24 부스에서는 축제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생수를 지급하고, 잔디밭 위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대여하기도 했다. 무료로 페이스 페인팅, 네일아트 이벤트를 진행한 PLAY ZONE은 축제 내내 관객들의 방문으로 성황을 이루었다. 캘리그래퍼 허수연 작가는 관람객들의 가방이나 티셔츠에 멋진 손글씨를 새겨 주기도 했다.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1’ 공식앨범 <숨∞> 이 YES24에서 단독 판매 되었다. <숨∞> 은 暫번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아티스트 12팀이 모여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각자의 소리로 표현한 앨범이다. 자우림, 갤럭시 익스프레스, 몽니, 이장혁 등이 참여했고 기존 곡들을 모아둔 앨범이 아니라 ‘숨’과 ‘자연’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새로 작업한 신곡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번 앨범은 축제 취지에 걸맞게 앨범 판매 수익금 일부를 환경기금으로 기부한다. 현장에 마련된 YES24 음반SHOP에서는 <숨∞> 앨범과 더불어 이날 참여한 아티스트의 공식 앨범을 함께 판매했다. 현장에서 반응이 좋았던 갤럭시익스프레스, 국카스텐, 어반 자카파의 앨범을 특히 관객들이 많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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