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러한 질문을 하게 된 것은 의사를 그만두고 처음 벤처기업을 창업하려고 했을 때였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러한 질문을 하게 된 것은 의사를 그만두고 처음 벤처기업을 창업하려고 했을 때였다. 그전까지 나는 의사이자 백신 프로그래머로서 두 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었지만, 두 가지 일 모두 혼자서 열심히 하면 되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러한 질문을 하게 된 것은 의사를 그만두고 처음 벤처기업을 창업하려고 했을 때였다. 그전까지 나는 의사이자 백신 프로그래머로서 두 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었지만, 두 가지 일 모두 혼자서 열심히 하면 되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즉 전문가로서 혼자 열심히 일한 만큼 실력을 쌓을 수 있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직생활에 대한 경험도 없고 경영에 대한 개념도 없는 상태에서 회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었다. 과학자이자 기술자로서 살다 보니,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뛰어들 때는 스스로 정리해서 어느 정도 납득이 되어야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는 어려운 점들도 많이 있지만, 큰 장점 중의 하나는 모두들 당연하게 여기고 다시 돌아보지 않는 것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면 근본적인 면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은, 회사에 다녔거나 경영학 전공자였다면 너무나도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이어서 의문을 품을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그전까지 평생을 전문가로서 혼자 일을 해본 경험밖에 없는 나로서는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일을 하는 이유는,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이루어가기 위해서’라고 정리할 수 있었다.
얼핏 당연해 보이지만, 이렇게 정리된 생각이 나중에 회사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결정을 해야 하는데 판단이 힘든 경우에, 이것을 떠올리면서 옳은 판단의 가닥을 찾아갔던 적도 있었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상을 정립할 때도 유용했다. 한 사람의 전문가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하나의 일을 이루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안철수 연구소의 ‘A형 인재상(전문성, 인성, 팀워크를 가진 인재)’을 낳았다. 튼튼한 기본은 미래의 기반이 되는 법이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일까요?
창업을 할 때 고민했던 또 다른 의문은 기업의 목적에 관한 것이었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라는 말은 국민 상식과도 같은 말이다.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반문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에게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 고객들이 살펴보고 나서 성능이 만족스럽고 가격이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구매해줄 때 비로소 수익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수익은 목적이라기보다는, 기업이 본연의 일을 충실하게 할 때 그 결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수익창출 자체만을 목적으로 삼다 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예를 들어 불량 식품을 만들어서 파는 회사는 자신들은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게 된다. 차라리 이 세상에 없는 것이 사회에 더 도움이 되는, 기생충과도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예를 생각해본다면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라는 전제에 따른 행동이라고 해서 모두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거치면서 나는 ‘기업에서의 수익창출은 결과’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본질과 과정에 충실하다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는 믿음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라는 말을 믿는 사람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각자가 나름대로 믿고 있는 가치관의 문제이지, 한쪽이 맞고 한쪽이 틀리는 식의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정리된 나름대로의 생각은 회사를 경영하고 의사결정을 할 때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단기적인 이익만을 좇는 데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옳은 방향의 결정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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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안철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안철수연구소 창업자 및 이사회 의장, 『영혼이 있는 승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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