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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감성을 얘기하다

에이미 맥도널드(Amy Macdonald) ,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 디디 더티 머니(Diddy-Dirty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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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생의 나이에 포크 감성이 짙게 드리운 노래를 한다는 게 얼핏 이해가 가지 않으시죠? ‘에이미 멕도널드’는 어쿠스틱 기타로 멜로디를 그려가는 기타 팝 뮤지션입니다.

1987년 생의 나이에 포크 감성이 짙게 드리운 노래를 한다는 게 얼핏 이해가 가지 않으시죠? ‘에이미 멕도널드’는 어쿠스틱 기타로 멜로디를 그려가는 기타 팝 뮤지션입니다. 악기들의 조화와 맥도널드의 보컬이 인상적이네요. 순화된 앨범은 잠시, 다시 바짝 날이 선 앨범으로 돌아온 오지 오스본, 그리고 디디(Diddy)가 만든 프로젝트 팀 ‘디디 더티 머니’도 소개합니다.

에이미 맥도널드(Amy Macdonald) <A Curious Thing> (2010)

2007년, 큼직한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덤덤하게 노래를 부르는 한 소녀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여린 듯 굵직한 개성 강한 음색과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감성은 까다로운 영국 대중들의 귀를 잡아챘고, 앨범은 순식간에 유럽 5개국에서 1위를 휩쓸고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하게 된다. 신인의 이름은 에이미 맥도널드. <A Curious Thing>은 음악 팬들의 뇌리에 강한 첫 인상을 남겼던 그가 3년 후 다시금 기타를 둘러메고 찾아온 정규 2집이다.

에이미는 어린 시절 대영제국의 국민밴드 트래비스(Travis)의 음악을 접하고 거기에 경도되어 기타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화려하진 않아도 기본이 탄탄한 기타 실력은 수년간 독학으로 얻어낸 노력의 결과물이다. 강한 스코티시 억양과 여섯 현(絃)이 만들어내는 어쿠스틱 향연은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감미롭게 찰캉거리며 즐거이 귀를 간질인다. 기본적 코드 조합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익숙한 기타 팝이 에이미 맥도널드 음악의 중심축이다.

흔한 스타일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음악이 ‘진부하게’보다도 ‘반갑게’ 귀를 두드리는 이유는-물론 그의 분명한 목소리가 첫 번째 이유다-작법에 있어 실속 없는 치장보다 기본에 충실한 정수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소리의 질감은 전혀 다르지만 현학적 플레이 없이 몇 개의 코드 진행 안에서 최상의 멜로디를 뽑아낸다는 점은 그가 기타를 잡도록 인도한 그룹 트래비스와 마찬가지다.

오프닝 트랙 「Don't tell me that it's over」에 그만의 내공이 100% 응집되어있다. 경쾌한 스트로크의 어쿠스틱 기타와 단출한 선율의 키보드가 지나가면 일렉트릭 기타가 한 음 한 음을 예리하게 짚어내며 가세한다. 브릿지의 현악 몰아치기도 잠깐 고개를 내밀고 끝날 뿐, 악기별 모든 포지션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협연하는 가운데 에이미의 뚜렷한 보컬이 소리의 중심을 관통한다.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명 넘버 「Dancing in the dark」를 편곡한 히든트랙은 자기 색깔과 함께 선배 가수에 대한 존경을 담은 이색적인 보너스.

이 작품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화젯거리도 갖고 있다. 바로 앨범 녹음이 폴 웰러(Paul Weller)의 홈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폴 웰러는 1970년대와 1980년대를 아우른 브리티시 펑크 밴드 잼(The Jam)의 주인공이면서 모드의 대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뮤지션으로, 영미권 대중음악계보를 그릴 때 절대 누락할 수 없는 핵심 인물이다. 지금은 영국 음악계에서 자기표현 뚜렷한 현존 유일의 음유시인으로 절대적인 호평을 받기도 한다.

재미있는 일은 에이미 맥도널드 측에서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깐깐한 폴 웰러 쪽에서 녹음할 일이 있으면 자신의 녹음실을 쓰라고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다. 유투(U2)의 멤버들도 에이미의 팬을 자청해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고 하니, 방송이나 광고용 짜고 치기가 아닌 진짜 ‘인정’을 통한 선배들의 능동적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은 꽤나 인상적인 현상이다.

