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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때때로 빅백보다 클러치가 필요하다

클러치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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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는 이처럼 자주 들게 되는 실용만점의 빅백보다는 자유롭고, 훨씬 나 자신을 개성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백임이 틀림없다.

주말이란 평일의 노곤함과 지루함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최고로 짧은 휴가가 아닐까?

나에게 있어 주말은 별 다른 일이 없는 한 클럽에 가는 것으로 계획되어진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이태원의 볼륨이나 청담동에 위치한 앤서, 그 무엇보다 가끔씩 파티가 열리는 W호텔 우바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완소 클럽’이라고나 할까. 나는 가장 트렌디한 음악과 패션, 그리고 위트 넘치고 개성 강한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그 장소들을 사랑한다.

보통 파티룩 하면 어떤 것을 입고 가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가장 무난하게도 원피스라 불리는 미니드레스를 선택하곤 한다. 또한 아주 아찔한 킬힐을 신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가방 부분에서는 ‘무엇을 들어야 하나’라며 센스를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직면한다.

물론 짐 보관소가 있는 클럽이 대부분이지만, 우바의 경우는 별도로 짐 맡기는 공간이 없다. 그래서 그 어느 곳보다 샤넬의 2.55백이 눈부시게 빛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클러치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라고 탄성과 부러움이 섞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클러치를 들으면 너무 드레스업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또 늘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필수품들로 가득 채워진 빅 백을 바라보며 저 엄청난 짐들을 어떻게든 감당해야 한다는 고민으로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 것이 다반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클러치는 결코 파티의 전유물은 아니다. 일단 클러치를 꽤나 자주 애용하는 나의 경우에는 주말에는 결코 빅백을 들지 않는다. 빅백이 주는 묵직한 무게감을 사랑하지 않는 바 아니나, 주말마저 일하는 기분이 드는 것은 결코 반갑지 않다.

주말에는 내가 필수품이라고 여겼던 수많은 물건들이 결코 필수품이 아니며, 꼭 필요한 것들―지갑 없이 돈과 카드, 립글로즈와 팩트, 그리고 핸드폰(카메라도 필요 없다. 요즘 핸드폰의 카메라는 디카 못지않다.)―만 클러치에 챙겨서 쇼핑이든 클럽이든 친구들과의 모임이든 쫓아다니는 것이다. 심지어 갤러리나 서점에 갈 때도 클러치는 유용하면서도 간편하다.


심플라이프의 시작은 클러치를 들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깨가 가벼워지면 행동력이 좋아진다. 물론 어깨끈 탈착이 가능한 것이 달린 경우나 손목에 걸 수 있는 스냅이 달린 경우가 훨씬 그렇다. 사실 손에 쥐는 클러치백(엄밀한 의미에서의 클러치백은 손에 쥐는 것이지만)의 경우 귀찮을 때가 더러 있다.

가방은 여자의 움직이는 방이라는 말도 있듯이 수많은 물품들을 다 챙겨 넣어야만 안심하는 그녀들을 위해서 클러치는 기존의 작다는 기본 개념을 깡그리 무시하고 빅백 형태로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번 시즌 가장 독보적인 유행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백의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마크 제이콥스(마크 제이콥스 및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는 루이비통 쇼에서 빅백이지만 결코 손에 걸지 않고 쥐게 만드는 클러치를 배기팬츠와 함께 매치시켜 파리지엔의 여유와 멋스러움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마르니에서는 그 어느 브랜드보다 캐주얼한 느낌의 클러?백을 보여 주었다.

이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파티용의 작은 클러치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크기의 빅 사이즈의 클러치백이었고, 별도의 끈이 달려 있지만, 결코 매거나 걸지 않고, ‘쥐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클러치가 존재하는데 평소에 들고 다니지 못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게다가 우리는 누구나 파우치백이라는 것을 갖고 있지 않는가. 파우치백도 엄밀히 말해서 미니백의 일종으로 어깨끈 탈착이 불가능하다는 것만 빼고 클러치와 수납력에서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단순히 맨다는 이유만으로 훨씬 캐주얼해져서 부담이 없었던 것뿐이다.

클러치는 작고, 흔히 새틴이나 인조보석 등으로 장식되어져 있으며, 가볍게 쥔다는 이유로 우아한 백의 대명사로 이제까지 군림하고 있었다. 많은 물건을 필요로 하지 않은 귀부인들이 오페라 관람하러 갈 때나 챙겨갔을 법한, 스타들이 레드카펫에 설 때나 필요했을 법한.

하지만 이제 클러치백은 그런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훨씬 실용적으로 변모했다. 바로 완벽한 클러치가 아닌 변신 가능한 상태의 클러치이기 때문이다. 매는 방식만 바꾸면 언제든 숄더백으로도 토트백으로도 변신할 수 있게 되었다. 가방은 이제 해석하기 나름의 방식으로 스타일링 공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작은 클러치에 마음을 빼앗긴다. 간편한 외출용으로 캔버스 소재로 되어진 코치의 리스틀릿을 꺼내 들고, 조금은 더 격식 있는 곳에 가고 싶으면 루이비통의 셜리백을 끈을 떼지 않고 매고 나간다. 조금은 독특한 클럽에서 놀고 싶다면? 주저 없이 액세서라이즈에서 반값에 구입한 인조보석이 박힌 빈티지풍의 클러치를 들고 나간다. 클러치는 이처럼 자주 들게 되는 실용만점의 빅백보다는 자유롭고, 훨씬 나 자신을 개성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백임이 틀림없다.


제공: 아이스타일24
(//www.istyle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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