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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감은 어머니에게서 온 것입니다

피카소는 어머니의 초상화를 여러 장 그렸는데, 앞의 그림은 어머니가 앙티브로 와서 함께 휴가를 보내던 시절에 그린 맨 나중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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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언젠가 자기 작품 속의 모든 남자는 어떤 의미에서 아버지를 그린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어머니에 대해서는 같은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그린 여성은 어머니였지만, 평생 수많은 여성을 그렸으니 말이다. 피카소는 회화, 스케치, 드로잉, 조각, 도자기, 판화 등 다방면에서 자신을 표현할 여러 가지 수단을 탐구했다. 그가 여성들을 그린 방식은 그녀들과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

파블로 피카소, 「마리아 피카소 로페스 초상」
캔버스에 유채, 73x60cm, 1923, 아를, 레아튀 박물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년)의 어머니
마리아 피카소 로페스(Maria Picasso Lopez)

피카소는 언젠가 자기 작품 속의 모든 남자는 어떤 의미에서 아버지를 그린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어머니에 대해서는 같은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그린 여성은 어머니였지만, 평생 수많은 여성을 그렸으니 말이다. 피카소는 회화, 스케치, 드로잉, 조각, 도자기, 판화 등 다방면에서 자신을 표현할 여러 가지 수단을 탐구했다. 그가 여성들을 그린 방식은 그녀들과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마리아 피카소 로페스(그는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는 활기차고 수완 있는 여성으로, 궁핍한 시절에도 현명하게 살림을 꾸려 나갔다. 친정에서 운영하던 포도원이 망한 후라 그녀는 결혼할 때 살림 밑천을 얼마 가져오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여동생 둘을 불러 함께 살았다. 피카소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이모들의 귀여움을 받았으며, 아마도 그의 놀라운 자신감은 그런 성장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어머니는 그의 이름의 첫 글자가 라피스(lapiz, 연필)와 같은 철자를 가진 ‘피스(piz)’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의 아버지는 미술 교사였으며,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아들이 화가가 되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

피카소는 어머니의 초상화를 여러 장 그렸는데, 앞의 그림은 어머니가 앙티브로 와서 함께 휴가를 보내던 시절에 그린 맨 나중의 것이다. 이 그림에서 그의 어머니는 단순한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피카소는 몇 개의 선만으로 얼굴의 생김새와 날카로운 검은 눈초리를 유감없이 표현했다. 그 힘찬 선 안의 물감은 유채가 아니라 수채로 보일 만큼 엷게 칠해졌다.

그가 열다섯 살 때 그린 또 다른 어머니의 초상화에서는 어머니의 검은 머리칼과 확고한 옆얼굴이 화면 윗부분을 차지하고, 풍만한 가슴을 덮은 희고 가벼운 천이 아랫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아랫부분이 밝게 처리된 것은 파스텔이라는 재료의 특성 덕분인데, 작은 귀고리와 더불어 그녀의 여성적인 면을 잘 드러내 준다.

그의 어머니는 키가 아주 작았다고 한다. 피카소는 어머니가 의자에 앉았을 때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것이 안쓰러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피카소의 미망인이었던 자클린의 말에 따르면, 그는 어머니의 수수한 외모 때문에 종종 거북해하기는 했지만, 피카소 모자는 “놀랄 만큼 편안한 사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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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그리다

<줄리엣 헤슬우드> 저/<최애리> 역13,110원(5%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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