아직 완숙되지 않은 나이(1987년 생)에 내세운 짙은 포크적 감성은 자칫 ‘허세’로 비춰질 수도 있다. 데뷔 작품의 이름이 무려 <This Is The Life>(이것이 인생이다)였던 것을 생각하면 뭔가 미스매치 같다는 찜찜함을 떨쳐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가진 재능은 특별하다. 천부적인 목소리의 개성만으로도 대중의 우려를 상당부분 잠재우는 놀라운 능력은 범재(凡才)로는 불가능한 ?이다.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Scream> (2010)

젊은 세대에게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은 MTV의 리얼리티 시트콤 <오스본스>의 엉뚱한 아저씨일 뿐이겠지만 1970, 1980년대를 동류(同流)한 세대에게 그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마력을 가진 암흑의 지도자였다.

‘빽판’으로만 구할 수 있었던 음반들과 어렵게 구했던 뮤직비디오와 사진을 통해 오지 오스본은 순화된 오버그라운드의 음악을 증오하는 어두운 동지들을 대동단결시킨 교주였고 어둠의 리더였다.

그런 오지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방송된 <오스본스>에서 보여준 모습은 콩가루 집안의 나사 풀린 어눌한 늙은 가장이었으며 덩달아 2002년 이후에 발표한 앨범 <Under Cover><Black Rain>은 아티스트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뎌지고 순화된 이 두 장의 앨범은 20년간 동고동락한 기타리스트 잭 와일드(Zakk Wylde)의 아름다운 용퇴로 응결되었고 잭의 열정은 자신의 밴드 블랙 라벨 소사이어티(Black Label Society)에 응집되었다. 그의 후임으로 가세한 그리스 혈통의 거스 지(Gus G)는 날선 기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Scream>을 분노와 광기로 재 장전했다.

특히 CD 2에서 거스 지는 1983년에 제이크 이 리(Jake E. Lee)가 연주한 「Bark at the moon」과 1991년에 잭 와일드의 「No more tears」 그리고 1970년에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가 발표한 <Paranoid>에서 토미 아이오미(Tommy Iommi)가 연주한 「Fairies wear boots」를 각각의 스타일에 가깝게 되살리며 전천후 테크니션임을 인증 받는다. 하지만 오지 오스본의 솔로 명반 <Blizzard Of Ozz>와 <Diary Of A Madman>의 수록곡들을 라이브로 기록하지 않아 오지의 영원한 분신인 랜디 로즈(Randy Rhoads)에 헌정의 뜻을 표했다.

돈 에이어리(Don Airey)가 참여한 <Blizzard Of Ozz> 만큼은 아니지만 아트록의 명가 예스(Yes)와 스트롭스(Strawbs)를 거친 키보디스트 릭 웨이크만(Rick Wakeman)의 아들 아담 웨이크만(Adam Wakeman)이 건반주자로 가세해 날카로움과 웅장함을 동시에 끌어안는데도 성공했다.

6분여 동안 어둠을 찬양한 고딕 트랙 「Let it die」를 오프닝으로 선정한 오지 오스본의 결정은 1980년대의 솔로와 1970년대 블랙 사바스의 아우라를 품으며 <Cover>, <Black Rain>과는 확실한 경계선을 긋고 있다. 제53회 그래미에서 최우수 하드록 부문 후보에 오른 「Let me hear you scream」과 향수를 자극하는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의 「Life won't wait」, 육중한 기타 리프와 베이스 드럼이 반가운 쓰래시 트랙 「Diggin' me down」은 앨범의 핵심 곡들.

빌보드 앨범 차트 4위를 기록한 <Scream>은 환갑을 훌쩍 뛰어넘은 오지 오스본이 오랜만에 대중을 어둠속으로 이끌고 들어가는 ‘교주’ 오지의 음산한 제물(祭物)이다.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디디 더티 머니(Diddy-Dirty Money) <Last Train To Paris> (2010)

디디(Diddy)는 2010년 새 앨범 <Last Train To Paris><Press Play> 이후 4년 만에 다시금 음악계와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새로운 동행들과 함께 눈길을 살 예정이다.

