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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기쁨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의 회상에 따르면, 에곤은 불과 18개월 정도 되었을 때부터 그림을 그려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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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가서도 수업 중에 내내 그림만 그려서 교사들을 짜증나게 만들곤 했다.

에곤 실레, 「화가의 잠든 어머니」
종이에 연필, 수채, 흰 체질안료, 45x31.6cm, 1911, 빈, 알베르티나 판화 미술관

에곤 실레(Egon Schiele, 1890~1918년)의 어머니
마리 실레(Marie Schiele)
결혼 전 성은 소우쿠프(Soukup)

그의 집안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실레의 아버지는 스물네 살 때, 아직 열두 살이었던 어머니를 만나 그녀와 결혼하기로 맹세했다고 한다. 수녀원에서 교육을 받은 그녀는 5년 후 여전히 인형을 가지고 노는 철부지 소녀인 채로 그와 결혼했으며, 첫날밤에는 겁에 질려 방에서 달아났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편은 매독에 걸려 있으면서도 치료받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여럿이 죽었기에, 외아들인 화가가 태어나자 마리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기특하게도 튼튼한 아이다. 하느님께서 그를 지켜주셨다. 부디 잘 자라나기를!”

실레의 아버지는 이렇듯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으나, 아들에게 전원에 대한 사랑을 키워주고자 노력했으며, 실제 그 자신도 뛰어난 사생가(寫生家)였다. 어머니의 회상에 따르면, 에곤은 불과 18개월 정도 되었을 때부터 그림을 그려댔다고 한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수업 중에 내내 그림만 그려서 교사들을 짜증나게 만들곤 했다. 아버지를 여읜 이듬해인 열여섯 살 때 그는 미술학교에 들어갔으며, 구스타프 클림트를 우상으로 삼았다. 그의 초기작에서는 클림트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실레는 짧은 생애 동안 오스트리아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잠든 어머니를 그린 이 그림에서, 어머니의 얼굴과 손의 살색 주위에는 여러 색이 뒤섞인 물감으로 칠해진 면들이 마치 몽타주처럼 포개어져서 잠든 이의 고요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그림은 잠든 이가 수평으로 눕게끔 걸지 않고 대개 세로로 세워 거는데 그 덕분에 인물의 장식적 측면이 한층 두드러진다.

실레는 누드모델에게 거칠고 각진 윤곽이 드러나는 뒤틀린 포즈를 취하게 함으로써 성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그림들을 많이 그렸다. 그는 욕망의 심리적 측면들에 매혹되었고, 인체의 동물성에 대한 대담한 묘사는 화가 자신의 품행 못지않게 당대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어린 소녀를 유혹한 혐의로 감옥에 가기도 했지만, 이 경험 덕분에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결심은 한층 확고해졌다. 그는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모든 아름답고 고상한 자질들이 제 안에 있습니다. 저는 썩은 다음에도 영원한 생기를 남기는 과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를 낳으신 것이 어머니께 얼마나 큰 기쁨이 되겠습니까.” 어머니의 고향인 체코의 체스키크룸로프에 에곤 실레 기념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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