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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노동수용소 참상 폭로했다가 결국…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Alexander Solzhenitsyn

‘러시아의 양심’으로 불리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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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토프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솔제니친은 어려서부터 작가가 되기를 원했으나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정식 문학 수업은 받지 못했다. 그는 1930년대 작품 출판이 여의치 않자 지방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501 위대한 작가들
줄리언 패트릭 편/김재성 역 | 뮤진트리
위대한 작가 501명의 특별한 작가파일
소설가, 시인, 극작가, 철학자, 수필가 등 약 20세기에 걸친 전 세계의 위대한 작가 501명에 대한 재미있고 심도 있는 안내서이다. 작가가 세계 문학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물론, 그 작가가 남긴 문학상의 혁신 및 문화 전반에 끼친 영향에 대한 비평적 평가도 포함했고,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모습을 담아냈다. 또한 작가의 대표작을 나열하고 기억할 만한 인용구와 흥미로운 여담 성격의 내용까지 포함하여 해당 작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갖고 갈 수 있는 만큼 만 가져라…… 그대의 기억이 여행 가방이 되도록 하라.”


출생 : 1918년 12월 11일 러시아 키슬로보트스크에서 태어나, 2008년 8월 3일 러시아 모스크바 근처에서 사망했다.

스타일 및 장르 : 공산 정권 치하의 구 소련과 반체제 인물로서의 삶을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 극작가, 에세이 작가, 역사가이다.

“1961년까지 나는 내 평생 내가 쓴 단 한 줄의 글도 인쇄해서는 안되는 것을 확신했을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알려질까봐 두려워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내가 쓴 글을 보여주지 않았다.” 자신의 혁신적인 작품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가 출간된 1962년 이전의 삶에 대해 알렉산드르 솔제니친(Alexander Solzhenitsyn)이 남긴 말이다.

이 작품이 혁신적인 이유는 전례 없이 굴라그 노동수용소의 참상을 폭로한 소설을 구소련에서 출간했다는 것과 무엇보다도 솔제니친 자신의 체험을 기록한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이로써 그는 문학의 거장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으며, 공산주의 독재 국가의 공포를 고발하는 특유의 작품 스타일을 확립했다. 이후 그는 1974년부터 20년 동안 구소련을 떠나 망명생활을 해야 했다.

로스토프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솔제니친은 어려서부터 작가가 되기를 원했으나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정식 문학 수업은 받지 못했다. 그는 1930년대 작품 출판이 여의치 않자 지방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솔제니친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최전선에서 포병으로 참전했지만, 1945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요제프 스탈린에 대한 ‘비방성 발언’이 적발되면서 체포되어 시베리아의 교도수용소에서의 8년형을 선고받았다.

수용소에서 복역 중이던 솔제니친은 수학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샤라시아’ 과학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68년 서방에서 첫 출간된 『제1원』을 썼다. 이후 그는 8년의 형기를 모두 마쳤음에도 카자흐스탄 남부에서의 종신 유형을 다시 선고받았다. 1953년 그는 암 진단을 받고 당국의 승인으로 타슈켄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되었는데, 이 경험은 장편소설 『암 병동』의 소재로 사용되었다.

42세가 되던 해인 1962년, 비밀리에 글을 쓰는 일에 한계를 느낀 솔제니친은 편집자 알렉산드르 트바르도프스키의 도움으로『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출간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구소련 당국의 유화 제스처는 오래가지 않아 1964년 『암 병동』의 출판 승인 요청은 거절되었고, 1965년에는 KGB에 의해 『제1원』을 비롯한 원고 전량을 압수당했다. 솔제니친은 이러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집필에 전념하여 구소련 체제와 굴라그의 구성에 대한 역사를 문학화한 대서사 『수용소 군도』를 썼다. 이 무렵 그의 작품들은 ‘자가 출판’ 도서로 불법 유통되었다.

서구에서도 출간된 솔제니친의 작품들은 1971년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는데, 그는 재입국이 거부될 것을 우려하여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수용소 군도』의 첫 부분이 파리에서 출판되자 더 이상 솔제니친의 폭로를 묵과할 수 없었던 구소련 당국은 그의 시민 자격을 박탈하고 서독으로 추방했다. 추방 집행을 위해 KGB가 그의 집에 들이닥치던 날 솔제니친은 『거짓 없이 살아라』라는 에세이를 써서 공산주의 체제에 맞서는 도덕적 입장을 취할 것을 구소련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솔제니친은 뜨거운 환영과 함께 미국에 정착했으나 애국자이자 러시아 정교 신자로서 서방의 정신적 공허와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하여 일부 미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글라스노스트(개방)가 도래하자 그는 1994년 러시아로 돌아 갔으며, 이후 글과 강연을 통해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권 투사 솔제니친의 용기로 인해 공산정권 아래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겪은 고통이 문학 작품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대표작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1962)
『제1원』(1968)
『암 병동』(1968)
『1914년 8월』(1971)
『수용소 군도』(1973~1978)
『1916년 10월』(1983)

에세이
『거짓 없이 살아라』(1974)
『20세기 말 러시아의 질문』(1995)
희곡
『풋내기와 매춘부』(1969)


반체제 인사의 귀환

구소련의 마지막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1990년 솔제니친의 시민권을 복원시키고 1991년에는 반역 혐의를 기각하자, 솔제니친은 1994년 20년간의 망명생활을 정리하고 러시아로 돌아갔다. 러시아 동부의 마가단 공항에는 2,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그의 귀국을 환영했다. 왕년의 반체제 인사는 두 달 간의 기차 여행을 통해 평범한 러시아인들과 시간을 보낸 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그의 귀국에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다. 그를 현대 러시아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로 본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공산주의 독재에 대한 저항과 인권 옹호의 전력을 높이 사고 영웅으로 숭앙한 사람들도 있었다.

솔제니친에게 귀국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여행길에서 목격한 경제난, 부패, 조직 범죄에 신음하는 러시아의 모습에 경악한 그는 정부가 러시아의 서구의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에 오염되도록 방치했다며 보리스 옐친 대통령잹 비판했고, 1998년에는 옐친이 러시아를 폐허로 몰고 갔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팔순을 축하하기 위해 수여된 성 안드레이 훈장을 거부했다.

2000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KGB 출신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외곽에 살던 솔제니친을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

이 만남은 솔제니친이 푸틴은 러시아를 ‘수렁에서 건져내는 데’ 실패했다고 비난한 후에 이루어졌는데, ‘러시아의 양심’으로 불리는 이 작가는 노년에도 최대의 청중을 불러 모으는 목소리를 잃지 않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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