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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정성일,정우열 공저 | 바다출판사 |
영화감독 프랑소와 트뤼포는 시네필을 세 가지 단계로 규정하였다. 첫 번째, 영화를 두 번 볼 것. 두 번째, 영화에 대한 글을 쓸 것. 세 번째, 영화를 직접 찍을 것. 두 번째 단계에만 줄곧 머물러 있던 시네필의 대부 정성일이 2009년 영화「카페 느와르」로 시네필의 요건을 모두 충족 하더니, 2010년에는 영화 평론 시작한지 26년만에 첫 번째 영화평론집을 냈다. 그것도 두 권을 동시에. 99호에서 폐간 되 버린 영화잡지 「키노」를 이끌며 수많은 시네필과 '정성일 키드'를 양성했던 정성일. 그 없이 90년대 시네필 문화를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는 항상 많은 영화를 보지 말고, 좋은 영화를 여러 번 보라고 시네필들에게 권유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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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데 왜 이렇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이 글을 당신이 봐 줬으면 하는 바람. 키노가 99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지 여러 해가 지나고, 정은임 아나운서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나서야 난 당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키노는 구할 수 없었다. 난 당신의 글을 모은 웹 사이트에 들어가 하루 종일 필사 했다. 그리고 과거 '정은임의 FM영화음악'에서 당신이 나온 날의 파일을 찾아 듣고 또 들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내 글에서 당신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 지난한 필사의 노력의 보람이라고 생각했다. 당신에게 따지러 당신이 게스트로 나오는 GV에 갔다. 그리고는 물었다. 허문영의 평론집이 나왔는데, 당신의 글을 책으로 접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고. 그런데 당신의 평론집이 드디어 평론 시작한지 26년 만에 나왔다. 따라서 이 글을 쓰는데 어깨에 힘이 들어 가는 건 어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 글은 사상, 추억, 삶의 태도를 당신에게 빚진 내가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헌사 혹은 연애 편지다. 당신의 이름은 정성일이다.
정성일의 글을 보고 누군가는 현학적이라 비난한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는 영화 혹은 영화 비평이 단순해야 하며 쉬워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쉬운 영화 (오직) 재미만 있는 영화, 그리고 영화 비평에게 요구하는 다음과 같은 질문.
“그래서, 이 영화 극장가서 봐도 돈 아깝지 않다는 거요?” 하지만, 정성일에게 영화는 세상이다. 하즈미 시게히코의 말을 인용하면서.
“영화가 나빠지는 걸 본 다음에는, 세상이 나빠지는걸 보게 될 것입니다”. 평론집의 제목인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는 정성일의 다짐이다.
“세상과 영화 사이의 배움. 나는 그것을 고백하고 馭었다. 나는 모든 노력을 배움을 향해서 바쳤다. 나는 더 노력해야 한다. 말하자면, 이 책제목은 나의 다짐이다.”정성일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항상 묻는다. 무슨 영화를 보았느냐 대신에, 그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면 영화를 본 2시간은 죽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생각을 더 해야 한다. 그것만이 영화를 보고 나서 죽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당신이 생각을 멈출 때 당신은 영화를 본 시간만큼 사실상 죽은 것과 마찬가지이다.”하지만, 우리는 너무 바쁘다. 생각할게 너무 많다. 영화를 보고 생각을 하라고? 머리 아픈 소리. 영화는 단지 몰입 경험을 통해 뇌의 쾌락에 봉사하는 도구로 전락 했는지도 모른다. 또는 가끔, 예술 영화라 불리우는 영화를 보러가면서 ‘구별 짓기’의 수단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정성일의 글이 던지는 교훈은 영화에 대한 태도뿐만이 아니다. 삶에 대한 태도다. 항상 배우고, 그 배움을 나눈다는 것. 그것을 정성일은 우정이라고 부른다.
정성일이 말하는 씨네필의 요건. 많은 영화가 아닌 좋은 영화를 여러 번 보고 생각하고, 배우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세상을 사는 것도 이와 같다고 생각하며, 이 평론집을 손에 들며 다짐한다. "나는 영화관에서 매번 다시 태어나겠다". 배움을 통한 자기 초월. 역사의 원동력이기도 한 자기초월을 영화관에서 가능케 한 사람. 당신의 이름은 정성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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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1989년에 창간한 《로드쇼》의 편집차장을 시작으로, 1995년 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던 해에 태어나 ‘90년대 시네필 문화’를 낳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키노》를 이끌며 영화 비평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6년 동안 《말》의 최장수 필자였고, 라디오 프로그램 〈정은임의 FM영화음악〉에 출연하여 긴 호흡의 문어체 화법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프로그램 디렉터로서 아시아의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영화연구I: 임권택》,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전2권)가 있고,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을 책임편집했다. 2009년 겨울, 서울 청계천을 걷고 또 걸으며 첫 번째 장편영화 〈카페 느와르〉를 찍었다. 2010년 영화 평론 시작한지 26년만에 첫번째 영화평론집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필사의 탐독』을 동시에 세상에 내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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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열 만화가이자 애니메이터, 캐릭터 디자이너인 팔방미인 아티스트이다. 대중문화에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진 ‘올드독’의 일기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며 인기?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대표작 『올드독』, 『올드독 다이어리』은 쿨한 글과 감성어린 그림이 싱싱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정우열네이버 블로그의 인기 스킨 프로바이더인 정우열은 컬러 감각과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만화가다. 만화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미 수많은 책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업계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이래저래 참여한 책만 해도 수쪽 권에 이른다. 올드독 블로그에는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올드독 애니메이션이 몇 편 실려 있어 작가의 영화적 끼와 감각을 가늠하게 한다. 재주가 많다보니 때론 많은 일거리를 떠안고 괴로워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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