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는 바겐세일 기간이 없다
얼마 전에 한 친구가 자기 입 안으로 자동차 한 대가 들어갔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들어보니 치아 통증이 심해서 치과를 갔더니 이것저것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해서 하라는 대로 다했고, 그 결과 치과 치료비 1,000만 원도 넘는 돈을 썼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나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받으면 좀 낫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치료 한 번 하려면 부담이 장난이 아니다. 치과를 예로 들어보자.
충치가 생겨서 치료를 받으려면, 썩은 부분을 깎아내고 거기에 금, 은, 동 또는 원래 이와 잘 구별되지 않는 라미네이트 등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코팅(?)을 해야 하는데, 비용이 20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충치 하나면 다행이지만, 입 안으로 자동차 한 대가 들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게다가 이상하게 병원비는 백화점처럼 세일 기간도 없다. 또 병원비는 누구도 가격 흥정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격비교 사이트도 없고 말이다.
통신카드 사용한 할인은 절약이 아니다신용카드를 사용해서 영화표를 싸게 구입하고, 커피집에서 도장 10개를 모아 1잔을 무료로 마시고, 또한 휴대폰 멤버십 카드로 10~15% 할인받는 것은 절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절약은 바로 병원비에 있지 않나 싶다. 입 안으로 자동차 값이 들어가는 것을 막거나, 아니면 나중에 어디가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될 일을 막는다면 그게 바로 절약인 것이다. 병원 의사 선생님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엘리트이므로 그분들 월급 주려면 병원비를 깎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특히 각종 커피 전문점에서 생크림을 가득 얹어서 카페모카 드시는 분들, 커피 음미 후 양치질은 플리즈다.
건강해야 회사도 오래 다닌다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것저것 배워야 할 것도,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겠지만 출퇴근길에 직장 근처의 헬스클럽(요새는 ‘피트니스 센터’라고 하는 곳이 많더라.)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석 달에 10만원 내외로 청춘과 젊음을 10년쯤 늘릴 수 있다면 그보다 수익성 좋은 투자가 어디 있겠는가. 우선 당신의 건강을 위해 투자해야 하겠다.
굳이 돈 들여서 러닝머신 위를 달릴 것이 아니라, 집 주위를 걷는 유산소 운동이라든가 방바닥에서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등 공짜로 운동하는 것도 효과 100배의 절약이 될 것이다.
직장에서 몸이 아파 자주 결근하는 사람보다 야근을 아무리 많이 해도 마치 기계처럼 정확하게 출근해서 또 야근하는 사람에게 더욱 신뢰하고 중요한 일을 맡길 것이다. 전날 회식을 새벽까지 해도, 다음날 정시 출근하는 사람과 늦잠을 자서 지각하는 사람은 진급 속도부터 다르다.
가장 훌륭한 노후대비는 건강이다재무설계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변수는 은퇴 후 예상 생존 기간과 현재를 기준으로 한 월별 생활비 규모다. 즉, 현재 수준으로 월 20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은퇴 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출하고 싶은 경우, 얼마의 돈을 모아서 몇 퍼센트의 수익이 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여시서 가장 큰 변수가 병원비와 간병비 항목이다. 얼마나 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훌륭한 은퇴는 바로 가장 늦게 은퇴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훌륭한 노후 대비는 바로 건강이다.
신체 상태가 최고조인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그다지 차이가 없다. 그러나 30대 중반부터 젊은 시절의 건강 관리 유무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병원비의 단위가 달라진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0대를 육박하는 상황이니 평균 수명 100세도 멀지 않았다. 영화
<아일랜드>처럼 복제인간을 만들어 아플 때마다 자동차 부품 교체하듯 고장 난 장기를 바꾸어 줄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의료 서비스는 상당히 값이 많이 들 것이다. 당신의 미래를 미리 준비하기 바란다.
토막상식 -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의 차이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은 다르다. 앞서 말했듯이 평균 수명은 78세이지만, 신체에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는 건강 수명은 68세라고 한다. 즉, 노인의 경우 평균 10년 이상을 질환 또는 와병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노후생활비와는 별도로, 병원비와 간병비를 준비해 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