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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집을 팔고 사야 하나?

수요와 공급, 금리를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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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수요와 공급, 금리 정도다. 만약 정부가 택지 공급에 소홀하면 2, 3년이 지난 뒤 주택 가구 수가 줄고 그렇게 되면 집값과 전세금이 뛴다.

“이사 가려고 하는데 지금 집을 처분하고 살 시기인가요?”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좀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인구가 줄어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하는데 굳이 집을 사둘 필요가 있을까요?”
“그래도 집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요? 어느 곳에 사 두는 것이 좋을까요?”

올가을까지 계속 올랐던 집값이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서자 주변 사람들이 이런 유형의 질문을 많이 한다. 경기가 좋든 나쁘든 집값 흐름과 내 집 마련 시기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인 듯하다.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 변화를 예측하려면 기본적인 경제 이론과 시장의 속성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기초적인 경제 변수를 파악하고 있으면 초보자라도 대략의 집값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수요와 공급, 금리 정도다. 만약 정부가 택지 공급에 소홀하면 2, 3년이 지난 뒤 주택 가구 수가 줄고 그렇게 되면 집값과 전세금이 뛴다. 반대로 서울이나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건설사가 아파트를 많이 지어 공급을 늘리면 주택 가격이 떨어진다. 다만 지방은 이미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 집값이 다시 오르기 쉽지 않다. 서울이나 수도권은 아직 주택 보급률이 낮아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부동산 시장에는 수요와 공급 말고 더 중요한 요인이 있다. 바로 해당 지역이나 그 주변의 개발 계획이다. 이런 호재가 생기거나 개발 계획 소문이 나면 그 지역의 집과 땅값은 큰 폭으로 오르기 마련이다.

수급과 계발 계획과 함께 고려할 요인이 금리다. 금리는 돈의 가격을 말한다. 돈값이 떨어지면 실물인 부동산 가격은 오른다. 그래서 금리와 부동산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다시 말해 저금리 상황이면 부동산 값은 오른다. 대출 이자가 싸서 일단 집을 사 놓으면 값이 적게 오르더라도 이익을 본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을 사게 되고 수요가 늘기 때문에 가격은 계속 상승한다. 반대로 금리가 높고 그나마 금융권에서 잘 대출을 잘 해주지 않으면 집을 사기 힘들어진다. 그 결과 수요가 줄고 자연스럽게 집값은 떨어진다. 물론 요즘처럼 금리가 낮더라도 정부가 DTI 같은 대출 규제를 하면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가격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금리가 높거나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히고, 여기에 불황까지 겹치면 집값은 폭락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집값 하락은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주택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자산의 디플레이션(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하면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최대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셈이기 때문에 빈곤과 불안감에 빠진다.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한다는 의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소비가 줄고 경기는 급속히 나빠진다. 기업 실적이 악화돼 일자리가 줄고 사회는 불안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1997년 외환 위기 시절이나 2007년 금융 위기 때 집값이 거의 반 토막 나면서 사람들은 지갑을 닫았고 상품이 팔리지 않아 기업은 규모를 축소했다. 사회 전체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직장을 잃고 심지어 살길이 막막해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외국 기업에 빌딩과 토지가 헐값에 매각됐다. 정부는 과감한 부양 정책을 쓰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돈을 풀었는데 이 때문에 2000년대 초와 2008년 집값 급등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를 알면서도 정부는 불황이 몰려 올 때마다 이런 부동산 부양 정책을 써야 한다.

이런 경제 순환은 언제 집을 매매해야 유리한지 암시를 준다. 수요와 공급, 금리의 움직임, 정책의 변화를 보면 적절한 시기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보자. 매수 타이밍, 그러니까 집을 사는 시점을 파악하려면 우선 ‘수요자와 투자자의 움직임’에 민감해야 한다. 하지만 수요자의 움직임이 겉으로 드러나 무엇인가를 사고 있으면 이미 매수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 듯 보이지만 속에서는 활발하게 정보를 파악하는 단계를 알아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움직임을 보려면 인터넷 투자 동호회에 가입해 정보를 주고받거나 여러 중개업소를 방문해 수시로 매수자들이 얼마나 늘었나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직 매수 문의가 많지 않고 투자 클럽도 소강상태라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투자와 수요자의 움직임 다음으로 가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부동산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가격의 심리적 저지선이라는 것이 있다. 그 선이 최고 가격의 80% 선일수도 있고, 70% 선일 수도 있다. 경기 침체기에는 40~50%대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심리적 저지선까지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이 정도면 집을 살 의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초기 단계가 바로 매수 타이밍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지역별로 차이는 있다.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강남권은 가격의 낙폭이 크고 실수요자들이 탄탄한 곳은 최고가 대비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경향이 있다.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증시는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라고 봐야 한다. 증시가 좋아지고 난 뒤 3개월에서 6개월 후면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것이 공식적으로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과거 예를 보면 대략 그렇다. 그러니까 증시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집을 사는 시기를 저울질해야 한다. 실제로 펀드 수익률이 좋아지고 자신이 소유한 주가가 뛰면 그것을 현금화해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늘기 시작한다.

좀 전에 언급했듯이 정부 정책의 움직임과 세계 경제의 흐름에도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과거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만들었던 각종 규제를 대부분 풀었다. 그러다가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자 다시 대출 규제에 나섰다. 규제를 풀기 전에 집을 샀다가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했을 때 판 사람은 시세 차익을 봤을 것이다. 지금은 정부가 규제를 강화해 다시 집값이 하락하는 추세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해 몇 개월 전에 집을 샀던 사람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투자에 실패한 셈이 된다. 집값이 더 떨어져 부동산 시장이 경제에 부담을 주는 시기에 정부는 다시 규제를 풀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언제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경제의 흐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 경제는 곧바로 국내 경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좋으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고 침체되면 떨어질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 흐름에서 우리는 집을 사고사는 적기를 알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집값은 이처럼 여러 가지 변수를 보면서 파악해야 한다. 현재 집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최고가 대비 심리적 저지선이 다시 형성될 때가 올 수 있다. 글로벌 경제와 국내 경기는 돌발 요인이 많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 중에 주요 국가 부양 정책 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시기가 있을지 모른다. 그 시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미분양 아파트 등 공급이 많은 지방은 이런 흐름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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