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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심리학 캐롤 드웩 저/진성록 역 | 부글북스 |
저자는 20여년간의 연구를 통해 마인드세트를 바꾸면 완전히 다른 정신세계가 펼쳐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낙천적인 사람이 되느냐 비관적인 사람의 되느냐의 문제도 바뀔 수 있고, 인생의 목표, 일과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자녀를 키우는 방식도 마인드세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성장 마인드세트로 인생을 알차게 꾸려가는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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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간단하지만 알쏭달쏭한 질문 한 가지. 당신은 다음 네 가지 중 어떤 문장에 가까운가?
1. 나는 특정한 유형의 사람이며 좀처럼 다른 유형으로 변화하기 힘들다.
2.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이든 나는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
3. 행동 방식을 바꿀 수는 있겠지만 나라는 사람이 지닌 주요 특성은 바꾸기 힘들다.
4. 나는 언제나 ‘나라는 사람’의 특정한 유형에서 기본적인 부분을 바꿀 수 있다.
행동경제학을 다룬 최근의 화제작
『스위치』에도 인용되어 있는 이 질문은 자기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태도를 추정하는 문항이다.
『성공의 심리학』(원제: MINDSET)을 쓴 스탠포드대 캐롤 드웩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 혹은 3을 선택하였다면 ‘고정된 마인드세트(fixed mindset)’, 2나 4를 선택하였다면 ‘성장 마인드세트(growth mindset)’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사회/발달 심리학자인 저자는 20여 년 전 어린이들에게 어려운 퍼즐을 풀게 하는 실험을 수행하면서 퍼즐을 못 풀어도 그 과정을 재미있게 여기는 아이들을 만났다고 한다. 성공과 실패의 두 변수만을 염두에 두었던 그녀는 실패를 ‘즐기는’ 새로운 그룹에 흥미를 느꼈고, 수천 명의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개인의 사고방식, 즉 마인드세트가 어떻게 형성되며 어떻게 구체적인 행동패턴과 연결되는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성공의 심리학』은 그 결과를 일반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핵심적인 메시지 중심으로 엮은 것으로, CEO(관리자), 스포츠선수, 교사, 부모, 연인 등 다양한 역할 안에서 마인드세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드웩 교수에 따르면 고정된 마인드세트를 가진 사람은 스스로의 능력이―뛰어나거나 열등하거나―‘고정’되어 있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그다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이미 인정받은 능력을 지키기 위해, 혹은 해봤자 안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도전이나 위험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성장 마인드세트를 가진 사람들은 능력을 근육처럼 훈련을 통해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고난 능력에 대한 환상과 부담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고정된 마인드세트가 조직과 기업경영에서 나타난다면, 과거의 방식이 선호되고 커뮤니케이션이 흐르지 못하게 된다. 드웩 교수는 80년대 수퍼스타 CEO의 원형인 리 아이아코카에서 이런 특징을 발견했다.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를 회생시킨 아이아코카는 일본 차의 미국 진출로 위기를 맞자, 일본 차를 맹비난했으며 미국 정부에 관세와 수입제한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크라이슬러의 기술자들은 혼다를 면밀히 연구한 뒤 경쟁력 있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CEO는 새로운 차를 개발해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는 대신 외부를 탓했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해고하였다. 자서전과 인터뷰 등의 기록에 남아있듯이 아이아코카는 자신의 타고난 우수성에 대해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실패를 병적으로 혐오했으며, 자신에게 돌아오는 부정적인 피드백들을 참지 못했다. 반면 성장 마인드세트 CEO의 예로 거론되는 루 거스트너는 1993년 IBM의 구원투수로 취임함과 동시에 사원급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열었고, 팀과 회사의 성과를 강조함으로써 IBM에 퍼져 있던 엘리트주의와 맞섰다.
마인드세트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마인드세트에 따라 ‘노력’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드웩 교수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능력 VS 노력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해 왔다고 지적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조차 ‘능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표면적인 메시지 아래에 능력 있는 자는―낮잠만 조심하면―당연히 노력하는 자를 이긴다는 믿음을 깔고 있다. 최근에는 미디어 역시 슈퍼스타의 초인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가세했다. 이러한 이분법 아래에서 고정된 마인드세트의 사람들은 노력을 의심하며, 노력하더라도 노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쓴다.
스포츠선수나 예술가처럼 천재성이 선망 받는 분야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져, 코트의 악동이란 닉네임으로 불렸던 존 맥켄로는 뛰어난 재능을 타고 났지만 혹독한 연습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경기에 지면 날씨, 소음, 바닥의 상태 등 다양한 외부적인 패인을 열거했다. 반면 성장 마인드를 지닌 선수는 패배에서 오히려 발전의 실마리를 찾는다. 게임에 진 후에는 몇 시간씩 슛을 연습했던 마이클 조던이나,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후에도 스윙 방법을 다시 고민했던 타이거 우즈가 그러했다. 잘은 모르지만 “문제를 내 안에서 찾다 보면 반드시 위기에서 탈출할 실마리가 보이고, 그 실마리를 붙들고 꿋꿋이 걷다 보면 시련은 어느새 더 큰 선물을 안겨주곤 했습니다”라고 말했던 박지성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인드세트는 커다란 성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문제나 무력감을 다루는 데도 훌륭한 조력자가 된다. 안 될 것 같은 일, 싫은 기분에 빠졌을 때 성장 마인드세트의 스위치를 올린 뒤 배움을 생각하고 정면으로 맞서본다면 문제가 다른 각도에서 보일 수 있다. 마인드세트는 대부분 어린 시절 부모와 교사로부터 받은 피드백 방식에 따라 결정되지만, 드웩 교수는 여러 차례의 대조군 실험을 통해 성장 마인드세트를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이 책에 ‘성공의 심리학’이라는 자기관리서를 연상시키는 부제가 붙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다만 이 변화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자’ 정도의 가벼운 결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한 발짝 떨어져 있었던 도전이나 위험, 비판과 마주해야 하는 불편하고 두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늘 해보고 싶었던 춤을 배우고자 학원에 등록했으나, 첫날부터 몸이 맘 같지 않다는 현실과 주위의 시선을 마주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몇 차례의 뒷걸음질과 제자리걸음을 견딘다면 평생 배우는 즐거움을 잊지 않는 인간, 퍼즐을 푸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어린이로 살아갈 수도 있단다. 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그런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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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드웩
사회심리학과 발달 심리학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 심리학과 교수를 거쳐 지금은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개인적 정치학』,『생애 발달에 걸친 동기와 자기 조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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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경 (컨텐츠팀장)
좁은 방바닥을 메워버린 책을 되팔거나 기증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다가도 언젠가 엄청나게 큰 책방을 갖게 될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 십 년 동안 책을 만지는 일을 해온 것이 문득 씨익 웃을 만큼 행복하다. 그런 것치곤 책을 많이 읽지 않았고, 않고 있지만, 오래오래 살아가며 실컷 읽을 생각이다. 그때 다시 읽고 싶어질지 몰라 오늘도 계속 방바닥을 바라보며 망설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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