그는 여성 5인조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의 멤버였던 돈 리처즈(Dawn Richards)와 신예 여성 싱어송라이터 칼레나 하퍼(Kalenna Harper)를 불러들여 디디 더티 머니(Diddy-Dirty Money)라는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다. 인지도가 높은 스타 래퍼, 보컬리스트들로 팀을 꾸리지 않고 거의 신인에 가까운 이들과 힘을 합쳤다는 것에 사람들은 무척 의아해 했다. 그 때문에 결성 단계부터 그룹은 아주 손쉽게 대중과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디디 더티 머니의 출격은 2009년 말에 선보인 리드 싱글 「Angels」부터였다. 디디의 다섯 번째 정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새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본 음반의 신호탄이 된 노래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가 생전에 녹음한 랩이 들어가 힙합 마니아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디디의 보컬리스트로서의 변신, 사랑의 스러짐을 극대화하는 침잠된 음악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를 낸 음악에 조금은 생소함을 느낄 이가 많을 것이다. 디디가 노래를 부르는 것도 새로운 변신 중 하나며, 음악이 전반적으로 힙합에만 각을 맞추지 않는다는 점도 색다른 점이다. 그룹은 자신들의 음악을 ‘트레인 뮤직(train music)’이라고 명명했다. 일렉트로니카와 힙합, 소울, 펑크(funk)를 한데 버무린 것. 전자음악과 흑인음악과 결합하는 현 추세를 이 음반에서 적극적으로 보여 줄 예정이다. 돈은 한 인터뷰에서 “디디 더티 머니는 요즘 음악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반영한 움직임이에요.”라고 그룹의 음악을 요약, 설명했다.

그들의 발언처럼 힙합과 리듬 앤 블루스, 일렉트로니카가 공존하는 앨범이다. 한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각각의 형식이 스미듯이 서로 조용히 결합하고 있다. 랩과 보컬도 균등하게 비율을 맞춘다. 육중한 신스 사운드로 댄서블함을 갖춘 「Hello good morning」은 후반부에 힙합다운 비트로 변주해 박진감을 높였고, 마칭 밴드풍의 드럼 프로그래밍이 경쾌함을 상승시키는 「Ass on the floor」는 소량의 전자음을 곁들여 세련미를 확보한다.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의 시원한 보컬과 몽환적인 반주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Yesterday」, 중독성 강한 전자음 위에서 릴 웨인(Lil Wayne)과 여성 멤버들이 랩과 노래를 주고받는 「Strobe lights」, 힙합 비트와 큰 규모의 전자음을 섞어 다이내믹함과 웅장함을 내보이는 「Coming home」에서도 서로 다른 장르들의 어울림이 나타난다.

피아노 연주로 서정미를 겸비한 「Loving you no more」, 덥(dub)에 근접한 비트에 날카로운 신시사이저를 추가한 「Hate you now」, 클럽 친화적이지만 무겁게 느껴지는 「Your love」 등 앨범에는 어두운 분위기를 내는 곡이 여럿 담겨 있다. 이는 앨범의 콘셉트 때문이다.

<Last Train To Paris>는 디디가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그가 런던에서 파리로 여행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풀어낸다. 타오르는 태양보다도 뜨거웠던 사랑, 그 사랑과 이별한 뒤에 찾아오는 쓰라린 상실감, 처연한 감정, 그를 다시 갈구하는 애달픈 심정이 음반에 흐른다. 새 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내용에도 신선함을 나타내려는 디디의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앨범은 디디가 주목받을 자격이 차고도 남는 뮤지션이라는 것을 확진한다. 요즘 음악계의 방대한 시류인 퓨전을 공격적으로 시도했다는 점, 하나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텍스트의 통일성과 흥미 제공을 함께 구현한 점은 그의 뛰어난 능력을 유감없이 표한다. 말로만, 멤버 구성만 새로운 팀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전에 보인 바 없었던 새로움을 대중에게 전한 사항은 그가 음악 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이력을 계속해서 추가함에도 여전히 재기 넘치는 뮤지션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디디 더티 머니는 분명히 훌륭하고 멋진 프로젝트다. 그들의 첫 앨범 <Last Train To Paris> 역시 마찬가지다.

글 / 한동윤(bionicsoul@naver.com)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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